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스타'는 MBC 최장수 예능 프로그램으로서 18년 동안 게스트 1814명와 함께 진솔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시간이 지나도 화제의 중심에 서 있는 '라디오스타'가 웹예능과의 경쟁 구도 속에서 900회를 넘어 1000회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22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에서 MBC 예능 프로그램 '라디오스타' 900회 기념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김명엽 PD와 MC 김국진, 김구라, 유세윤, 장도연이 참석해 프로그램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900회를 맞이한 '라디오스타'는 2007년 첫 방송 이래로 18년 간 수많은 화제와 인물들을 배출하며 매주 수요일 밤을 지켜왔다. 4년 동안 '황금어장'의 서브 코너로 방송되다가 2011년부터는 1시간 단독 코너로 편성, 현존 MBC 최장수 예능 프로그램으로 거듭났다. '라디오스타'는 과거 '무릎팍도사'에 유명 게스트가 나오면 5분만 방영된 적도 있었다. 실제 "다음주에 다시 만나요 제발"이라는 유행어가 있었을 정도. 이렇게 불안정했던 프로그램이 900회를 이어올 수 있었던 원동력에 관해 김구라는 "'라디오스타'는 토크쇼를 표방하고 있는데, 토크쇼는 (예능에서) 가장 범용적인 형태 아닌가. 당시 유재석과 김원희의 '놀러와', 강호동의 '무릎팍도사' 등 여러 토크쇼가 있었다. 이제 주제 넘게 얘기할 수 있는 나이가 돼서 후배들한테 말하곤 한다. 편안하게 하면 좋지 않겠냐고. '라디오스타'는 편안하게 할 수 있는 성질의 프로그램이라서 그런 것 같다"고 답했다.
김명엽 PD는 이에 대해 "저는 시청자와 가장 가까운 입장인데 2007년 고등학생 때 '라디오스타'를 봤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질리지 않는다는 건 시대가 지나도 (프로그램의) 정체성이 남녀노소 잘 어필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제가 바로 산 증인이다"고 말했다. 오랜 기간 MC 자리를 지켜온 김국진은 프로그램의 변화에 대해 "처음에 '라디오스타' 시작할 때는 (스타일이) 너무 공격적이어서 초반엔 좀 당황했다. 이분을 이렇게 공격적으로 해도 될까, 혼자 안절부절 못했었다. 그러나 공격적이라는 게 시간이 지나면서 룰(rule)이 되고 '라디오스타'만의 장점이 된 걸보고 '무질서 속의 질서를 지키면서 가는구나'라고 생각했다. 시계바늘이 거꾸로 돌아가면서도 일정하게 흘러가는 것, 이게 우리만의 매력이란 걸 깨달았다"고 이야기했다.
김국진은 1814명의 게스트 중 가장 기억나는 사람으로 솔비를 꼽았다. 그는 "저는 900회 동안 '로마 공주'를 잊을 수 없다. 시간이 지나도 솔비 씨의 로마 공주를 잊을 수 없다. 당시 녹화하면서도 솔비 씨가 얘기하는 순간 '설마' 했다. 보면서 '설마, 저러면 안 될 텐데'라고 생각했다. 그 모습에 혼자 너무 웃겼다. 저는 아직도 솔비 씨를 로마 공주로 믿고 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유세윤은 "개인적으로 개그맨 후배들이 나와서 안 웃길 때가 가장 재밌다. 웃음의 강도로 보면 제일 배꼽 빠지게 웃었던 회차가 박준형이랑 브라이언이 나온 회차다. 그때 피식대학의 정재형이 그 옆에 있었는데 박준형과 브라이언에 밀려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던 그 장면이 가장 큰 행복이었다"고 밝혔다.
