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텐아시아DB
사진=텐아시아DB
tvN '눈물의 여왕'에 도전장을 내밀었던 MBN '세자가 살아졌다'가 1%대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위기를 겪고 있다. 남은 회차 동안 고비를 넘기고 시청률을 상승세로 반등시킬 수 있을까.

지난 13일 첫 방송한 '세자가 사라졌다'는 시청률 1.5%를 기록했다. 동시간대 타 채널에서 방송하는 작품은 매회 고공행진을 기록하고 있는 '눈물의 여왕'이었기에 시작 전부터 부담이 꽤 컸을 터. '세자가 사라졌다'의 주연을 맡은 배우 수호는 제작발표회에서 "동시간대 방송하는 작품들이 사극이 아니다. 사극을 원하는 대중에겐 우리 작품이 충족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수호의 기대를 빗나가 많은 이의 선택은 현대극으로 향했다. '세자가 사라졌다'가 1.1%를 기록한 14일 '눈물의 여왕' 시청률은 전국 평균 20.7%, 수도권 기준 23.2%로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사진=MBN '세자가 사라졌다' 제공
사진=MBN '세자가 사라졌다' 제공
'세자가 사라졌다'는 탄탄대로의 삶을 살던 세자 이건(수호)이 세자빈이 될 여인 최명윤(홍예지)에게 보쌈당하며 펼쳐지는 도주기를 그린 조선판 로맨틱 코미디다. 그룹 엑소의 리더로 유명하지만, 수호는 2016년 영화 '글로리데이'의 연기력으로 좋은 평가를 받으며 가수와 배우 활동을 겸하고 있다. '세자가 사라졌다'는 그가 데뷔 후 처음 맡은 사극 작품이다. 새로운 모습인 만큼 팬들의 기대가 컸다.

배우 라인업뿐만 아니라 '세자가 사라졌다'는 제작진 또한 화려한 이력을 자랑했다. MBC '킬미, 힐미'를 연출한 김진만 감독과 MBN '보쌈-운명을 훔치다'를 집필한 박철, 김지수 작가가 의기투합했기 때문. 대중의 긍정적 관심을 끌 만한 요건이었다.
사진=텐아시아DB
사진=텐아시아DB
반면 여자 주연을 맡은 홍예지에 대해선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다. 배우로 데뷔하기 전 Mnet '프로듀스 48'의 참가자로 이름을 알린 그는 연초 KBS2 '환상연가'로 주연 자리를 꿰찼다. 2022년 영화 '스쿨 라스트'와 '이공삼칠'에 출연했지만, 홍예지의 인지도는 낮았다. 강렬한 연기력을 선보인 대표작이 없는 데도 연이어 두 작품의 주연을 꿰찬 홍예지를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은 마냥 부드럽지 않았다. '얼마나 잘하길래'라는 날 선 시선으로 그의 연기를 바라봤고, 시청자는 실망감을 나타냈다. 연기력이 얼토당토않은 수준으로 미흡한 건 아니었지만, 반대로 작품의 몰입도를 풍성하게 더하거나 주연을 맡은 이유를 단번에 찾을 수 없었다는 게 이유다.

수호의 연기에 대해서도 실망의 목소리가 들렸다. 1회 방송 전엔 사극 연기가 처음이란 점이 기대를 높였지만, 그 점은 양날의 검이 돼버렸다. 얼굴 근육 쓰임새나 발성에서 아이돌 출신 배우로서의 한계가 느껴졌기 때문이다. 가수 활동을 겸하는 배우의 연기력엔 애당초 시청자의 기대가 크진 않다. 수호의 연기력은 딱 거기에서 그친 수준이었고 이에 따라 드라마틱한 감동은 부족했다.
김수현에게 도전장 던졌지만…1%대 시청률 '세자가 사라졌다' 위기[TEN초점]
사진=MBN '세자가 사라졌다' 캡처
사진=MBN '세자가 사라졌다' 캡처
'세자가 사라졌다'의 경쟁작은 무려 김수현과 김지원이 주역인 '눈물의 여왕'이었다. 사극이라는 장르에 대한 애정만 갖고 '세자가 사라졌다'로 시청자를 유입하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눈물의 여왕'은 4회분이 남았고, 이제훈이 주연을 맡은 MBC 드라마 '수사반장 1958'은 오는 19일 첫 방송 예정이다.

20부작인 '세자가 사라졌다'는 갈 길이 멀다. 극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의미하기도 한다. 초기에 기회를 잡지 못한다면 실망감만 지속되다 소리 소문 없이 종영하게 될 것. 제작진이 전작에서 자랑한 뛰어난 연출력과 배우들의 보충된 연기력으로 위기를 돌파하는 게 '세자가 사라졌다' 출연진에게 주어진 과제다.

이소정 텐아시아 기자 forusojung@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