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100주년 기념작 '위시'
그간의 발자취를 쫓아 표현한 인물들
그간의 발자취를 쫓아 표현한 인물들
*'위시'와 관련된 스포일러가 포함돼있습니다.
'Dreams come true'
1923년 10월 16일 설립된 월트 디즈니 컴퍼니(The Walt Disney Company)는 100주년(2023년 기준)을 맞이하기까지 각기 다른 형태의 '꿈'을 이루는 방식을 보여주곤 했다. 시대에 따라 이야기의도 캐릭터의 스타일도 달랐지만, 디즈니의 중심 뼈대는 'Dreams come true'였다. 디즈니의 창립자 로이 디즈니와 월트 디즈니 형제는 Dreamers(꿈꾸는 자들)에 대해 누누이 말해왔다.
그중에서 월트 디즈니는 'If you dream it, you can do it. Always remembr this whole thing was started with a dream and a mouse'(꿈꾸는 것이 가능하다면 그 꿈을 실현하는 것 또한 가능하다. 내 모든 것이 꿈과 생쥐 한 마리로 시작했다는 것을 늘 기억하라)라며 1928년 'Plane crazy'로 처음 등장한 디즈니의 상징 미키 마우스와 함께 꿈의 중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배의 조종실 키를 돌리며 휘파람을 부는 미키 마우스가 나온 'Steamboat Willie' 증기선 윌리를 첫 작품으로 생각하기도 하지만, 해당 작품은 3번째 작품으로 세계 최초 유성 애니메이션이기도 하다) 디즈니 100주년 기념작 '위시'(감독 크리스 벅, 폰 비라선손)는 그런 디즈니의 가치와 걸어온 발자취, 초기 신념을 응축해서 담아낸 작품이다. 소원이란 주제를 전면으로 내세우며 형상화한 것. 북미 기준 1940년 개봉한 '피노키오'의 OST 'When you wish upon a star' 속 가사처럼 그간 디즈니의 상징이자 동음이의어처럼 불리던 별과 소원이 합쳐지며 '위시' 안에 녹아들었다. ♪ 'When you wish upon a star, Makes no difference who you are, Anything your heart desires will come to you'(별에게 소원을 빌 때, 당신이 누구인지는 상관없어요. 진심으로 바라는 소원은 어떤 것이든 이루어질 거예요)
'위시'의 구성은 그렇기에 단순하다. 로사스 왕국에는 주민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매그니피코왕이 존재한다. 그들의 소원은 매그니피코 왕에 의해 지켜지고 있지만, 처음 간절히 바라던 소원이 무엇이었는지는 기억하지 못한다. 그저 소원 성취식이 다가와 이뤄지길 바랄 뿐이다. 곧 18살 생일을 앞둔 소녀 아샤도 마찬가지다. 아직 매그니피코 왕에게 소원을 빌지는 않았지만, 100살 생일을 맞은 할아버지와 엄마는 소원을 맡겨둔 상태다. 로사스 왕의 견습생 면접을 하게 된 아샤는 매그니피코 왕이 지키고 있는 마을 주민들의 소원과 그것이 대개는 이뤄지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꿈이 너무 모호하고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물방울 모양의 소원 안에는 하늘을 나는 꿈,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는 행위 등이 담겨있다. 가려져 있던 장막을 걷어내고 진실을 직면하게 된 아샤는 "인생은 불공평해", "그 분이 뭔데 결정하냐"라며 불만을 토해낸다. 할아버지에서 아샤까지 세대에 걸친 소원을 맡기는 행위는 아샤의 자각으로 인해 끊어지고야 만다. 이는 디즈니가 말하는 '이전 세대'와 '다음 세대' 사이의 연결 고리를 잇고 분리해내는 표현법이다. '잠자는 숲 속의 공주'(1959)에서 오로라 공주는 18살 생일이 되면 물레에 찔려 잠들 것이라는 선대에 유언을 받았지만 이웃나라 왕자의 도움으로 깨어나며, '라이온 킹'(1994)의 아들 무파사의 대를 이어 왕이 될 운명이었던 심바는 삼촌 스카의 계략으로 왕위를 찬탈당하지만 친구들의 도움으로 되찾았다.
