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MBN '한 번쯤 이혼할 결심' 방송 캡처본.
사진=MBN '한 번쯤 이혼할 결심' 방송 캡처본.
MBN 예능프로그램 '한 번쯤 이혼할 결심' 속에서 이뤄지는 부모의 가상 이혼 설정이 자녀들에게 일종의 학대가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대두됐다.

지난 28일 방송된 '한 번쯤 이혼할 결심'에는 결혼 10년 차인 부부 정대세와 명서현이 출연했다. 이들은 가상 이혼을 결정하고 합의서와 친권 포기서를 쓰는 모습이 그려졌다.

정대세는 딸과 아들을 불러 가족이 따로 떨어져서 살아야 한다는 소식을 전했다.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정대세는 "아이들은 아무 죄가 없지 않나. 이야기를 하기 전에도 조심스러웠다. 저도 도저히 모르겠더라. 애들한테 어떻게 전하면 되는지"라고 이야기했다. 명서현 역시 "엄마, 아빠가 집을 또 하나 샀다. 엄청 좋겠지? 여기도 우리 집이 있고, 저쪽에도 아빠 집이 있다"라며 조심스럽게 설명을 이어갔다. 10살 아들은 "어떠냐"는 질문에 "슬프니까", "가족이 더 좋다"라고 답하기도.
사진=MBN '한 번쯤 이혼할 결심' 방송 캡처본.
사진=MBN '한 번쯤 이혼할 결심' 방송 캡처본.
스튜디오에서는 "아이한테 다 전해진다"라며 안타까움을 전하기도 했다. 명서현은 "떨어지는 게 아니다. 전혀 슬퍼할 거 없다"라고 말했고, 정대세는 "아빠, 엄마가 사는 집이 하나 더 생겼으니까 가고 싶은 곳으로 가면 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진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정대세는 "진짜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 아들이 그런 말을 오죽하면 꺼내겠나. 진짜 속마음이지 않나"라고 말했다. 또한, "아빠, 엄마가 가끔 티격태격할 때 있지 않나. 그때 가장 불안한 표정을 지어 보이는 게 아들이다. 가족이 좋다는 말에 무게감이 있었고, 제가 내린 판단이 옳은 건지 틀린 건지 후회도 됐다"라며 고민을 털어놨다.
사진=MBN '한 번쯤 이혼할 결심' 방송 캡처본.
사진=MBN '한 번쯤 이혼할 결심' 방송 캡처본.
해당 방송분이 나간 이후, 시청자들은 아이가 어떤 식으로 받아들일지 우려된다는 시선을 내비쳤다. '가상 이혼'이라고 할지라도 아이의 정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며, 아이들이 해당 상황을 정확하게 인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시청자들은 "가상이라도 아이에게 평생 트라우마로 남는다", "왜 부모 돈벌이에 아이를 이용하냐" 등의 반응이 나왔다.

또한, 지난 21일 방송에서는 요리연구가 이혜정과 남편인 고민환의 모습이 그려졌다. 두 사람의 결혼 생활 위기는 이미 '동치미', '돌싱포맨', '금쪽상담소' 등의 예능 프로그램에서 등장한 바. 여러차례 이혼에 관해 언급하며 논란이 되기도 했다. '한 번쯤 이혼할 결심'에서 이혜정은 "결혼은 죽음"이라고 강조했고, 고민환은 "'나이 먹고 뭐가 그렇게 속상한 게 많은지' 하는 생각도 있다"라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제작진은 이러한 논란들에 아직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황이다.

MBN '한 번쯤 이혼할 결심'은 스타 부부들이 '가상 이혼'을 준비하고 실행하는 모습을 생생하게 담아내는 파격적인 콘셉트의 '가상 이혼 관찰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이하늘 텐아시아 기자 greenworld@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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