반면 김구라는 "저는 오히려 재밌게 한 건 기억 안 난다. 비교적 다 재밌게 했었다"면서 "배우분들이 가끔 나오는데 저희 프로그램을 어려워한다. 배우로서의 직업적 특성과 더불어 프로그램의 특징도 있고. 한번은 배우 김민재 씨가 나왔는데 김민재씨가 수줍어 하니까 인간적으로 가장 궁금했다. 김민재 씨가 나중에 '동상이몽' 프로그램에서 김구라 때문에 출연했다고 했더라. 김민재 씨가 긴장돼서 단답형으로 말했는데 제가 계속 물어봐줘서 고마웠다고 했을 때 보람을 느꼈다"고 전했다. 1991년생 김명엽 PD는 지상파 예능이 당면한 과제인 웹예능과의 차별점에 대해 고민했다고. 김 PD는 "유튜브 토크쇼가 슈퍼스타들을 불러서 술 먹거나 1대1로 토크하는 형태이다 보니 비교가 될 수도 있다. 그런 예능들은 홍보 차원이 대다수이다 보니 모니터링 했을 때 그분들의 진솔하거나 깊은 얘기는 듣지 못했다. 반면 저희는 뜨고 싶은 임우일 씨 같은 분도 있고 '라디오스타'를 사랑해서 5번씩 나온 분, MC들과 재밌는 케미로 하나의 쇼를 보여주고 가는 분도 있다. 진솔한 얘기를 하면서 어디서 보지 못한 걸 보여주는, '종합과자세트' 같은 지상파 예능의 길을 걷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또한 "공격적이거나 자극적인 요소가 편집적으로 가미되는 건 맞다. 편집하면서 느낀 건 PD가 요리사의 역할을 한다는 것. 어떻게 요리하는지에 따라 간이 세지고 약해지기도 한다. 시청자들이 느끼기에 알맞은 농도로 맞추는 게 제작진의 몫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도연은 유일한 여자 MC로서 "이 자리에 많은 분들이 거쳐갔고 또 많은 분들이 탐을 내시기도 한다. 운이 좋기도 했고 여러 이유가 있었기에 MC에 합류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매주 녹화하면서 느끼는 건 프로그램 자체를 떠나서 연예계에서 굳건히 한자리씩 지키고 있는 분들이지 않냐. 어른들한테 기대하는 것도 있겠지만 철들면 재미없다는 얘기가 있듯 다들 장난기가 있으시다. 후배로서 참 좋은 교육의 현장인 것 같다"고 밝혔다.
김명엽 PD는 장도연을 바라보며 "간담회 공통 질문이 앞으로 게스트로 모시고 싶은 연예인이라서 고민해봤다. 도연 누나 좋다고 하는 배우들이 많지 않냐. 섭외 연락이 잘 안 되고 있다. 말로만 좋아한다 하지 말고 직접 보러 와라. 너무 많아서 실명은 거론하지 않겠다"며 "특히 손석구씨"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옆에 있던 김국진도 "(장도연의) 어떤 점이 좋은지 '라디오스타'에 나와서 얘기하고 가라. 사람이 좋은지, 뭐가 좋은지"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김명엽 PD는 그동안의 섭외 기준에 대해선 "어떤 예능이든 비슷할 텐데 '시의성'이다. 그러면서도 티키타카가 잘 될 수 있는 분들. 친분의 문제가 아니라 이분이랑 놀면 한바탕 재밌게 놀고 이야기를 끄집어낼 수 있겠는 분들을 섭외한다"고 설명했다. '라디오스타' MC와 제작진은 900회 특집에 대해 예고했다. 먼저 김명엽 PD는 "5개월 간 준비했다. 소중하게 모셨고 녹화 시간은 똑같았지만 2회분이 나왔다. 그만큼 재밌고 감히 레전드편이 될 거라 말씀드린다. '구관이 명관이다'라는 주제로 모셨다"고 말했다.
김구라는 "PD가 MZ라서 어그로를 잘 끈다. 대단한 분들이 나오는 건 아닌다. 900회 게스트는 크게 기대 안해도 좋다. 다만 내용이 재밌다"고 농담을 던졌다. 이어 "그동안 부득불 MC가 교체됐다. 제가 주식으로 1000억 대박이 터져서 자발적으로 빠지지 않는 한, 너무 좋은 일이 생겨서 빠지지 않는 한 1000회 때도 그대로 뵙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MBC '라디오스타' 900회 특집은 오는 2월 5일 밤 10시 30분에 방송된다.
