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훈아 콘서트, 3배 암표 기승…처벌법도 無소용인가 [TEN피플]
암표 처벌법 강화에도 티켓 암표 거래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가수 나훈아가 마지막 콘서트 개최를 알린 이후, 중고 거래 사이트에는 티켓 거래 게시글이 다수 올라와 있다. 기존 티켓값과 비교해 2배, 3배는 기본이며, '판매자와 가격 협의'라는 게시글도 있다. 암표 처벌 개정안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이유다.

20일 각종 중고 거래 사이트 등에는 '나훈아 콘서트 티켓 판매'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다수 올라와 있다. 평균 거래가는 50만원을 웃돈다. 나훈아 콘서트 티켓 공식 판매처에 따르면, A석은 12만1000원, S석은 14만3000원, R석은 16만5000원에 판매 중이다. 암표가 기존 티켓값과 비교해 5배 수준이다.

나훈아 콘서트 티켓팅은 '효도 전쟁'이라 불릴 만큼, 인기가 높다. 특히, 이번이 나훈아의 마지막 콘서트라는 점에서 더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실제로, 인천 송도컨벤시아 전시장에서 오는 4월 27일 28일 양일 진행되는 나훈아의 콘서트는 오전 10시 예매 시작 이후 3분 만에 매진됐다.
중고 거래 사이트 캡처
중고 거래 사이트 캡처
나훈아 콘서트 티켓팅 과열은 예상된 결과다. 해당 시기에 맞춰 문화체육관광부는 공연법을 시행해 공연과 스포츠 분야 암표 근절 정책을 강화한다고 밝힌 바 있다.

공연법 개정안은 오는 22일 시행된다. 시행 이후부터 콘서트 예매 시 웃돈을 받고 티켓을 판매하면 형사처벌을 받는다. 또한 본 개정안의 주된 골자는 매크로를 통한 암표 거래다. 매크로를 통해 암표를 구매한 사실이 적발되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관련법인 '경범죄처벌법'은 51년 전 만들어져 온라인 암표 거래를 막지 못한다는 지적은 줄곧 있었다. 더불어 시장 가격 자체가 자연스럽게 형성된다기보다 누군가의 폭리로 인해 만들어진다는 점도 개정안의 이유가 됐다.

문제는 1000만원이란 벌금이 부과되더라도, 암표 근절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모양새다. 먼저 매크로를 이용해 암표를 구매했는지 확인하기 어렵다. 그 때문에 적발되더라도 개정안에 따른 처벌이 어렵다.

또 처벌 수위는 분명하지만, 적발 과정은 미덥지 못하다는 평도 있다. 실제로 암표 의심을 피하기 위해 '아옮'(아이디 옮기기), '댈티'(대리 티케팅) 등을 할 시 이를 걸러낼 시스템이 있는지 여전히 물음표를 남기고 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암표 근절 정책으로 문화·체육 분야 유통 질서 확립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암표 근절'에 대한 문체부의 강한 의지에도 현재까지의 성적표는 과락이다.

윤준호 텐아시아 기자 delo410@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