'라푼젤'(2011)에서 18년 동안 자신이 납치되었다는 사실도 모른채 탑 안에 갇혀있던 공주 라푼젤은 세상에 대한 호기심으로 나갔던 바깥에서 진실을 깨닫으며 마법을 지닌 자신의 머리카락을 스스로의 판단으로 자르고, '겨울 왕국'(2013)에서 부모님의 죽음으로 마음의 문을 닫았던 엘사는 동생 안나와의 협업으로 아렌델 왕국의 굳건한 여왕이 된다. '코코'(2016)는 어떤가. 미구엘은 자신의 고조할아버지가 음악을 하겠다고 집을 나가는 바람에 기타치는 것을 금지당하지만, 망자의 날 조상들의 영혼과 마주치게 되면서 이전 세대와 지금 세대의 상처를 봉합한다. '엔칸토: 마법의 세계'(2021) 역시 마법을 사용하는 마드리갈 가족 중 유일하게 아무런 능력이 없는 미라벨은 자신만의 능력으로 가족들을 지켜낸다.
'메이의 새빨간 비밀'(2023)에서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으며 흥분하면 레서 판다로 변하는 메이는 자신을 통제하는 엄마로 인해 스트레스받지만, 엄마와 이전 세대 모두 레서 판다로 변해왔음을 알고는 자신이 원하는 선택을 하게 된다. 아샤의 선택도 마찬가지다. 매그니피코 왕으로부터 주민들의 소원을 돌려주고 스스로 꿈을 지키고 소망하게 하는 일을 계획하면서, 이전 세대가 추구하던 가치에서 벗어나기로 결심한다. 즉, 자신만의 origin story를 만들어낸 것이다. 사실 매그니피코 왕은 고전 디즈니가 표현하던 소원을 들어주는 방식을 차용한 인물로 읽어낼 수 있다. '피노키오'(1940)의 요정, '신데렐라'(1950)의 요정 대모, '인어공주'(1989)의 마녀 우슬라, '알라딘'(1992)의 지니까지. 하지만 그들에 의해 소원이 이뤄지는 대신 거짓말하면 코가 길어지거나('피노키오'), 걸어다닐 다리를 얻는 조건으로 목소리를 잃거나('인어공주'), 무도회장으로 갈 수 있지만 자정이 지나면 마법이 풀리는('신데렐라') 등의 일시적인 효과만을 얻게 된다. 소원을 들어주는 대상에 의해 수동적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는 것이 고전 디즈니의 일종의 경향이었다.
시간이 지나며, 디즈니가 꿈을 꾸고 이뤄내는 방식에 변화를 주기 시작했다. 타인에 의한 것이 아닌, 스스로 틀을 깨부수고 나오는 것으로. '위시'의 아샤는 디즈니가 경유해온 변화를 상징하는 인물이다. 절대적인 힘을 소유하고 있는 매그니피코 왕에게 소원을 맡기고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하늘을 보면서 자신만의 고유한 소원을 빌고 주민들의 소원을 각자에게 돌려주기로 한 것이다. 그것을 이뤄낼수 있을지 아닐지는 모르더라도. 그것이 바로 아샤의 옆에 어느순간 툭-하고 떨어진 Star의 존재다. 어디로 튈지 모르고, 무한한 가능성과 반짝이는 빛을 지닌 Star는 난데없이 나타나 아샤를 도와주며, Star는 아샤와 함께 다니는 당나귀 발렌티노에게 말을 할 수 있는 능력을 부여한다. 이 역시도 디즈니가 추구하는 동물을 그리는 시각이 담겨있다. '덤보'(1940)의 아기 코끼리, '밤비'(1942)의 새끼사슴, '101마리의 달마시안 개'(1961)의 강아지, '라이온 킹'(1994), '라따뚜이'(2007)의 쥐, '주토피아'(2016)의 동물들이 그러하듯이 말이다.
