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욱 선배님의 여유를 갖고 싶었어요. 그 나이대에서 느껴지는 여유의 느낌이 크게 다가왔던 것 같아요. 선배님의 모습을 보고 '이게 진짜 멋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죠."
최근 서울 광진구 화양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가수 겸 배우 진영이 KBS2 수목드라마 '수상한 그녀'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했다. 이 드라마는 2014년에 개봉했던 같은 제목의 영화를 드라마 형식으로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당시 영화에서 이진욱이 맡았던 역할을 드라마에서는 진영이 하고 있다.
수목드라마 ‘수상한 그녀’(연출 박용순, 극본 허승민, 제작 스튜디오브이플러스·아이디어팩토리·하이그라운드·예인플러스)는 할머니 오말순이 하루아침에 스무 살 오두리로 변하게 된 뒤 다시 한번 빛나는 전성기를 즐기는 로맨스 음악 성장 드라마다. 23일 저녁 이 드라마 마지막회가 방송된다.
진영은 "정말 따뜻한 드라마다. 열심히 했고 훈훈한 기억들이 많았는데 이제 드라마가끝난다니까 좋았던 기억들이 떠오른다. 끝나는 건 언제나 아쉽다. 아쉽기도 하고 시원하기도 하고 그렇다"고 입을 열었다. 진영은 2014년 개봉한 영화 '수상한 그녀'에서 오말순(나문희 분)의 손자인 반지하 역을 맡았다. 10년 뒤 나온 리메이크 드라마에서는 과거로 회귀한 오말순(정지소 분)과 러브라인을 형성하는 대니얼 한 역할을 맡게 됐다.
이에 대해 진영은 "영화에서는 손자 역할로 나오지 않았나. 그래서 처음에 제안이 들어왔을 때는 망설였다"며 "영화에서 이진욱 선배님이 했던 포지션을 하게 되는 건데, 워낙 존경하는 선배님이어서 과연 이걸 내가 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됐다"고 했다. 그는 "포지션은 비슷하지만 역할이 조금 달라서 제 스타일로 좀 더 바꿔서 해낼 수 있겠다는 생각에 도전했다"고 이야기했다.
진영은 "주인공이 돼 감격스러웠다. 세월이 이렇게 흘렀구나 싶은 생각도 들었다. 지난 10년 동안 열심히 활동해 이제는 주인공이 됐다는 생각이 들어 힘이 됐다"고 했다. 진영은 2011년 아이돌 그룹 B1A4로 데뷔했다. 하지만 데뷔 전부터 꿈은 배우였다고. 진영은 "중3 때부터 주말만 되면 버스를 타고 연기 레슨을 받으러 갔고, 보조 출연과 단역도 많이 했다"며 "뒷모습만 나오거나 얼굴 반이 잘려서 나오는 일도 많았고, 아예 출연 장면 전체가 편집될 때도 있었다"고 했다. 그는 "그럴 때는 얼굴이 조금 더 나왔으면 좋겠다, 얼굴이 나오면 한마디만 하고 싶다, 이런 욕심이 점점 커졌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진영은 "이번 작품을 하다 보니 과거 내가 했던 역할보다 대사가 많아졌다는 게 가장 크게 와닿았다"고 했다. 그는 "어릴 때부터 좋은 연기자가 되고 싶다는 갈망이 있다 보니까 이걸 신경을 안 쓸 수가 없었다. 대사 없이 출연하다가 한마디 대사가 생겼을 때, 두 마디가 생기고 세 마디가 생겼을 때 항상 감격스러웠다. 10년 동안 거쳐 온 이 과정을 돌아보면 뿌듯하기도 하고 희열이 있다. 이번 작품은 저의 역할이 커졌다는 게 확 느껴지는 작품이라 감격스러웠다"고 이야기했다. 10년 뒤 같은 역할을 맡은 데에 이진욱의 반응은 어땠냐는 질문에 진영은 "아직 별다른 말씀은 없었고 다 끝나고 나면 얘길 해주시지 않을까 싶다"고 웃어 보였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같이 작품을 찍을 기회가 많지는 않았다. 오랜만에 뵈니 예전에 같이 했던 영화 생각도 나고 너무 좋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원작과 비슷한 캐릭터가 될 것 같다고 하니 이진욱 선배님이 '다른 건 신경 쓰지 말고 네 스타일 대로 보여주라'고 하시더라. 그 말이 저한테 가장 힘이 됐다"고 했다. 이어 "원작을 다시 볼 때마다 점점 걱정이 생기더라. 이진욱 선배님의 바이브에 범접할 수 없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저도 멋있게 나오고 싶어서 어떻게 하면 될지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다. 다행히 영화와 드라마 내용이 아예 똑같진 않기 때문에 두 캐릭터의 특징을 구분해서 보려고 많이 노력했다. 나는 드라마의 특징을 살리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10년 전 영화 '수상한 그녀'의 연출을 맡았던 황동혁 감독은 현재 전 세계적 인기를 끌고 있는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을 연출자이기도 하다. 진영과 이진욱이 당시 같은 영화에 출연했지만, '오징어 게임' 시즌2에는 이진욱만 출연하게 된 것에 대해 서운함은 없을까.
