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MI, SLL
/사진제공=MI, SLL
JTBC 토일드라마 '웰컴투 삼달리'가 매회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주말 안방극장의 신흥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무엇보다 시청자들 사이에서 열띤 반응이 이어지며, 본격 '시간 순식간에 삭제' 드라마로 등극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웰컴투 삼달리'는 자타공인 로맨틱 코미디 천재 지창욱과 신혜선의 만남으로 방송이 시작되기 전부터 시청자들의 높은 기대를 불러 모았다. 그리고 베일을 벗은 이들의 로맨틱 코미디 시너지는 기대 그 이상이었다. 신혜선도 인정한 "눈빛으로 말하는 배우" 지창욱은 마음에 품고 있는 전 여자 친구 삼달(신혜선 역)이 서울에서 상처받고 고향으로 8년 만에 내려오면서 시시각각 변화하는 용필의 감정들을 두 눈에 오롯이 수놓았다. 무엇이든 제 것으로 소화해내는 신혜선은 겉보기엔 강해 보이지만 속은 한없이 여린 외강내유의 삼달을 유려한 감정 연기로 담아냈다. 이에 따라 시청자들을 이들을 따라 울고 웃을 수 있었다.

그런 두 배우들이 유구한 역사를 가진 용필과 삼달의 파란만장한 짝꿍의 역사를 그려내니 시청자들의 반응은 폭발할 수밖에 없었다. 특히 로맨스와 코미디 사이를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변주는 시청자들을 더욱 몰입시켰다. 8년 만의 재회에서는 도둑을 잡으려는 자와 들키지 않으려는 자의 돌아버릴 바지 끈 쟁탈전으로 웃음을 자아내더니, 그 도둑이 돌아온 삼달이라는 사실이 드러났을 땐 분위기가 애틋한 재회로 180도 반전됐다. 둘의 연인 1일 차 때도 그랬다. 대학생 용필이 삼달에게 처음 고백하는 순간에는 멜로 무드로 설렘을 안기더니, 1초 뒤 술에 취한 삼달이 "누구세요"라는 말과 함께 정신을 잃은 모습을 보여주며 반전 웃음을 끌어냈다. 그렇게 어디로 튈지 모르는 이들의 청정 짝꿍 로맨스는 지창욱, 신혜선의 열연과 더해져 시청자들의 시선을 꽉 붙들었다.

개성 만점 캐릭터들이 삼달리 곳곳에 포진해 있다는 점 또한 눈 돌릴 틈을 없게 만든다. 착한데 눈치는 살짝 부족한 투머치 토커 왕경태(이재원 역), 동갑내기 친구 중 가장 순둥순둥하지만, 눈치는 빠른 차은우(배명진 역), 삼달에게 은은하게 돌아있는 졸부 부상도(강영석 역)로 구성된 '독수리 오형제'는 지루할 틈 없는 유머 감각을 발산하며 등장만 했다고 하면 폭소를 안겼다. 또한 언제나 함께했고, 언제나 서로를 위해 달려갔던 이들의 진짜 우정은 삼달의 ‘숨 고르기’를 어떻게 도울지 벌써 기대케 하는 포인트로 자리 잡고 있다.

삼달리 공식 '공포의 세 자매' 중 첫째 조진달(신동미 역), 셋째 조해달(강미나 역)은 각자만의 확실한 캐릭터로 안방극장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세 자매 케미스트리를 쌓아 올렸다. 여기에 9살 애답지 않은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팩트폭격을 날리는 해달의 딸 차하율(김도은 역)까지 합세하니 천하무적 웃음 사냥 조합이 완성됐다. 무엇보다 진달이 승무원이었던 시절, 술에 취해 진상을 부리는 승객을 힘으로 제압하는 것을 보고 한눈에 반했던 AS 그룹 대표이자 그녀의 전남편 전대영(양경원 역)이 테마파크 건으로 제주로 오면서 진달과의 만남이 예측된다. '힘센 애' 진달과 대영의 재회는 또 어떤 별난 에피소드를 만들어낼지, 앞으로 3달 시스터스가 또 어떤 버라이어티한 활약을 펼칠지 다음 이야기가 손꼽아 기다려진다.

삼달의 부모인 해녀 회장 고미자(김미경 역)와 미자 바라기 조판식(서현철 역), 때로는 엄마가 되어주고 또 때로는 친구도 되어주는 용필 아빠 조상태(유오성)는 자나 깨나 오로지 자식 걱정뿐인 부모의 마음을 그리며 따뜻한 가족의 정을 선사하고 있다. 여기에 미자를 따르는 해녀 삼춘들 오금술(백현주 역), 양부자(김미화 역), 전혜자(윤진성 역) 및 삼달리 사람들은 저마다의 개성 넘치는 캐릭터 플레이로 감초 역할을 제대로 했다. 이러한 다채로운 캐릭터들이 삼달리에서 복닥복닥 만들어 나가는 정에 빠져들다 보면 1시간은 그야말로 순식간에 삭제됐다.

그리고 그 정과 추억을 더욱 진하게 만드는 장치가 있다. 바로 그때 그 시절의 감성을 돋우는 노래를 배경음악으로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시청자들을 마음이 몽글해지는 과거의 추억 속으로 데려다 놓은 것. 대표적으로 세대를 막론하고 많은 이들의 마음을 울리는 가왕 조용필의 명곡 '단발머리', '돌고 도는 인생', '마도요'와 나몰라패밀리의 '사랑해요'를 통해 그리웠던 추억과 오랜 날의 정을 소환했다. 그 외에도 용필과 삼달의 애증의 미역 싸움 장면에는 조용필의 '창밖의 여자' 중 "누가 사랑을 아름답다 했는가"라는 가사의 구간을 배경음악으로 깔면서, 두 사람의 크레이지 러브를 더욱 증폭시키기도 했다.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배가시킨 100점 활용법이었다.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 kkk39@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