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독전2' 오승훈 인터뷰
배우 오승훈. /사진제공=넷플릭스
배우 오승훈. /사진제공=넷플릭스
배우 오승훈은 거듭해서 말했다. "늘 순수하고 싶고, 천진해지고 싶다"고. 1991년생으로, 올해 33살인 오승훈의 얼굴에 소년다움이 보이는 까닭은 그런 마음을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2018년 개봉해 많은 사랑을 받았던 '독전1'의 미드퀄 '독전2'에서 오승훈은 서영락 역을 연기했다. 전작에서 류준열이 연기한 서영락이 표정을 완벽하게 감춘 냉혹한 늑대 같았다면, '독전2'에서 오승훈이 연기한 서영락은 순진함이 엿보이는 어린 양을 연상시킨다. 사뭇 다른 느낌의 서영락이기는 하지만, 오승훈만의 독특한 면모를 찾아볼 수 있는 지점도 있다.
영화 '독전2' 스틸컷. /사진제공=넷플릭스
영화 '독전2' 스틸컷. /사진제공=넷플릭스
지난 17일 '독전2'가 넷플릭스에서 공개되고 여러 평가가 나왔다. 그중에서도 전편의 명맥을 이어가지 못했다는 혹평들이 다수. 평들을 찾아봤느냐는 질문에 오승훈은 "더 섬세하고, 열렬히 다듬어나가야겠다는 생각이다. '독전2'에서 맡았던 역할 주인공의 롤로서 작품에 대한 책임감과 행동에 대한 책임감이 많아졌다"라고 솔직하게 답했다.

올해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첫선을 보인 '독전2'로 관객들을 만나며 긴장했지만 설렜다는 오승훈은 "부산에 다시 간 것이 '메소드' 이후에 처음이었다. 긴장도 됐다. 막상 가니까 마냥 좋더라.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 영화인들의 축제 같은 곳에 가서 우리 영화로서 존재하는 것이 좋았다. 관객분들을 만나고 나서는 어떠셨을지 궁금했던 지점들이 많았다"라고 이야기했다.
영화 '독전2' 스틸컷. /사진제공=넷플릭스
영화 '독전2' 스틸컷. /사진제공=넷플릭스
오승훈은 전작의 배우 류준열이 표현한 서영락 역의 오디션에서 1000명 가량의 경쟁자를 뚫고 발탁됐다. 하지만 이미 만들어진 이미지가 있던 탓에 새로이 연기하는 것이 부담이 되기도 했다고. 서영락 싱크로율이 맞지 않는다는 혹평을 보기도 했지만, 그는 "그건 관객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아쉬운 지점이나 부족한 지점은 연기하면서도 느끼지 않았겠나. 락과 함께하면서 떳떳했고, 한순간도 거짓말을 한 적이 없다"라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독전2'를 택한 이유에 대해선 "'독전1'을 영화관에 세 번 정도 봤다. 무엇보다 류준열 선배님이 연기하신 서영락을 연기한다는 것만으로도 설렜다. 매력적인 인물을 연기할 수 있던 기회였다. 연기자로서 행복하지 않겠나. 오디션 기회가 있었고, 오디션을 보면서 락한테 정이 간 것 같다"라고 답변했다.

서영락을 어떤 캐릭터라고 생각하고 연기에 임했냐는 질문에 "이 친구가 가진 공허함과 쓸쓸함 외로움에 끌렸다. 나와 닮아있는 부분도 많다고 생각했다. '왜 이럴까, 단지 복수심?'이라는 질문도 스스로 했다. (락에게는) 6살 때 시작된 일이지 않나. 파고들었던 것 같다. 그래서 락이 유일하게 자신에게 동질감을 느낀 원호에게 위로받고 싶어 한 것 같다. 내가 생각한 락은 '한번 사랑을 제대로 해보기는 했을까. 되게 외로운 존재'라고 생각해서 안타까웠다"라고 강조했다.
영화 '독전2' 스틸컷. /사진제공=넷플릭스
영화 '독전2' 스틸컷. /사진제공=넷플릭스
현장에서 조진웅, 차승원, 한효주 등 선배들과 함께 호흡을 맞추며 많이 배우면서 연기했다고. 오승훈은 "감독님께서 조진웅 선배님과 리딩을 할 기회를 주셨다. 그간 고민이 많았는데, 한번 맞춰보고 (조진웅) 선배님이 좋다고 하고 안아주셨다. 조금의 용기와 자신감이 생겼었다. 차승원 선배의 경우, 전체 촬영이 끝나고 나 혼자 추가로 촬영하는 지점이 있었다. 선배님이 안 나오는 앵글에서도 도와주셨다. 선배님과 연기를 할 때, 매 순간 재밌었다"라고 언급했다.

한효주 배우와는 날 것 그대로의 액션으로 '독전2'만의 새로움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오승훈은 "(한효주 배우와 연기하는 것은) 하나의 로망 같은 순간이었다. 너무 대치하는 역할이어서 아쉬웠다. 일단 액션을 준비하면서 선배님이 잘하시는 것을 알고 있었다. 혹시나 내가 미흡해서 다칠까 봐 엄청 오랜 시간 무술팀과 준비했던 기억이 있다. (한효주 선배의) 수분 관리를 한 복근이 보이더라. 가죽 같았다(웃음)"라고 비하인드를 밝혔다.
배우 오승훈. /사진제공=넷플릭스
배우 오승훈. /사진제공=넷플릭스
2013년 데뷔한 오승훈은 어느덧 10년 차 배우다. 연기를 시작하기 전, 오랜 시간 농구선수로 생활했지만 예상치 못한 부상으로 그만둬야 했다고. 이에 오승훈은 연기를 시작한 이유와 매력을 언급하며 "운동할 때만 해도 포커페이스가 중요했다. 슬프다고 해도 혼나고 기뻐도 혼났다. 처음 연기했을 때, 감정을 표현하는 직업이라서 (감정이) 해소된 경험이 있다. 연기할 때, 앵글 안에서 상대방과 오롯이 교감할 때 행복하다. 눈을 보고 그 사람이 탁 느끼고 하는 순간이 행복한 것 같다. 그래서 연기가 그 순간에 좋아졌다"라고 미소를 지어 보였다.

배우로서의 방향성이나 어떤 사람이 되고 싶냐는 질문에는 "배우는 재료인 것 같다. 나라는 배우를 잘 다듬고 싶다. 배우로서 잘 살아가기 위해서도 잘 살고 싶다. 작품 앞에서 늘 겸손했으면 좋겠다. 늘 순수하면 좋겠다. 천진하고 싶다. 살다가 지치는 순간도 있고, 쉬고 싶은 순간도 있는데. 연기나 작품이나 순수한 마음이 반짝일 수 있게끔 온갖 노력을 다하고 싶다"라고 포부를 드러냈다.

이하늘 텐아시아 기자 greenworld@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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