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원의 까까오톡》
전종서·문상민 주연 '웨딩 임파서블', 형수-시동생 로맨스.
프로그램명이 묘한 연애 리얼리티 '연애남매'
연상호 '선산', 반전 결말서 근친상간 설정 논란
근친상간 소재, 금기의 영역인 만큼 주의 필요
'웨딩 임파서블' 주인공 문상민, 전종서. / 사진=텐아시아DB
'웨딩 임파서블' 주인공 문상민, 전종서. / 사진=텐아시아DB
《김지원의 까까오톡》
까놓고, 까칠하게 하는 오늘의 이야기.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 이슈를 까다로운 시선으로 비판합니다.



근친상간은 유전적, 사회문화적 이유 때문에 대부분 문화권에서 금기시되고 있다. 하지만 금기의 영역이기 때문에 종종 예술 작품의 소재가 되기도 한다. 최근 묘한 '근친상간 코드'를 풍기며 호기심을 자극하는 콘텐츠들이 늘고 있다. 겉으로는 아닌 듯 표방하지만, 뉘앙스는 금기를 건드리는 노림수가 보인다는 게 상당수 시청자들의 반응이다.
지난 2월부터 방영 중인 tvN 드라마 '웨딩 임파서블'은 '형수와 시동생'의 로맨스를 그린다. '웨딩 임파서블'은 무명 여배우 나아정(전종서 분)이 재벌인 남사친 이도한(김도완 분)과 위장 결혼을 결심한 가운데, 이 결혼을 반대하는 시동생 이지한(문상민 분)이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리는 작품.

나아정이 실제가 아닌 위장 결혼을 준비한 것이기에 나아정-이지한의 관계가 실질적인 형수-시동생은 아니다. 하지만 이지한은 처음에 형과 나아정의 결혼이 가짜라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 상극인 나아정과 이도한은 티격태격하면서 점차 가까워진다. 결국 러브라인으로 이뤄지는 건 당초 형수-시동생 사이였던 나아정과 이지한이다. 서로를 향한 감정을 속이려 애쓰던 두 사람은 혼란과 체념 속 눈물 젖은 입맞춤으로 마음을 확인하며 진심을 고백한다.
사진=JTBC '연애남매' 캡처
사진=JTBC '연애남매' 캡처
JTBC 연애 예능 '연애남매'는 제목만 들으면 자칫 오해하기 쉽다. 남매끼리 연애하는 프로그램이라 여길 수 있는 것. '연애남매'는 남매가 동반 출연해 각자의 연인을 찾아가는 콘셉트다. 출연자들은 자신의 남매가 누구와 썸이 있는지 지켜보기도, 응원하기도 한다.
처음에는 누가 누구와 남매 사이인지 밝혀지지 않는다. 때문에 우애 깊은 남매의 모습을 두고 타 출연자나 시청자들은 썸 타는 연인이라고 오해할 수도 있다. 이 프로그램이 노린 재미 포인트 중 하나다.

'연애남매'는 '가족애로 차별화한 연애 예능'을 표방하려 한다. 하지만 이 같은 노림수가 없었다고는 하기 어렵다. 상대가 누구인지도 모른 채로 성사된 데이트, 혈육의 썸을 눈여겨보는 이들의 모습까지. "매형에 대한 로망, 판타지가 있다"며 혈육의 이상형이 아닌 자신의 매형을 찾겠다는 독특한 출연자도 있다.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경계선이 아슬아슬하다.
'선산' 메인 포스터. / 사진제공=넷플릭스
'선산' 메인 포스터. / 사진제공=넷플릭스
넷플릭스 시리즈인 연상호 감독의 '선산'은 '근친상간 코드'로 논란이 됐다. '선산'에서는 근친상간이 '반전의 키'로 등장한다. 연쇄살인범은 김영호(류경수 분)의 엄마이자 윤서하(김현주 분)의 고모였다. 김영호는 윤서하의 아버지가 여동생과의 근친상간을 통해 태어난 아들이었다.

연상호 감독은 이같이 설정한 이유에 대해 "'가족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깊이 있는 질문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또한 "마지막 상황들이 통념과 멀지만, 한편으로는 이해가 가는 인물이기를 바랐다. 윤서하의 마지막 선택이 가슴에 남았으면 하는 생각이 있었다. 우리의 통념과는 먼 걸 저지른 사람이지만, 쓰레기로 취급하는 것이 아닌 다른 감정이 남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대본 작업을 했다"고 설명했다.
주인공 김현주는 '선산'의 근친상간 소재가 논란이 되자 "'선산'이 그 사랑을 이야기하는 작품은 아니다. 작품의 흐름에 소재로 사용한 거라 선택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런 사랑을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였다면 고사할 수도 있는 부분이지 않았을까 싶다. 극적인 요소를 주려다보니 선택한 게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근친상간 코드가 들어간 콘텐츠들은 그 자극성 때문에 시청자를 흠칫하게 한다. 그 흠칫함 속에는 거부감과 호기심이 모두 포함돼 있다. 통념을 벗어난 파격적 소재이기 때문이다.

근친상간 뉘앙스 한 스푼을 가미해 대중의 관심을 끌어내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조심히 다뤄져야 할 금기의 소재가 깊은 고찰 없이 단순히 오락성으로만 이용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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