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니·이정하=텐아시아 DB
제니·이정하=텐아시아 DB
예능 프로그램에서 좀처럼 보기 어려웠던 가수 제니와 배우 이정하가 tvN '아파트404'에 출연하며 예능 출사표를 던졌지만, 가수 때와는 달리 시청률 1%대에 머물며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신선한 라인업에 국내 최초 추리 예능이라고 대중을 현혹했지만, 방송에서는 실망감을 안겼다는 평가가 많다.
사진제공=tvN '아파트404'
사진제공=tvN '아파트404'
지난 8일 방송된 '아파트404' 3회 시청률이 1.7%를 기록했다. 1회 2.7%, 2회 2.1%로 하락세를 보이다가 결국 1%대를 찍었다. 최신 회차에 대한 시청자의 반응은 상당히 호의적이다. 3회 방송에서는 배우 이정하의 활약이 눈에 띄었다. 이날 방송에서 이정하는 순진하고 귀여운 이미지를 밀고 나가다가 입주민들을 속이는 데 성공했다. 시청자 사이 '이정하의 재발견'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기존에 가진 해맑은 이미지를 사악함으로 반전시키며 뛰어난 연기력을 자랑했다. '아파트404' 3회는 이전 회차보다 구성이 탄탄하고 출연진의 연기도 좋아 몰입도가 높다는 평을 받았다. 반응만 본다면 시청률이 상승했어야 했지만 현실은 그 반대였다. 아이러니한 하락세 원인에 대해 '아파트404' 첫 회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사람의 첫인상이 중요하듯 프로그램도 마찬가지다. 첫 회가 중요한데 아쉽게도 '아파트404'는 시작이 좋지 않았다. '아파트404'는 우리나라 아파트에서 벌어진 사건을 파헤치기 위해 입주민 6명이 나서는 실화 추리극이다. 대중은 '추리' 장르라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그간 TVING '크라임씬', tvN '대탈출' 등 이전 공개된 추리 예능 프로그램이 높은 완성도를 보이며 호평을 받았고 마니아 층까지 형성했다. 대중은 '아파트404'에게도 이에 못지않은 고퀄리티를 기대했던 것이다. 하지만 공개된 '아파트404' 1회는 이들을 한숨 쉬게 만들었다. 흥미진진한 추리 전개 대신 SBS '런닝맨'을 보는 듯 유재석 주축으로 돌아가는 멤버들 간의 티키타카가 부각돼 진부하게 느껴졌고 거기에 중간 게임과 조잡한 편집이 몰입을 방해했다.

특히 중간 게임에 대한 쓴소리가 거세다. 연출을 맡은 정철민 PD의 대표작은 '런닝맨'과 tvN '식스센스'로 꼽힌다. 출연진 사이 케미스트리로 정평이 난 만큼 '아파트404'에서도 이를 놓지 못하고 소소한 웃음을 유발하기 위한 게임 장면이 연출됐다. 이는 추리 장르에 있어 역효과를 일으켰다. 진지하고 심도 있는 추리극을 기대했건만, 몰입도를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한 것이다.
사진=tvN '아파트404' 캡처
사진=tvN '아파트404' 캡처
추리 장르에 예능 요소가 드러나는 게 나쁜 건 아니다. 추리 '예능'이기에 당연한 사실이다. 하지만 추리극에 유리한 출연진으로 라인업을 구성하고선 연기적 요소가 묻힐 정도로 예능적 요소를 부각한 게 아쉽다. '아파트404'의 출연진은 유재석, 차태현, 오나라, 양세찬, 제니, 이정하로 이뤄졌다. 이중 차태현, 오나라, 이정하는 데뷔 이래 연기력 논란 없이 출연작마다 배우로서 인정받는 연예인이다. 제니는 무대 위 표정 연기로 글로벌 팬덤을 사로잡은 블랙핑크의 주축 멤버다. 유재석과 양세찬 또한 배우는 아니지만 오랜 세월 예능을 해온 터 추리 전개에 불리한 요소는 없다.

추리 예능이란 전제는 이들의 연기력을 빛낼 수 있는 조건으로 충분했다. '재능 낭비'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들의 연기력을 활용하지 못한 1회는 시청자로부터 탄식을 자아냈다. 방영 전 출연진 라인업으로 신선함에 대한 기대를 높였지만, 실상은 식상함과 실망감을 키웠다.
사진=tvN '아파트404' 캡처
사진=tvN '아파트404' 캡처
'아파트404'는 편집 방식, 과다한 예능 요소 등 여러 방면에서 혹평받았지만, 제니와 이정하의 활약은 다행스럽게 묻히지 않고 있다. 매회 제니가 선보이는 스타일링과 의외의 추리력은 화제가 되고 있고, 이정하의 활약 또한 최신 회차에서 빛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러 방면에서 추리 예능으로서의 부족함이 여실히 드러났던 1회의 영향으로 대중에게는 이미 '아파트404'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박힌 상태다. '재미없다'고 심어진 첫인상을 개선하고 대중의 마음을 돌려 하락세인 시청률을 반등할 수 있을지는 제작진과 출연진이 풀어내야 할 과제다.

이소정 텐아시아 기자 forusojun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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