연출을 맡은 두 감독은 '위시'를 통해 100주년을 맞은 디즈니의 업적과 경외를 표현하기 위해 어떤 식으로 오마주할 것인지를 숱하게 고민하는 과정을 겪은 것만 같다. 때문에 '위시'의 스토리는 다소 평이하고 단순하지만, 디즈니가 응축하고 있던 주요한 가치들을 펼쳐놓는다. "인생은 동화가 아냐", "이것도 그냥 지나가는 시련 중 하나야"라는 아샤 주변인들의 말처럼, '위시'는 1937년 처음 시작한 장편 애니메이션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끝과 시작이 어디든 우린 하나"라는 디즈니의 서사를 잘 매듭짓는다. 물론 어둠의 마법에 손을 대면서 유일한 빌런으로 등장하는 매그니피코 왕과 어떤 시련이 달려와도 달려나가는 아샤 캐릭터가 기존의 디즈니가 그려내던 세계관을 답습하는 느낌으로 다가올 수도 있겠다. 외신의 혹평 역시, 신선하지 않다는 평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100주년의 과거와 미래의 가능성까지 공존해서 나아가는 방향이었으면 더욱 좋았겠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단순히 100년이라는 시간을 축하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의 디즈니는 어떻게 걸어 나갈 것인지에 대한 선언이자 출사표가 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틀어서 생각해보면, 디즈니가 걸어온 길을 추억하고 되짚어보는 의미에서 '위시'가 그려낸 100주년도 또 다른 상징을 만들어내지 않을까.
♪ If knowing what it could be is what drives me, Then let me be the first to stand in line. So I make this wish. To have something more for us than this. (무엇이 될 수 있는지 아는 것이, 절 이끄는 힘이라면 그럼 전 제일 첫번째 줄에 서 있을 거예요. 그래서 저는 소원을 빌어요. 지금보다 더 많은 걸 얻을 수 있기를) - '위시' OST This Wish 中
영화 '위시' 2024년 1월 3일 국내 개봉. 러닝타임 95분.
이하늘 텐아시아 기자 greenworld@tenasia.co.kr
'Dreams come true'
1923년 10월 16일 설립된 월트 디즈니 컴퍼니(The Walt Disney Company)는 100주년(2023년 기준)을 맞이하기까지 각기 다른 형태의 '꿈'을 이루는 방식을 보여주곤 했다. 시대에 따라 이야기의도 캐릭터의 스타일도 달랐지만, 디즈니의 중심 뼈대는 'Dreams come true'였다. 디즈니의 창립자 로이 디즈니와 월트 디즈니 형제는 Dreamers(꿈꾸는 자들)에 대해 누누이 말해왔다.
그중에서 월트 디즈니는 'If you dream it, you can do it. Always remembr this whole thing was started with a dream and a mouse'(꿈꾸는 것이 가능하다면 그 꿈을 실현하는 것 또한 가능하다. 내 모든 것이 꿈과 생쥐 한 마리로 시작했다는 것을 늘 기억하라)라며 1928년 'Plane crazy'로 처음 등장한 디즈니의 상징 미키 마우스와 함께 꿈의 중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배의 조종실 키를 돌리며 휘파람을 부는 미키 마우스가 나온 'Steamboat Willie' 증기선 윌리를 첫 작품으로 생각하기도 하지만, 해당 작품은 3번째 작품으로 세계 최초 유성 애니메이션이기도 하다) 디즈니 100주년 기념작 '위시'(감독 크리스 벅, 폰 비라선손)는 그런 디즈니의 가치와 걸어온 발자취, 초기 신념을 응축해서 담아낸 작품이다. 소원이란 주제를 전면으로 내세우며 형상화한 것. 북미 기준 1940년 개봉한 '피노키오'의 OST 'When you wish upon a star' 속 가사처럼 그간 디즈니의 상징이자 동음이의어처럼 불리던 별과 소원이 합쳐지며 '위시' 안에 녹아들었다. ♪ 'When you wish upon a star, Makes no difference who you are, Anything your heart desires will come to you'(별에게 소원을 빌 때, 당신이 누구인지는 상관없어요. 진심으로 바라는 소원은 어떤 것이든 이루어질 거예요)
