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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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영화제를 휩쓴 '기생충'을 배출한 CJ ENM은 지난해부터 선보이는 영화마다 씁쓸한 성적을 받았다. 영화 '베테랑2'가 칸 국제영화제에 초청받은 가운데, 영화 명가 CJ ENM의 구겨진 자존심을 회복시켜 줄 수 있을까.

2024년 하반기 기대작으로 꼽히는 '베테랑'(감독 류승완)의 속편 '베테랑2'가 제77회 칸 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됐다.

CJ ENM 고경범 영화사업부장은 "류승완 감독의 영화세계가 가진 잠재력과 이 영화가 동시대에 던지는 메시지, 그리고 재미에 주목한 결과로 해석된다. 일찌감치 글로벌 시장으로 시야를 넓혀 네트워크와 인프라를 구축해 온 CJ로서는 이번 '베테랑2'의 칸 초청으로 한국 영화의 위상을 다시 한번 전세계에 알릴 수 있게 되어 매우 기쁘다"고 전했다.

'베테랑2'까지 포함하면 CJ ENM이 선보인 작품 중 무려 14편이 칸 국제영화제에 진출했다. 2016년 '아가씨'를 시작으로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2017), '기생충'(2019), '브로커', '헤어질 결심'(2022), '탈출: PROJECT SILENCE'(2023) 등이 칸 국제영화제로 향했다.

다만 국내 1위 투자배급사라고 불리던 CJ ENM의 명성이 예전만 못하다.
사진=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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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투자 배급했던 한국영화가 줄줄이 흥행 참패했다. '유령', '카운트', '더 문', '소년들', '천박사 퇴마연구소: 설경의 비밀', '외계+인 2부' 중 100만 관객을 넘은 영화는 '천박사 퇴마연구소 :설경의 비밀', '외계+인 2부' 딱 두편 뿐이며 이 역시 손익분기점은 넘지 못했다.

계속된 부진에 CJ ENM이 영화 사업을 정리한다는 소리도 나왔다. 전 CJ ENM 구창근 대표는 "'CJ가 영화 투자를 그만둔다'는 소문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으며 "양질의 영화가 세상에 나오도록 건강한 투자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CJ ENM의 중요한 사명이라는 생각은 바뀌지 않았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 구 대표는 지난달 휴식을 위해 사임했으며 CJ ENM은 윤상현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올해 상황도 다르지 않다. 연휴 특수 효과를 노렸던 '도그데이즈'는 관객 36만명, '패스트 라이브즈'는 12만 명에 그쳤다. '패스트 라이브'는 해외 유명 영화제에서는 호평을 끌어냈지만, 국내에서는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부진의 늪에서 허덕이고 있는 CJ ENM이 '베테랑2'에 거는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베테랑2'는 나쁜 놈은 끝까지 잡는 베테랑 서도철 형사(황정민)의 강력범죄수사대에 막내 박선우 형사(정해인)가 합류하면서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연쇄살인범을 쫓는 이야기를 담았다. 시즌1 이후 9년 만에 돌아온다.

시즌1이 천만 관객을 끌어모은 흥행작인 만큼 '베테랑2'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2024년 하반기 공개 예정이다. 시즌 1에 출연했던 황정민, 오달수, 장윤주, 오대환 등이 대거 등장하며 정해인이 새로운 인물로 합류한다.

'베테랑2'의 흥행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부진의 고리를 끊고 다시금 전성기를 찾을 수 있을지 업계의 시선이 쏠려있다.

김서윤 텐아시아 기자 seogug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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