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아의 한발짝》
KBS, MC 하차 통보 벌써 두 번째
시청자 존중은 어디 있나
/ 사진=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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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아의 한발짝》
김세아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 이슈를 한발짝 거리에서 바라보며, 객관적인 시각으로 소식을 전합니다. 때론 한발짝 가깝게, 때론 한발짝 멀게.


시청자들의 수신료의 가치를 실현하겠다는 공영방송 KBS가 다시 한번 실망스러운 행보를 보이고 있다. 또 한번 반복된 논란에 신뢰와 민심을 잃었다는 평가다.

13일 KBS 사측이 대통령직속 국민통합위 미디어특위 위원 등을 지낸 전직 KBS 아나운서 조수빈을 '역사저널 그날' MC로 밀어붙이려다 무산되자 방송을 없애기로 했다고 전해졌다. 앞서 '역사저널 그날'은 지난 2월, 마지막 방송을 끝으로 재정비를 준비하고 있는 과정이었다.

다만 이 과정에서 다소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했다고 한다. 당시 제작진은 MC와 패널, 전문가 섭외 및 대본까지 준비를 마치고 유명 배우를 섭외해 코너 촬영을 끝낸 상황이었지만 녹화는 2주째 연기 됐고 10일 무기한 잠정 중단 통보를 받았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러면서 섭외를 마치고 준비중이었던 유명 배우가 아닌 다른 이를 MC로 앉히라는 요구가 있었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겠다는 입장을 전하자 잠정적으로 폐지 통보를 내렸다고 밝혔다.
/ 사진제공=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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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에 따르면 유명 배우는 한가인으로, '역사저널 그날' 제작진 측은 "이미 4월 초 한가인이 MC로 확정됐는데, 이제원 제작1본부장이 첫 녹화를 며칠 앞둔 지난달 25일 이상헌 시사교양2국장을 통해 '조수빈씨를 낙하산 MC로 앉히라'고 통보했다"며 "이후 녹화가 보류되자 프로그램 자체를 없애버린 것"이라고 했다.

이 같은 입장 발표에 KBS는 "재정비 중인 '역사저널 그날' 다음 시즌을 방송하기 위해 프로그램을 리뉴얼하는 과정에서 형식과 내용, MC, 패널 캐스팅 관련 내부 의견 차이가 있었다"고 했지만 민심은 돌아선 모양새다.

이 같은 배경에는 올해 초 불거진 '전국노래자랑'의 갑작스러운 MC 교체가 있었다. 그간 일요일마다 '전국노래자랑'을 책임졌던 故 송해의 사망 이후, KBS는 2022년 10월 처음으로 30대 여성인 김신영을 MC로 앞세워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변화는 오래 가지 못했고 1년 5개월 만에 일방적인 하차 통보를 전했다.
/ 사진제공=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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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러운 하차 통보에 수 많은 추측이 제기됐고 텐아시아 취재에 따르면, 김신영과 '전국노래자랑' 제작진은 MC 교체에 대한 이야기를 갑작스레 통보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KBS 경영진 차원에서 내린 결정임을 알 수 있다.

이미 앞선 차례 비슷한 일이 불거졌기에 신뢰와 민심 모두 잃은 KBS. 이 같은 KBS 측의 입장에 '역사저널 그날'의 제작진 측도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제작진 측은 "제작 비용 손실과 잃어버린 신뢰 등 무형 자산의 손실은 모두 이제원 본부장의 책임"이라며 "낙하산 MC를 내정하고 사실상 프로그램 폐지를 통보하는 상황에서 이제 어느 출연자와 스태프가 KBS와 일하려 하겠는가"라며 분노를 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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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출연 예정이었던 한가인의 섭외에 대해서 KBS 노조협회 측은 "다시 같이 하자고 이야기하는 것도 조심스럽고 송구스럽다"며 "유명 배우나 다른 패널들이 부담을 가지는게 당연하지 않을까 싶다. 그분들도 스케쥴이 있고 일정이 있지 않겠나. 불가피하게 가만히 있는데도 정치적 논란에 휩싸이게 됐다. 죄송스러운 심경으로 최대한 대응하려고 한다"고 사과했다.

한 번도 일어나선 안 될 일이 벌써 올해에만 두 번째 되풀이 됐다. 시청자가 보내는 수신료의 가치를 실현하기는 커녕, 불신과 떨어진 민심 만이 남은 상황. 시청자와 제작진, 출연자에 대한 존중은 그 어디에도 없는 KBS가 스스로를 돌아봐야 할 때다.

김세아 텐아시아 기자 haesmi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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