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유나의 오예≫
오늘, 주목할 만한 예능
'이제혼자다' 돌연 3주 결방, 이유는 '현역가왕2' 때문?
사진=텐아시아DB, TV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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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유나의 오예≫
'콘텐츠 범람의 시대'. 어떤 걸 볼지 고민인 독자들에게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가 '예능 가이드'가 돼 드립니다. 예능계 핫이슈는 물론, 관전 포인트, 주요 인물,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낱낱히 파헤쳐 프로그램 시청에 재미를 더합니다.

TV조선이 가수 임영웅을 앞세운 채 막무가내 편성 변경을 일삼고 있다. '이제 혼자다'를 돌연 결방시키더니 시간대까지 변경했다. 임영웅을 비롯한 '미스터트롯' 멤버들을 이용해 동시간대 방송되는 '현역가왕2' 시청률을 막겠다는 의도가 뻔히 보인다. 문제는 타사 오디션 프로그램을 견제하기 위해 시청자와의 약속은 저버리는 TV조선의 행태다.

'이제 혼자다'는 지난달 19일 11회 이후 돌연 방송이 중단됐다. 11회 방송 이후 배포된 보도자료에 짤막하게 오는 12월 3일 12회가 방영된다고 적혀 있었지만, 26일 결방 이유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그리고 지난 3일 TV조선 측은 약속을 어긴 채 '이제 혼자다'를 또 한 번 결방시켰다.
사진제공=TV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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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조선 측은 '이제 혼자다' 예고 영상을 공개하며 12회가 오는 16일에 방송된다고 알렸다. 다음주까지 결방해 총 3주간 이유 없이 방송을 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또 16일은 월요일로, 매주 화요일 방송되던 '이제혼자다' 편성 시간대도 마음대로 변경했다.

TV조선의 갑작스러운 편성 변경은 '현역가왕2'을 견제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공교롭게도 '이제 혼자다'가 결방하기 시작한 지난달 26일부터 MBN에서는 '현역가왕2'가 시작됐다. 시간대도 맞물린다. '현역가왕2'는 TV조선을 퇴사하고 나간 서혜진 PD 사단이 제작한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시즌1 당시 매회 시청률 상승을 이끌어내며 동시기에 방송된 '미스트롯3'의 강력한 라이벌로 자리잡았다.
사진제공=MBN, TV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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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트롯3'가 오는 19일 방송을 앞두고있는 만큼, '현역가왕2'의 시청률을 누를 카드가 필요했던 걸까. TV조선 측은 '이제 혼자다'를 결방시키고 그 자리에 '미스터트롯 : 더 무비'를 편성했다. 이는 4년 전 개봉됐던 콘서트 영화로, '미스터트롯 TOP6 임영웅·영탁·이찬원·정동원·장민호·김희재의 무대와 그 비하인드 스토리를 담았다.

이후 TV조선은 돌연 '미스&미스터트롯 추억여행' 프로그램을 론칭했다. 트롯의 전성기를 만들어낸 미스·미스터트롯의 지난 6년간의 자료 대방출 하겠다는 목표다. 이 프로그램이 편성된 자리는 '이제 혼자다'가 방송됐던 화요일 오후 10시다. '이제 혼자다'가 돌연 결방을 하게 된 이유인 셈이다.
사진제공=TV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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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미스터트롯 추억여행'은 프로그램을 가장한 창고 털이에 지나지 않는다. 새로울 것 없는 재방송 영상이지만, '트로트 스타' 임영웅을 앞세워 리모콘을 TV조선으로 돌리게 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4일 '이제 혼자다' 측에 결방 이유와 편성 시간대 변경에 관한 입장을 물었지만, TV조선 측은 어떠한 설명도 없이 "편성과 제작의 협의하에 12회 방송을 16일로 변경하였다"는 말 뿐이었다. 이유가 무엇이든, '협의'라는 짤막한 단어로 결방을 결정짓는 건 시청자를 배려하지 않는 행위다. 죄도 없는 임영웅을 앞세워 놓고 나몰라라하는 TV조선 행보가 더욱 실망스러운 이유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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