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에이스팩토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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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이래 종영 인터뷰하는 게 처음입니다. '효심이네'를 사랑해 주신 시청자 덕분에 이런 귀한 자리가 생긴 것 같아 감개무량하네요. 앞으로도 대중을 생각하며 배우라는 직업을 가진 제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KBS2 주말드라마'효심이네 각자도생'(이하 '효심이네')의 남자 주인공을 맡은 하준이 51부작이란 긴 호흡을 마친 소감에 대해 "끝나면 후련할 줄 알았는데, 마지막 촬영 날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며 이렇게 말했다.

18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하준과의 종영 인터뷰가 진행됐다. 그는 주말 드라마로 어르신들께 받은 사랑을 보답하겠다는 뜻을 담아 효자손 굿즈를 취재진에게 건넸다. 하준의 센스가 돋보이는 선물로 인터뷰 시작 전부터 분위기를 밝게 띄웠다.

하준은 '효심이네'에서 명석한 두뇌와 훈훈한 외모까지 다 갖춘 재벌 그룹 기획실장 '강태호'로 분해 데뷔 후 처음으로 주말 드라마 주연을 맡았다.

하준은 '효심이네' 첫 촬영에 들어가기 전, 감독과의 미팅 날을 회상했다. 그는 "KBS 대선배님이기도 한 감독님께 배울 점이 많을 거란 생각에 처음부터 기대가 컸다. 작품 이야기는 거의 하지 않았고, 맛집을 소개받으며 이런저런 일상을 공유한 게 참 좋았다. 이분과 오래 이야기 나누고 싶었는데 꿈이 이루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감독님 덕분에 부산에서 인생 꼼장어를 만났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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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이 작품 하길 정말 잘한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했던 작품 중 가장 긴 호흡이었어요. 무수한 경력을 지니신 연기 선배님, 촬영 감독님들과 함께하다 보니 배우고 느끼는 게 많았습니다. 고된 현장에서 오가는 정이 참 좋았어요. 평생 잊지 못할 겁니다."

하준은 자신에게 '효심이네'가 얼마나 특별하고 소중한지 진심을 다해 취재진에게 설명했다. 그는 '효심이네'를 통해 "스스로 단단해졌다는 걸 느낀다. 하루하루가 쉽지 않았지만, 큰 산을 넘고 되돌아보니 뿌듯하다"고 행복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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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본래 성격이 강태호 캐릭터와 닮아 있어서 연기를 자연스럽게 할 수 있었습니다. 천성은 착하지만, 태호는 주변 환경에 의해 경계심도 생겼다가 죽상도 됐다가 다채롭게 변화하는 캐릭터예요. 이 설정에 희로애락을 담겠다는 의지가 있었습니다."

하준은 "등장인물이 많고, 변화가 큰 작품의 특성이 시청자에게 잘 설득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연기했다. 시놉시스를 받고 결말을 예측했다. 뒤 내용과 잘 어우러져야 한다는 생각으로 지금 어떻게 연기를 하는 게 좋을까 생각했다"며 큰 그림을 그리며 연기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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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의 흥행 결과에 크게 의미 부여 하지 않습니다. 매 작품 최선을 다할 뿐이에요. 그래야 지나고 나서 아쉬움이 덜 남거든요. 세상에 모든 것에는 운이 크게 작용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될 때도 많고요, 반대로 성공적이라면 운이 크게 작용했다고 생각합니다"

하준은 캐릭터와의 만남 또한 운에 맡겼다. 그는 "예전엔 밋밋한 내 비주얼이 단점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 캐릭터든 소화하기에 유리한 외모인 것 같아 생각을 긍정적으로 전환했다"며 좋은 캐릭터를 만나기를 소망했다.

'효심이네'의 차기작은 정해지지 않은 상태라는 하준. 그는 "어느 작품이든 도전하고 싶다"며 의지를 보였다. 하준은 2015년 방송한 SBS '육룡이 나르샤' 이후 사극을 안 했다며 "사극을 하고 싶다"고도 덧붙였다.

이어 "솔직히 말하면 다음 작품에 대한 조바심이 있는 상태다. 하지만 휴식기를 어떻게 보내느냐가 중요하기에 마음을 다잡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 나가겠다. 다음 작품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할 것"이라며 긍정적인 에너지를 뽐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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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준은 결혼관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답했다. 1987년생으로 올해 36세인 그는 "40세 이전에 결혼하는 게 목표였는데, 1년 반밖에 남지 않아 힘들 것 같다"며 웃었다. 이어 "다행히 형이 장가를 가서 집안에선 나에 대한 결혼 압박이 적은 편"이라며 여유를 보였다. 그는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게 인생의 목표 중 하나다. 하지만 연애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현재는 누군가를 단순한 호감으로 만나기 어렵다.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이 따른다"며 연애에 대해 진중함을 밝혔다.

이상형에 대해선 "외적인 부분은 중요하지 않다. 결혼은 평생 함께해야 하니까 친구처럼 편하게 지낼 수 있는 유머 코드가 중요하다"며 "성격은 맞춰가면 되는 것 같다. 가치관이 잘 맞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극 중 쌍둥이의 아버지가 된 하준은 현실에선 어떤 모습을 바랄까. 그는 "자녀에 관련해서는 남자인 내게 선택권이 없다. 배우자 분의 의견을 전적으로 존중할 것"이라며 가정적인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효심이네' 덕분에 카메라 앞에서 여유를 느끼게 됐습니다. 이전보다 긴장을 많이 내려놓게 됐어요. 철저한 준비를 많이 해서 그런지 '그냥 하자'라는 마인드가 생겼습니다. 예전엔 수많은 스태프, 눈부신 촬영 조명이 부담스러웠는데, 이제는 하나의 목표를 가진 공동체 의식이 크게 와닿습니다."

하준은 좋은 작품이고 흥미로운 캐릭터라면 다시금 주말 드라마에 출연하고 싶다고 의욕을 뽐냈다. 운을 중요시하게 생각하는 하준답게 "운명이라면 각설이 역할도 즐겁게, 최선을 다해서 할 수 있다"며 독보적인 에너지를 자랑했다.

이소정 텐아시아 기자 forusojun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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