
1937년 11월 어느 겨울, 경기도 동두천시의 한 마을이 발칵 뒤집어진다. 산 중턱에 있는 동굴 주변에서 무려 40여 구의 시신이 무더기로 발견된 것. 마구 뒤엉킨 시신들 가운데는 생매장되었거나 목 졸려 사망한 흔적들이 남아있었고 갓난아이를 업은 채 사망한 시신이 발견될 정도로 현장은 참혹했다. 더욱 충격적인 건 서울, 연천 등 전국 20여 곳에서 같은 수법으로 희생된 시신이 약 300구가 발견됐다는 것! 대체 이 많은 시신들은 왜 암매장된 채 발견된 것일까?

사건의 배후로 지목된 사람은, 40구의 시신이 발견된 동굴의 주인 “전용해”. 16개의 이름을 사용하고 흰 천으로 온몸을 가린 그는 백백교(白白敎)라는 종교의 교주였는데, “오직 나의 신통력을 통해서만 심판을 피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많은 신도를 모은 다음 점차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전 재산을 바치게 하는 건 물론 미모의 처녀들을 시녀로 바치게 한 것. 게다가 백백교에 대해 불평을 한다거나 탈교할 것 같다는 밀고가 들어오면 ‘벽력사’라는 신도들을 살해하는 직책을 만들어 신도들을 생매장하기도 했다. 그의 이런 추악한 만행은 전용해로 인해 집안이 몰락한 유곤용이 그를 뒤쫓으며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하는데.

류예지 텐아시아 기자 ryupersta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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