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파비앙, 그룹 블랙핑크 리사, 방송인 샘 오취리/사진=파비앙 인스타그램, 온라인 커뮤니티, 샘 오취리 인스타그램
방송인 파비앙, 그룹 블랙핑크 리사, 방송인 샘 오취리/사진=파비앙 인스타그램, 온라인 커뮤니티, 샘 오취리 인스타그램
세계인이 즐기는 올림픽 기간이지만, 국내에서 활동 중인 해외 국적 아티스트는 악플에 대한 우려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는 이번 파리 올림픽뿐만 아니라, 스포츠 축제 기간마다 발생하는 고질적 문제다.
방송인 파비앙/사진=파비앙 인스타그램
방송인 파비앙/사진=파비앙 인스타그램
프랑스 국적의 파비앙은 최근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사브르 단체전 결승에서 한국 남자 대표팀이 우승하자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대한민국 펜싱 남자 단체 사브르 금메달"이라며 태극기를 들고 선 모습을 올렸다. 그러자 대중은 "영주권 지켜", "눈치 보지 말고 자국을 응원하라"라는 등 파비앙을 향해 응원을 보냈다.

이는 앞서 2024 파리 올림픽 개막식 당시 대한민국 선수단이 북한으로 소개되는 등 주최 측 실수가 발생하자, 프랑스인인 파비앙의 SNS에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라는 등 악플이 쏟아진 데에 대한 대중의 반응이었다.

당시 파비앙은 유튜브 영상을 통해 "인스타그램과 e메일·댓글로 테러당하고 있다"라며 "제 나라에서 개최되는 올림픽이기 때문에 욕을 한 바가지로 먹고 있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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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 출신 방송인 샘 오취리도 2022 카타르 월드컵 당시 '악플 테러'를 당했다. 한국 선수단이 가나와의 경기에서 2:3으로 패하자 일부 축구 팬들이 악의적 댓글을 남겼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샘 오취리는 지난해 2월 채널S '진격의 언니들'에 출연해 "가나와 한국이 같은 조라 엄청나게 긴장했다"며 "한국 팀이 경기할 땐 한국을 응원했고, 가나 팀이 경기할 땐 가나를 응원했다. 그런데 같이하니까 (걱정됐다). 가나가 한 골을 넣었을 때 심장이 터지는 줄 알았다. 두 번째 골을 넣었을 때는 '진짜 끝났다'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고충을 털어놨다.
사진=리사  SNS
사진=리사 SNS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부분의 외국 국적 아티스트들은 올림픽, 월드컵 등 축제 기간 경기장에 나서거나 관련 게시글을 잘 올리지 않는다.

반면, 경기장에 나타나 국내외 여론을 의식해 대한민국 국가대표팀과 출신 국가대표팀을 고루 응원하는 '반반 응원'을 선보이는 경우도 있었다.

그룹 블랙핑크의 태국 국적 멤버 리사는 지난 3월 태국 방콕에 위치한 경기장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대한민국과 태국의 경기 현장에 나타났다. 중계 카메라와 대중들에게 모습을 드러낸 그는 태국(THA)과 한국(KOR)이 반반 써진 응원 수건을 들고 흔들어 웃음을 자아냈다.

이런 리사의 모습은 당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실시간 블랙핑크 리사'라는 제목으로 공유돼 인기를 끌었고, 대중들은 "탕평 응원 중", "악플 신경 쓰지 말자", "대한 태국인"이라며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올림픽, 월드컵 등 세계 축제에서 아티스트 본인이 나고 자란 국가를 응원하는 일은 활동 국가와 상관없이 누구도 욕할 수 없는 당연한 일이다. 편협한 시각으로 타국을 응원한다고 하여 악의적 글을 남기는 일이야말로 차별이 아닐 수 없다. 해당 문제를 파비앙이 전면에 나서 지적한 만큼, 앞으로 건전한 응원 문화가 자리 잡길 기대해 본다.

이민경 텐아시아 기자 2min_ro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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