최재선 텐아시아 기자 reelection@tenasia.co.kr
22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에서 MBC 예능 프로그램 '라디오스타' 900회 기념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김명엽 PD와 MC 김국진, 김구라, 유세윤, 장도연이 참석해 프로그램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900회를 맞이한 '라디오스타'는 2007년 첫 방송 이래로 18년 간 수많은 화제와 인물들을 배출하며 매주 수요일 밤을 지켜왔다. 4년 동안 '황금어장'의 서브 코너로 방송되다가 2011년부터는 1시간 단독 코너로 편성, 현존 MBC 최장수 예능 프로그램으로 거듭났다. '라디오스타'는 과거 '무릎팍도사'에 유명 게스트가 나오면 5분만 방영된 적도 있었다. 실제 "다음주에 다시 만나요 제발"이라는 유행어가 있었을 정도. 이렇게 불안정했던 프로그램이 900회를 이어올 수 있었던 원동력에 관해 김구라는 "'라디오스타'는 토크쇼를 표방하고 있는데, 토크쇼는 (예능에서) 가장 범용적인 형태 아닌가. 당시 유재석과 김원희의 '놀러와', 강호동의 '무릎팍도사' 등 여러 토크쇼가 있었다. 이제 주제 넘게 얘기할 수 있는 나이가 돼서 후배들한테 말하곤 한다. 편안하게 하면 좋지 않겠냐고. '라디오스타'는 편안하게 할 수 있는 성질의 프로그램이라서 그런 것 같다"고 답했다.
김명엽 PD는 이에 대해 "저는 시청자와 가장 가까운 입장인데 2007년 고등학생 때 '라디오스타'를 봤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질리지 않는다는 건 시대가 지나도 (프로그램의) 정체성이 남녀노소 잘 어필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제가 바로 산 증인이다"고 말했다. 오랜 기간 MC 자리를 지켜온 김국진은 프로그램의 변화에 대해 "처음에 '라디오스타' 시작할 때는 (스타일이) 너무 공격적이어서 초반엔 좀 당황했다. 이분을 이렇게 공격적으로 해도 될까, 혼자 안절부절 못했었다. 그러나 공격적이라는 게 시간이 지나면서 룰(rule)이 되고 '라디오스타'만의 장점이 된 걸보고 '무질서 속의 질서를 지키면서 가는구나'라고 생각했다. 시계바늘이 거꾸로 돌아가면서도 일정하게 흘러가는 것, 이게 우리만의 매력이란 걸 깨달았다"고 이야기했다.
김국진은 1814명의 게스트 중 가장 기억나는 사람으로 솔비를 꼽았다. 그는 "저는 900회 동안 '로마 공주'를 잊을 수 없다. 시간이 지나도 솔비 씨의 로마 공주를 잊을 수 없다. 당시 녹화하면서도 솔비 씨가 얘기하는 순간 '설마' 했다. 보면서 '설마, 저러면 안 될 텐데'라고 생각했다. 그 모습에 혼자 너무 웃겼다. 저는 아직도 솔비 씨를 로마 공주로 믿고 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유세윤은 "개인적으로 개그맨 후배들이 나와서 안 웃길 때가 가장 재밌다. 웃음의 강도로 보면 제일 배꼽 빠지게 웃었던 회차가 박준형이랑 브라이언이 나온 회차다. 그때 피식대학의 정재형이 그 옆에 있었는데 박준형과 브라이언에 밀려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던 그 장면이 가장 큰 행복이었다"고 밝혔다.