진영은 "평소에 함께 일하는 분들에게 너무 많은 걸 바라지는 않으려고 한다. 바라면 상대가 그걸 느낄 수도 있으니까. 그런 것처럼 내가 오징어 게임 시즌2 출연을 바라지는 않았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그는 "오징어 게임 시즌1이 나왔을 때도 황 감독님이 작품 얘기를 많이 해주셨다. 황 감독님 팬으로서 작품을 지켜본다는 생각이 컸다. 캐스팅까지 생각하지는 못했다. 그동안 황 감독님의 작품이 나올 때마다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드렸다. 오징어 게임이 세계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는 작품이 되니 저도 행복하다"고 말했다.
"10년 뒤 제 역할을 누가 하게 된다면요? 영화 '수상한 그녀'를 참고하라고 말하고 싶어요. 드라마의 제 역할을 참고하기보다는 영화 버전의 이진욱 선배를 참고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웃음)."
김세아 텐아시아 기자 haesmik@tenasia.co.kr
최근 서울 광진구 화양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가수 겸 배우 진영이 KBS2 수목드라마 '수상한 그녀'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했다. 이 드라마는 2014년에 개봉했던 같은 제목의 영화를 드라마 형식으로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당시 영화에서 이진욱이 맡았던 역할을 드라마에서는 진영이 하고 있다.
수목드라마 ‘수상한 그녀’(연출 박용순, 극본 허승민, 제작 스튜디오브이플러스·아이디어팩토리·하이그라운드·예인플러스)는 할머니 오말순이 하루아침에 스무 살 오두리로 변하게 된 뒤 다시 한번 빛나는 전성기를 즐기는 로맨스 음악 성장 드라마다. 23일 저녁 이 드라마 마지막회가 방송된다.
진영은 "정말 따뜻한 드라마다. 열심히 했고 훈훈한 기억들이 많았는데 이제 드라마가끝난다니까 좋았던 기억들이 떠오른다. 끝나는 건 언제나 아쉽다. 아쉽기도 하고 시원하기도 하고 그렇다"고 입을 열었다. 진영은 2014년 개봉한 영화 '수상한 그녀'에서 오말순(나문희 분)의 손자인 반지하 역을 맡았다. 10년 뒤 나온 리메이크 드라마에서는 과거로 회귀한 오말순(정지소 분)과 러브라인을 형성하는 대니얼 한 역할을 맡게 됐다.
이에 대해 진영은 "영화에서는 손자 역할로 나오지 않았나. 그래서 처음에 제안이 들어왔을 때는 망설였다"며 "영화에서 이진욱 선배님이 했던 포지션을 하게 되는 건데, 워낙 존경하는 선배님이어서 과연 이걸 내가 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됐다"고 했다. 그는 "포지션은 비슷하지만 역할이 조금 달라서 제 스타일로 좀 더 바꿔서 해낼 수 있겠다는 생각에 도전했다"고 이야기했다.
