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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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반장 1958'을 하기 전까진 비주얼적으로 날렵하고 멋있어 보이는 역할들 위주로 작품 활동을 해왔습니다. 이번엔 살도 찌우고 정의감 넘치는 캐릭터를 맡았어요. '수사반장'을 통해 지금까지 해본 적 없는 다양한 것들을 시도하고, 틀에서 벗어나기 위해 큰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초반엔 '최우성' 모습이 보였지만, 갈수록 '조경환' 이 느껴져서 뿌듯했습니다."

서울 중림동 텐아시아 사옥에서 MBC '수사반장 1958'(이하 '수사반장')에서 열연을 펼친 최우성과의 내방 인터뷰를 지난달 20일 오전에 진행했다. 종영 후 첫 번째 인터뷰가 텐아시아였던 최우성은 다소 긴장한 모습을 내비치면서 깍듯하게 인사했다. 극에서보다 훨씬 샤프해진 비주얼로 등장한 그는 "목표 체중의 60%를 뺀 상태고, 아직 40%가 남았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사진=MBC '수사반장 1958'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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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반장'의 조경환 역을 맡은 최우성은 건장한 체격을 지닌 캐릭터를 소화하고자 한 달 반 만에 25kg를 증량하면서 원작 싱크로율을 높였다. 그는 2019년 데뷔 후 배우 일하기 위해 꾸준히 관리를 해왔지만, '수사반장'을 하면서 처음으로 마음 놓고 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수사반장'은 1958년을 배경으로 야만의 시대, 소도둑 검거 전문 박영한 형사가 개성 넘치는 동료 3인방과 한 팀으로 뭉쳐 부패 권력의 비상식을 상식으로 깨부수며 민중을 위한 형사로 거듭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극 중 최우성은 말투부터 걸음걸이까지 '수사반장' 조경환의 모습과 흡사하게 보이기 위해 신경 쓴 디테일한 비주얼과 연기로 시청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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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9일 첫 방송한 '수사반장'은 1회부터 10.1%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배우들과 출연진에게 웃음을 안겼다. 최우성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시청률이 나오자마자 모두 너무 좋아했다. 최종회까지 떨어지지 않고 유지한 것 또한 대단하다고 여긴다. 기존 '수사반장'이 워낙 훌륭한 작품이라 프리퀄도 많이 사랑해주신 것 같다"면서 벅찬 소감을 밝혔다. '수사반장'의 최종회 시청률은 10.6%를 나타내면서 유종의 미를 거뒀다.

그는 데뷔 후 '수사반장'을 통해 처음으로 액션 장르에 도전했다. 최우성은 "액션 스쿨을 열심히 다녔다. 사람을 처음으로 메어쳤다. 처음엔 두려웠으나, 액션 스쿨 사부님들께서 계속 용기를 주셨다. 덕분에 잘 할 수 있었다"고 고마워했다. 그는 "최덕문 선배 액션이 정말 멋있다. 추후 기회가 생긴다면 메어치는 거 말고 간결하게 타격하는 새로운 부류의 무술을 하고 싶다"고 소망했다.
사진=MBC '수사반장 1958'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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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성은 "메어치는 무술을 하면서 살찌길 잘했단 생각이 들었다. 이 정도 몸이니까 버틸 만했지, 증량하지 않았더라면 힘들었을 것 같다"고 보람을 느낀 순간을 공개했다. 그는 은행 강도 사건 신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면서 "성인 남성 한 명을 가볍게 들 수 있게 됐다. 괜히 찌우라고 하셨던 게 아니었구나 실감했다"면서 만족감을 나타냈다.

'수사반장'을 하기 전까지 최우성은 186cm 72kg인 만큼 슬림했었다고. 최우성은 "'러닝메이트'를 촬영하던 시기에 오디션을 봐서 '수사반장'까지 동시에 하게 됐다. '러닝메이트' 할 땐 공복에 유산소를 해서 최대한 말라 보이려고 했고, '수사반장' 때는 슛 직전 라면을 먹어서 부어 보이려고 노력했다"면서 각 작품에 최선을 다한 점을 밝혔다.

