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추얼 아이돌 '플레이브' 성공
AI '나이비스' 데뷔 목전
인간미 구현→인공지능화
결국 인간미가 핵심 매력
버추얼·AI 아이돌 시대의 역설…결국 우리는 인간을 사랑했다 [TEN스타필드]
《이민경의 사이렌》

이민경 텐아시아 기자가 급속도로 발전하는 연예 산업에 사이렌을 울리겠습니다. 보이지 않는 문제를 지적하고, 연예계를 둘러싼 위협과 변화를 알리겠습니다.


인공지능 버추얼 아티스트(이하 AI 아티스트) 나이비스(nævis)가 데뷔를 앞둔 가운데, 인간 아티스트의 한계를 뛰어넘을 완전한 '가상'의 아티스트가 탄생할지에 대해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관계자들은 버추얼 아이돌 그룹 플레이브와 나이비스를 비교하며 인간이 아닌 나이비스가 인간인 팬을 사로잡기 위해 어떻게 '인간미'를 구현해낼지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나이비스는 스크린 너머 '인간'이 존재하는 보통의 버추얼 아티스트와는 다른 AI 아티스트다. 에스엠엔터테인먼트는 나이비스에 대해 AI 보이스 기술로 목소리를 구현하며, 생성형 AI로 각종 콘텐츠를 제작해나갈 것이라고 소개했다. 나이비스의 무대 뒤편에는 모델이 되는 본체가 없다는 설정이다.

물론, 다수의 업계 관계자들은 현재 나이비스의 활동에 인간의 조력이 꼭 필요하다고 바라보고 있다. AI 보이스 기술을 활용하더라도 노래를 실제로 가창하는 인간이 있어야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목소리를 덧씌울 수 있기 때문이다. 안무도 마찬가지다. 인간이 부여한 기본적인 틀을 바탕으로 인공지능이 나이비스를 만들어낼 수는 있지만, 무에서 유를 창조하기에는 아직 기술적 어려움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나이비스와 일반적인 버추얼 아이돌 사이에 차이를 느끼기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향후 기술 발전과 데이터 축적을 고려하면 미래 나이비스 활동에 '인간 본체'가 필요 없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차이가 크다. 나이비스가 '인적 리스크'가 전혀 없는 최초의 아티스트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인공지능 기술이 나이비스에게 접목된 이상, 그의 모델이 되는 인간의 모든 목소리, 제스처 등은 데이터로 남는다. 그 모델이 질병에 걸려 활동이 불가하더라도 기존 데이터를 활용해 활동을 이어갈 수 있다. 나아가, 미래에는 나이비스의 본체가 더 이상 활동하지 않더라도 기술적으로는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다.
플레이브/사진 제공=블레스트
플레이브/사진 제공=블레스트
반면, 버추얼 아이돌 그룹 플레이브의 경우, 인간적 특성이 다수 존재한다. 특정 멤버가 성대 결절로 인해 활동을 최소화했다거나, 팬들 사이 암암리에 멤버 별 본체가 누구인지 퍼져있는 등 말이다. 결국 각 멤버는 대체 불가능한 '사람'이다. 따라서 실제 얼굴을 직접 드러내지 않는 버추얼 아티스트임에도 이들에게는 열애설, 건강 문제 등 인적 리스크가 존재한다.

그렇지만, 플레이브 멤버들에게 인간 본체가 있다는 사실은 이들의 가장 큰 매력이기도 하다. 본체가 가진 서사와 플레이브의 서사를 엮어 응원하는 팬들도 있으며, 라이브 도중 발생하는 기술적 사고에 재치 있게 대처하는 멤버들의 인간적 면모에 빠져들어 팬이 되는 이들이 많다.
버추얼 아티스트 나이비스/사진=나이비스 공식 홈페이지 캡처
버추얼 아티스트 나이비스/사진=나이비스 공식 홈페이지 캡처
나이비스는 외모부터 목소리까지 인공지능에 의해 생성되기 때문에, 본체가 있더라도 그 정체가 드러날 가능성이 매우 적다. 그래서 나이비스는 인적 리스크로부터 가장 자유로운 아티스트가 될 전망이다. 하지만 동시에 나이비스에게는 인간적인 면모가 없기 때문에 '인간'인 팬들의 마음을 어떻게 사로잡을지에 대한 우려도 분명 존재한다.

오늘날 아이돌에게 빠져드는 팬들은 무대 위 아이돌의 모습에만 열광하지 않는다. 팬들에게는 무대 아래에서 이들을 조련하는 아티스트의 소통 방식이 무척 중요하다. 나이비스가 인공지능이라는 점은 나이비스의 최대 강점이자 동시에 최대 약점이다. 그렇기에 향후 쇼케이스, 콘서트 등 자리에서 어떤 모습으로 나이비스가 팬들 앞에 다가설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이민경 텐아시아 기자 2min_ro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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