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MI, S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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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토일드라마 '웰컴투 삼달리'의 지창욱이 신혜선을 향한 오랜 순애보로 방송 첫 주부터 '순도 100% 순정남'이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웰컴투 삼달리'에는 출구 없는 순애보 매력으로 방송 단 2회 만에 시청자들의 마음을 꽉 잡은 캐릭터가 있다. 바로 개천 삼달리가 좋아 그곳을 소중히 지키는 개천 지킴이 조용필(지창욱 역)이다. 제주 기상청에서 일하고 있는 그는 오랜 경험치로부터 쌓인 데이터와 촉으로 제주 날씨만큼은 슈퍼컴퓨터 못지않은 정확도를 자랑하는 능력자 예보관. 본청에서도 혀를 내두를 정도의 꼴통이란 소리를 들어도 고집스럽게 날씨에 매달리는 이유의 기저엔 위험천만한 바다에서 일하는 마을 사람들의 안전을 지키려는 따뜻한 심성이 깔려있다.

그런 용필에게는 삼신 할망이 점지해준 운명의 짝꿍, 조삼달(신혜선 역)이 있다. 태어난 순간부터 30년간 한 세트처럼 붙어 다니다 눈이 맞아 "역사에 남을 도른자 커플"이 된 이들은 어떤 이유에서인지 눈물의 이별을 맞았고, 그 후로 8년이나 서로가 없는 삶을 살아왔다. 용필은 자신이 사랑하고 소중히 여기는 개천에서, 삼달은 개천을 떠나 서울에서였다. 그런데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라는 말은 용필에겐 해당하지 않는 듯했다. 8년이나 지났지만, 아직도 마음 한 켠엔 삼달만을 품고 있는 정황들이 속속들이 포착된 것.

용필은 삼달과 헤어진 뒤 아빠 조상태(유오성 역)가 선 자리를 주선해줘도 마다하며 다른 누구를 만날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용필의 동네 친구 독수리 오형제와 럭키 편의점 알바생 김만수(스잘 역)는 삼달을 "아직도 러브"하냐며 의심의 눈초리를 쏘았다. 서울 본청 발령을 마다하는 이유도 삼달 때문이라는 추측이 지배적이다. 개천을 사랑하는 용필은 "타잔이 10원짜리 팬티만 입는 건 천만 원짜리 밍크코트를 줘도 쪄 죽을까 봐 못 입기 때문"이라는 비유로 자신에게 서울은 안 맞는다고 열변했다. 하지만 "서울에 마주치면 안 되는 사람", 즉 삼달 때문이라는 게 이들의 설명이었다.

그 추측을 증명하듯, 용필의 사무실 책상에는 톱 포토그래퍼로 삼달이 커버를 장식한 매거진이 버젓이 놓여 있었다. 그 옛날 개천을 떠나고픈 삼달이 서울로 향하는 비행기의 개수를 세며 꿈을 키우던 언덕에 홀로 앉아 매거진에 실린 인터뷰를 읽던 용필의 두 눈에는 오랜 짝꿍을 향한 그리움이 담겨 있었다. 서울에 있는 삼달에게 예상치 못한 이슈가 터졌을 때는 겉으로는 신경 쓰지 않는 척해도 남몰래 기사를 보며 걱정했고,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서울 발령에 관심을 갖기도 했다. 그렇게 몸은 떨어져 있었지만, 마음만은 삼달과 쭉 함께였던 용필이었다.

2회 에필로그에서 드러난 그의 가슴 저린 순애보는 단숨에 화제의 명장면을 탄생시켰다. 자신을 시기하던 퍼스트 어시스턴트 방은주(조윤서 역)의 소동으로 업계에서 후배를 괴롭힌 사진작가로 낙인찍힌 삼달은 그 여파로 진행하던 프로젝트에서 모두 손을 떼야 했다. 파리 매거진과 함께 진행하던 '人: 내 사람' 전시회는 오픈조차 해보지 못하고 문을 닫았다. 전시회에 사진을 걸게 허락해준 삼달의 '내 사람'들도 하나 같이 자신의 사진을 내려달라며 그녀에게서 등을 돌렸다. 그런데 그 전시회에 용필이 몰래 찾아와 방명록에 자신의 이름을 남겼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8년이나 연락이 없었지만, 삼달로부터 도망치지 않고 그녀의 뒤를 묵묵히 지킨 유일한 ‘내 사람’이 바로 용필이었던 것. 먹먹한 감동을 선사한 용필의 순정으로 인해 안방극장의 여심이 요동친 순간이었다.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 kkk39@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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