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YG 연초 실적 비상…계엄→국가애도로 움츠린 엔터, 새해에도 암울 [TEN스타필드]
《이민경의 사이렌》

이민경 텐아시아 기자가 급속도로 발전하는 연예 산업에 사이렌을 울리겠습니다. 보이지 않는 문제를 지적하고, 연예계를 둘러싼 위협과 변화를 알리겠습니다.


2025년 시작부터 하이브를 비롯한 엔터사들의 실적 비상이 예고됐다. 12·3 비상계엄에 이어 제주항공 참사 희생자에 대한 국가 애도 기간으로 업계가 움츠러들고 있다는 분석이 업계서 나오고 있다. 참사 희생자를 애도하며 엔터 계에서 진행하는 연초 행사부터 앨범 발매까지 일정 진행이 모두 일시 중지 됐기 때문이다.

움츠러든 업계 상황은 대형 엔터사들의 실적 전망치에 반영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하이브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518억원이다. 불과 1개월 전 전망치 603억원, 3개월 전 전망치 766억원에 비해 급격히 떨어진 모습이다.

YG엔터테인먼트의 실적 전망은 큰 폭으로 떨어졌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시장 추정치는 3개월 사이 99억원에서 49억원으로 떨어졌다. 50.5%, 반토막 수준이다. 1분기 실적 불확실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의 전망치는 현재 209억원으로 3개월 전 전망치(285억원)에서 26.6%가 낮아졌다. JYP엔터테인먼트는 같은 기간 396억원에서 299억원으로 추정치가 24.5% 줄어들었다.
가수 임영웅-조용필/사진 = 텐아시아 사진DB
가수 임영웅-조용필/사진 = 텐아시아 사진DB
대형 엔터사들의 1분기 실적 불확실성은 연초 광고 시장 위축과 관련이 깊다는 분석이다. 계엄과 여객기 사고 여파로 광고 시작은 얼어붙어있다. 한 광고업계 관계자는 "대외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기업들이 비용 통제에 들어갔다"며 "광고부터 줄이면서 내년 1분기 전망은 최악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광고 뿐 아니라 연초 행사도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 아티스트들은 컴백 일정을 미루고 SNS 활동 마저 중단을 선언하는 등 조심스러운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국가 애도 기간 내 축제를 강행하거나 SNS 활동을 했다가 대중적으로 부정적인 반응을 얻은 경우가 더러 있어 신중한 모습이다.

국가 애도 기간 설정에 따라 각종 페스티벌 진행이 먼저 취소됐다. 밴드 자우림, 그룹 악뮤(AKMU), 가수 이무진 등이 출연할 예정이었던 '제주신화월드 카운트다운 2025'를 비롯해 '서울콘X월드케이팝페스티벌 카운트다운'도 취소됐다. '서울콘X월드케이팝페스티벌 카운트다운' 라인업에는 가수 지코, 듀오 다이나믹듀오, 래퍼 창모, 그룹 빌리 등이 있었다.

가수 조용필은 오는 4일 열릴 예정이었던 '20집 발매 기념 조용필&위대한탄생 Concert - 대전'을 미뤘다. 지난 11월 서울 공연부터 시작된 이 공연은 서울, 대구, 부산에 이어 오는 4일 대전 공연을 앞둔 상황이었다. 이승환도 같은 날 개최될 예정이었던 '이승환 35주년 콘서트 HEAVEN' 천안 공연을 취소했다.

가수 임영웅은 2일부터 오는 4일까지 예정된 콘서트 '임영웅 RE:CITAL'(리사이틀) 2주 차 공연을 차질 없이 진행한다. 다만, 공연 관람을 원치 않는 티켓 구매자에게는 취소 수수료 없이 전액을 환불하기로 했다.
사진=텐아시아 DB
사진=텐아시아 DB
더불어 컴백을 앞둔 가수들은 앨범 발매 및 홍보 일정을 연기했다. 그룹 아이브, 그룹 세븐틴의 유닛 부석순, 그룹 샤이니 온유는 앞두고 있던 컴백 프로모션 일정을 국가 애도 기간 이후로 미뤘다.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이후로 바람 잘 날 없는 연예계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국가 애도 기간 이후에 있을 봄 행사들에 대한 진행도 중지된 상태다. 엔터업계에서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광고 시장 회복으로 이어지기 위해선 상당 기일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 엔터업계 관계자는 "봄이 오기전에 불확실성이 해소되길 기다릴 뿐"이라며 "작년말에 기대했던 올해 상반기 상황과는 전혀 딴 판"이라고 설명했다.

이민경 텐아시아 기자 2min_ro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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