'위시'의 구성은 그렇기에 단순하다. 로사스 왕국에는 주민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매그니피코왕이 존재한다. 그들의 소원은 매그니피코 왕에 의해 지켜지고 있지만, 처음 간절히 바라던 소원이 무엇이었는지는 기억하지 못한다. 그저 소원 성취식이 다가와 이뤄지길 바랄 뿐이다. 곧 18살 생일을 앞둔 소녀 아샤도 마찬가지다. 아직 매그니피코 왕에게 소원을 빌지는 않았지만, 100살 생일을 맞은 할아버지와 엄마는 소원을 맡겨둔 상태다. 로사스 왕의 견습생 면접을 하게 된 아샤는 매그니피코 왕이 지키고 있는 마을 주민들의 소원과 그것이 대개는 이뤄지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꿈이 너무 모호하고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물방울 모양의 소원 안에는 하늘을 나는 꿈,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는 행위 등이 담겨있다. 가려져 있던 장막을 걷어내고 진실을 직면하게 된 아샤는 "인생은 불공평해", "그 분이 뭔데 결정하냐"라며 불만을 토해낸다. 할아버지에서 아샤까지 세대에 걸친 소원을 맡기는 행위는 아샤의 자각으로 인해 끊어지고야 만다. 이는 디즈니가 말하는 '이전 세대'와 '다음 세대' 사이의 연결 고리를 잇고 분리해내는 표현법이다. '잠자는 숲 속의 공주'(1959)에서 오로라 공주는 18살 생일이 되면 물레에 찔려 잠들 것이라는 선대에 유언을 받았지만 이웃나라 왕자의 도움으로 깨어나며, '라이온 킹'(1994)의 아들 무파사의 대를 이어 왕이 될 운명이었던 심바는 삼촌 스카의 계략으로 왕위를 찬탈당하지만 친구들의 도움으로 되찾았다.
'라푼젤'(2011)에서 18년 동안 자신이 납치되었다는 사실도 모른채 탑 안에 갇혀있던 공주 라푼젤은 세상에 대한 호기심으로 나갔던 바깥에서 진실을 깨닫으며 마법을 지닌 자신의 머리카락을 스스로의 판단으로 자르고, '겨울 왕국'(2013)에서 부모님의 죽음으로 마음의 문을 닫았던 엘사는 동생 안나와의 협업으로 아렌델 왕국의 굳건한 여왕이 된다. '코코'(2016)는 어떤가. 미구엘은 자신의 고조할아버지가 음악을 하겠다고 집을 나가는 바람에 기타치는 것을 금지당하지만, 망자의 날 조상들의 영혼과 마주치게 되면서 이전 세대와 지금 세대의 상처를 봉합한다. '엔칸토: 마법의 세계'(2021) 역시 마법을 사용하는 마드리갈 가족 중 유일하게 아무런 능력이 없는 미라벨은 자신만의 능력으로 가족들을 지켜낸다.
'메이의 새빨간 비밀'(2023)에서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으며 흥분하면 레서 판다로 변하는 메이는 자신을 통제하는 엄마로 인해 스트레스받지만, 엄마와 이전 세대 모두 레서 판다로 변해왔음을 알고는 자신이 원하는 선택을 하게 된다. 아샤의 선택도 마찬가지다. 매그니피코 왕으로부터 주민들의 소원을 돌려주고 스스로 꿈을 지키고 소망하게 하는 일을 계획하면서, 이전 세대가 추구하던 가치에서 벗어나기로 결심한다. 즉, 자신만의 origin story를 만들어낸 것이다. 사실 매그니피코 왕은 고전 디즈니가 표현하던 소원을 들어주는 방식을 차용한 인물로 읽어낼 수 있다. '피노키오'(1940)의 요정, '신데렐라'(1950)의 요정 대모, '인어공주'(1989)의 마녀 우슬라, '알라딘'(1992)의 지니까지. 하지만 그들에 의해 소원이 이뤄지는 대신 거짓말하면 코가 길어지거나('피노키오'), 걸어다닐 다리를 얻는 조건으로 목소리를 잃거나('인어공주'), 무도회장으로 갈 수 있지만 자정이 지나면 마법이 풀리는('신데렐라') 등의 일시적인 효과만을 얻게 된다. 소원을 들어주는 대상에 의해 수동적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는 것이 고전 디즈니의 일종의 경향이었다.