진영은 "주인공이 돼 감격스러웠다. 세월이 이렇게 흘렀구나 싶은 생각도 들었다. 지난 10년 동안 열심히 활동해 이제는 주인공이 됐다는 생각이 들어 힘이 됐다"고 했다. 진영은 2011년 아이돌 그룹 B1A4로 데뷔했다. 하지만 데뷔 전부터 꿈은 배우였다고. 진영은 "중3 때부터 주말만 되면 버스를 타고 연기 레슨을 받으러 갔고, 보조 출연과 단역도 많이 했다"며 "뒷모습만 나오거나 얼굴 반이 잘려서 나오는 일도 많았고, 아예 출연 장면 전체가 편집될 때도 있었다"고 했다. 그는 "그럴 때는 얼굴이 조금 더 나왔으면 좋겠다, 얼굴이 나오면 한마디만 하고 싶다, 이런 욕심이 점점 커졌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진영은 "이번 작품을 하다 보니 과거 내가 했던 역할보다 대사가 많아졌다는 게 가장 크게 와닿았다"고 했다. 그는 "어릴 때부터 좋은 연기자가 되고 싶다는 갈망이 있다 보니까 이걸 신경을 안 쓸 수가 없었다. 대사 없이 출연하다가 한마디 대사가 생겼을 때, 두 마디가 생기고 세 마디가 생겼을 때 항상 감격스러웠다. 10년 동안 거쳐 온 이 과정을 돌아보면 뿌듯하기도 하고 희열이 있다. 이번 작품은 저의 역할이 커졌다는 게 확 느껴지는 작품이라 감격스러웠다"고 이야기했다. 10년 뒤 같은 역할을 맡은 데에 이진욱의 반응은 어땠냐는 질문에 진영은 "아직 별다른 말씀은 없었고 다 끝나고 나면 얘길 해주시지 않을까 싶다"고 웃어 보였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같이 작품을 찍을 기회가 많지는 않았다. 오랜만에 뵈니 예전에 같이 했던 영화 생각도 나고 너무 좋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원작과 비슷한 캐릭터가 될 것 같다고 하니 이진욱 선배님이 '다른 건 신경 쓰지 말고 네 스타일 대로 보여주라'고 하시더라. 그 말이 저한테 가장 힘이 됐다"고 했다. 이어 "원작을 다시 볼 때마다 점점 걱정이 생기더라. 이진욱 선배님의 바이브에 범접할 수 없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저도 멋있게 나오고 싶어서 어떻게 하면 될지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다. 다행히 영화와 드라마 내용이 아예 똑같진 않기 때문에 두 캐릭터의 특징을 구분해서 보려고 많이 노력했다. 나는 드라마의 특징을 살리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10년 전 영화 '수상한 그녀'의 연출을 맡았던 황동혁 감독은 현재 전 세계적 인기를 끌고 있는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을 연출자이기도 하다. 진영과 이진욱이 당시 같은 영화에 출연했지만, '오징어 게임' 시즌2에는 이진욱만 출연하게 된 것에 대해 서운함은 없을까.
진영은 "평소에 함께 일하는 분들에게 너무 많은 걸 바라지는 않으려고 한다. 바라면 상대가 그걸 느낄 수도 있으니까. 그런 것처럼 내가 오징어 게임 시즌2 출연을 바라지는 않았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그는 "오징어 게임 시즌1이 나왔을 때도 황 감독님이 작품 얘기를 많이 해주셨다. 황 감독님 팬으로서 작품을 지켜본다는 생각이 컸다. 캐스팅까지 생각하지는 못했다. 그동안 황 감독님의 작품이 나올 때마다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드렸다. 오징어 게임이 세계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는 작품이 되니 저도 행복하다"고 말했다.
"10년 뒤 제 역할을 누가 하게 된다면요? 영화 '수상한 그녀'를 참고하라고 말하고 싶어요. 드라마의 제 역할을 참고하기보다는 영화 버전의 이진욱 선배를 참고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웃음)."
김세아 텐아시아 기자 haesmi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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