조경환 역과의 싱크로율을 묻는 말엔 "매우 다르다. 40% 정도 비슷한 것 같다"고 답했다. 최우성은 "감수성이 예민한 편은 비슷하지만, 평소 힘을 과시하지 않는다. 실제로 힘이 그렇게 세지 않기 때문. 욱하는 성격도 아니다. 오히려 참고 넘어가는 성향이다"라면서 닮은 점보다 차이점이 크단 사실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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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반장' 전까진 귀여운 '츤데레' 남동생 이미지가 강했습니다. 화를 내도 투정을 부린다는 수준으로 느껴졌죠. 그러나 새 작품을 통해 듬직한 이미지를 생성한 것 같습니다. 제가 표현할 수 있는 연기 영역이 넓어졌어요. 새로운 도전이었다는 점에서 배우로서 참 감사한 작품입니다."

그는 2019년 드라마 '열여덟의 순간'으로 데뷔해 올해로 6년 차다. 최우성은 작품에 출연하기 전 "'진심이 닿다'에 사진으로 모습을 비춘 적 있다. 작품 내 연예기획사가 배경인데, 남자 배우 3명이 뒤에 걸려있는 설정이었다. 그중 내 사진이 가운데 걸려 있었다. 단순했지만, 너무 뿌듯하고 기분 좋았다"고 미소 지었다. 그는 "거기에 확 꽂혀서 지금까지 배우 일을 하고 있다. 지금도 그때 당시가 무척 생생하다. 다른 일은 생각해 본 적 없다"면서 연기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작품에 참여할 수 있는 점도 좋지만, 스태프들과 호흡하고 준비하는 과정이 배우란 직업에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여러 사람과 멋진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게 '기적'이 아닐까요?"

최우성의 영화 데뷔작은 2022년 개봉한 '룸 쉐어링'이다. 그는 대선배인 나문희와 함께 호흡을 맞췄다. 워낙 의미 있는 작품인지라 2년이 지난 지금도 생생하다고. 최우성은 "너무 떨렸다. 한 작품을 끌어나가야 한다는 책임감이 막중했다. 믿기지 않는 수준이었다. 나문희 선생님이 친할머니와 나이가 같으시다. 덕분에 진짜 친할머니처럼 대사를 주고받을 수 있었다"고 풀어냈다.

그는 "나문희 선생님은 대본을 통째로 외우신다. 그런 면을 보면서 반성이 되기도 하고 여러모로 배운 게 정말 많았다"면서 값진 기억을 꺼내 보였다.

TV 토크쇼가 이전보다 많이 줄어들어 신인 배우들은 작품 위주로 자기 PR이 가능한 시대다. 아쉬움이 없냐는 물음에 최우성은 "'X맨', '강심장' 같은 프로그램이 성행하던 시기에 활동했더라면 항상 긴장하고 실수가 잦았을 것 같다. 나름의 재미가 있었을 것 같긴 해서 아쉽기도 하지만, 말을 잘하지 못하는 편이라 한편으론 다행이다"라고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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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디컬 장르의 작품을 꼭 하고 싶습니다. 법정 드라마도 좋고요. 어려운 분야에 도전하면서 성장하고 싶습니다. 의학 용어를 익히고 싶은 욕구가 있어요. 혼자서도 할 수 있지만, 작품을 통해서 해야 그분들의 삶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기에 동기부여가 확실히 됩니다."

최우성은 일상적이지 않은 역할들을 연기하고 싶다면서 평소에도 갔던 데를 또 가는 것보다 새로운 곳을 찾아다니는 게 좋다고 개인의 취향을 밝혔다.

그는 롤모델로는 조승우를 꼽으면서 다양하게 활동하면서 대중에게 '올라운더'로 인정받고 싶다고 눈빛을 반짝였다. 이어 남궁민, 이제훈처럼 '믿고 보는 배우'가 되기 위해 열심히 달리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최우성은 "'수사반장'이 방송된 이후로 주변에서 많이 알아봐 주시는 게 너무 기쁘다. 수줍어하시면서 사진을 요청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나도 이런 게 낯설어서 부끄럽지만 사실 너무 행복하다. DM 답장은 못 하지만, 하나하나 열심히 읽고 있다. 큰 힘을 얻고 있기에 이 자리를 빌려 감사 인사를 하고 싶다"면서 따뜻함을 전했다.

이소정 텐아시아 기자 forusojun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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