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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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 년의 세월이 흐르고, 정상의 커리어도 찍었는데 모델 시절 겪은 트라우마가 잊히지 않는 모양이다. 모델 출신 스타들의 상처 입은 과거 고백이 이어지고 있다. 20대를 쇼 위에서 빛낸 이들은 40대가 되자 무대 대신 방송에서 이름 날리고 있다.
수십 년 지나도 안 잊혀…이소라→장윤주, 모델 시절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들[TEN피플]
사진=유튜브 채널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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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라는 유튜브 채널 '슈퍼마켙 소라'에 지난 29일 출연해 모델 시절 고충을 털어놨다. 그는 외모를 그 자리에서 비교당하는 직업이기에 쉽지 않다. 서 있는데 '바꿔라. 이것도 바꿔라'라는 이야기를 듣는다"라면서 게스트로 출연한 조현아와 권순일에게 말했다.

그런 수모 안 당했을 것 같다는 조현아의 말에 이소라는 "아니다. 많이 당했다. 상처,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다"면서 모델 생활을 '광기'라고 표현했다. 조현아는 "인기가 많은 세월을 보내면 흉터가 살이 돼서 같이 살아가는 상태가 됐을 것 같다"면서 이소라를 위로했다.
수십 년 지나도 안 잊혀…이소라→장윤주, 모델 시절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들[TEN피플]
사진=tvN '유퀴즈'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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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장윤주는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에 출연해 모델 시절을 떠올리면서 오열했다. 그는 "중학교 3학년 겨울 방학에 모델 아카데미를 수강하기 시작했다. 내 키는 171㎝이었다. 178㎝ 정도 모델을 선호하는 분위기에 오디션을 보는 족족 떨어졌다"고 이야기했다. 포기하지 않고 2년 반 동안 연습생 생활을 했단 사실도 이어갔다.

장윤주는 "'키 작으면 어때?'로 생각이 전환됐다. 그런 깡이 생기다 보니 오디션에 합격하게 됐다. 몸이 작지만, 개성 있고 끼가 많은 친구로 업계 쪽에 소문이 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가장 싫어했던 말이 '윤주가 키가 5㎝만 더 컸었어도'였다. '키 따윈 나랑 상관없다'는 생각으로 눈에 더욱 힘을 줬다"고 덧붙였다.

1997년 장윤주는 보그 코리아 단독 화보 촬영의 기회를 잡았었다고. 그러나 비자에 문제가 생겨 결국 놓치고 말았다는 일화를 털어놨다. 장윤주는 "처음 내 일을 봐준 매니저가 이직하면서 자기만 갔어야 하는데, 나를 포함한 몇몇 모델을 무단으로 (타 에이전시에) 데리고 갔다. 회사에서 그 매니저와 데리고 간 모델들을 소송 걸어 비자가 취소됐다. 5년 정도 미국에 들어가지 못했다"고 아픈 과거를 회상했다.

20대 본인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냐는 물음에 장윤주는 눈시울이 붉어졌다. 흐르는 눈물을 멈추지 못한 채 "허망하게 바라봤던 하늘을 나는 아직도 기억한다. 20대 때 너무 힘들게 지내왔던 시간들, 가족들에게 도움이 돼야 했던 책임감들, 그런데도 그 시간을 잘 견뎌줘 고맙고 대견하다. 이제 너를 좀 지켜줄게. 고마워"라면서 보는 이들까지 뭉클하게 만들었다.
수십 년 지나도 안 잊혀…이소라→장윤주, 모델 시절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들[TEN피플]
사진=유튜브 채널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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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혜진 또한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한혜진 Han Hye Jin'에서 지난달 29일 모델 시절의 가혹함을 토로했다. 그는 "내가 사춘기였을 때 패션계에 들어갔다. 외부 환경이 자극적인데, 패션계는 더하다"고 말했다.

한혜진은 "내가 모델 일을 처음 시작할 때 사춘기를 겪었다면 얼마나 힘들었겠냐"면서 "그러니까 어딜 가든 무례하고 싸가지 없다고 소문이 났었다. 난 고작 16살이었다. 교복 입고 패션쇼장에 다니는 어린아이에게 인격적이고, 상업적인 잣대를 들이밀어 평가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돈을 벌면 프로다운 모습을 보이는 것도 맞지만, 어떻게 세상만사가 그런 식으로만 흘러가겠느냐"면서 어린 나이에 프로다운 애티튜드를 강요받았다면서 술 한 잔 들이켰다.

어린 나이 때부터 '톱모델'로 자리 잡은 이들의 숨겨졌던 아픔은 대중의 이목을 끌고 있다. 혹독한 모델계에서 우뚝 설 수 있던 만큼 남다른 끼와 열정을 지닌 스타들이다. 대중은 상처 입은 이들의 마음이 완벽히 치유되길 바라고 있다.

이소정 텐아시아 기자 forusojun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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