반면 김구라는 "저는 오히려 재밌게 한 건 기억 안 난다. 비교적 다 재밌게 했었다"면서 "배우분들이 가끔 나오는데 저희 프로그램을 어려워한다. 배우로서의 직업적 특성과 더불어 프로그램의 특징도 있고. 한번은 배우 김민재 씨가 나왔는데 김민재씨가 수줍어 하니까 인간적으로 가장 궁금했다. 김민재 씨가 나중에 '동상이몽' 프로그램에서 김구라 때문에 출연했다고 했더라. 김민재 씨가 긴장돼서 단답형으로 말했는데 제가 계속 물어봐줘서 고마웠다고 했을 때 보람을 느꼈다"고 전했다. 1991년생 김명엽 PD는 지상파 예능이 당면한 과제인 웹예능과의 차별점에 대해 고민했다고. 김 PD는 "유튜브 토크쇼가 슈퍼스타들을 불러서 술 먹거나 1대1로 토크하는 형태이다 보니 비교가 될 수도 있다. 그런 예능들은 홍보 차원이 대다수이다 보니 모니터링 했을 때 그분들의 진솔하거나 깊은 얘기는 듣지 못했다. 반면 저희는 뜨고 싶은 임우일 씨 같은 분도 있고 '라디오스타'를 사랑해서 5번씩 나온 분, MC들과 재밌는 케미로 하나의 쇼를 보여주고 가는 분도 있다. 진솔한 얘기를 하면서 어디서 보지 못한 걸 보여주는, '종합과자세트' 같은 지상파 예능의 길을 걷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또한 "공격적이거나 자극적인 요소가 편집적으로 가미되는 건 맞다. 편집하면서 느낀 건 PD가 요리사의 역할을 한다는 것. 어떻게 요리하는지에 따라 간이 세지고 약해지기도 한다. 시청자들이 느끼기에 알맞은 농도로 맞추는 게 제작진의 몫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도연은 유일한 여자 MC로서 "이 자리에 많은 분들이 거쳐갔고 또 많은 분들이 탐을 내시기도 한다. 운이 좋기도 했고 여러 이유가 있었기에 MC에 합류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매주 녹화하면서 느끼는 건 프로그램 자체를 떠나서 연예계에서 굳건히 한자리씩 지키고 있는 분들이지 않냐. 어른들한테 기대하는 것도 있겠지만 철들면 재미없다는 얘기가 있듯 다들 장난기가 있으시다. 후배로서 참 좋은 교육의 현장인 것 같다"고 밝혔다.
김명엽 PD는 장도연을 바라보며 "간담회 공통 질문이 앞으로 게스트로 모시고 싶은 연예인이라서 고민해봤다. 도연 누나 좋다고 하는 배우들이 많지 않냐. 섭외 연락이 잘 안 되고 있다. 말로만 좋아한다 하지 말고 직접 보러 와라. 너무 많아서 실명은 거론하지 않겠다"며 "특히 손석구씨"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옆에 있던 김국진도 "(장도연의) 어떤 점이 좋은지 '라디오스타'에 나와서 얘기하고 가라. 사람이 좋은지, 뭐가 좋은지"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김명엽 PD는 그동안의 섭외 기준에 대해선 "어떤 예능이든 비슷할 텐데 '시의성'이다. 그러면서도 티키타카가 잘 될 수 있는 분들. 친분의 문제가 아니라 이분이랑 놀면 한바탕 재밌게 놀고 이야기를 끄집어낼 수 있겠는 분들을 섭외한다"고 설명했다. '라디오스타' MC와 제작진은 900회 특집에 대해 예고했다. 먼저 김명엽 PD는 "5개월 간 준비했다. 소중하게 모셨고 녹화 시간은 똑같았지만 2회분이 나왔다. 그만큼 재밌고 감히 레전드편이 될 거라 말씀드린다. '구관이 명관이다'라는 주제로 모셨다"고 말했다.
김구라는 "PD가 MZ라서 어그로를 잘 끈다. 대단한 분들이 나오는 건 아닌다. 900회 게스트는 크게 기대 안해도 좋다. 다만 내용이 재밌다"고 농담을 던졌다. 이어 "그동안 부득불 MC가 교체됐다. 제가 주식으로 1000억 대박이 터져서 자발적으로 빠지지 않는 한, 너무 좋은 일이 생겨서 빠지지 않는 한 1000회 때도 그대로 뵙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MBC '라디오스타' 900회 특집은 오는 2월 5일 밤 10시 30분에 방송된다.
최재선 텐아시아 기자 reelectio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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