시간이 지나며, 디즈니가 꿈을 꾸고 이뤄내는 방식에 변화를 주기 시작했다. 타인에 의한 것이 아닌, 스스로 틀을 깨부수고 나오는 것으로. '위시'의 아샤는 디즈니가 경유해온 변화를 상징하는 인물이다. 절대적인 힘을 소유하고 있는 매그니피코 왕에게 소원을 맡기고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하늘을 보면서 자신만의 고유한 소원을 빌고 주민들의 소원을 각자에게 돌려주기로 한 것이다. 그것을 이뤄낼수 있을지 아닐지는 모르더라도. 그것이 바로 아샤의 옆에 어느순간 툭-하고 떨어진 Star의 존재다. 어디로 튈지 모르고, 무한한 가능성과 반짝이는 빛을 지닌 Star는 난데없이 나타나 아샤를 도와주며, Star는 아샤와 함께 다니는 당나귀 발렌티노에게 말을 할 수 있는 능력을 부여한다. 이 역시도 디즈니가 추구하는 동물을 그리는 시각이 담겨있다. '덤보'(1940)의 아기 코끼리, '밤비'(1942)의 새끼사슴, '101마리의 달마시안 개'(1961)의 강아지, '라이온 킹'(1994), '라따뚜이'(2007)의 쥐, '주토피아'(2016)의 동물들이 그러하듯이 말이다.
연출을 맡은 두 감독은 '위시'를 통해 100주년을 맞은 디즈니의 업적과 경외를 표현하기 위해 어떤 식으로 오마주할 것인지를 숱하게 고민하는 과정을 겪은 것만 같다. 때문에 '위시'의 스토리는 다소 평이하고 단순하지만, 디즈니가 응축하고 있던 주요한 가치들을 펼쳐놓는다. "인생은 동화가 아냐", "이것도 그냥 지나가는 시련 중 하나야"라는 아샤 주변인들의 말처럼, '위시'는 1937년 처음 시작한 장편 애니메이션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끝과 시작이 어디든 우린 하나"라는 디즈니의 서사를 잘 매듭짓는다. 물론 어둠의 마법에 손을 대면서 유일한 빌런으로 등장하는 매그니피코 왕과 어떤 시련이 달려와도 달려나가는 아샤 캐릭터가 기존의 디즈니가 그려내던 세계관을 답습하는 느낌으로 다가올 수도 있겠다. 외신의 혹평 역시, 신선하지 않다는 평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100주년의 과거와 미래의 가능성까지 공존해서 나아가는 방향이었으면 더욱 좋았겠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단순히 100년이라는 시간을 축하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의 디즈니는 어떻게 걸어 나갈 것인지에 대한 선언이자 출사표가 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틀어서 생각해보면, 디즈니가 걸어온 길을 추억하고 되짚어보는 의미에서 '위시'가 그려낸 100주년도 또 다른 상징을 만들어내지 않을까.
♪ If knowing what it could be is what drives me, Then let me be the first to stand in line. So I make this wish. To have something more for us than this. (무엇이 될 수 있는지 아는 것이, 절 이끄는 힘이라면 그럼 전 제일 첫번째 줄에 서 있을 거예요. 그래서 저는 소원을 빌어요. 지금보다 더 많은 걸 얻을 수 있기를) - '위시' OST This Wish 中
영화 '위시' 2024년 1월 3일 국내 개봉. 러닝타임 95분.
이하늘 텐아시아 기자 greenworld@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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