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아의 세심》
빌보드 측, 올해 처음으로 K팝 부문 신설
K팝 아티스트 총 4개 트로피
허나 전체 부문 아닌 K팝 부문에만 국한…아쉬움 남는다
/ 사진제공=2023 BBM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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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아의 세심》
김세아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 이슈를 '세'심하고, '심'도있게 파헤쳐봅니다.

다수의 K팝 아티스트들이 '2023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분명 축하하고 기뻐야 할 일임에도 불구하고 어딘가 찝찝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20일(한국시간) 오전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 가든 아레나에서 '2023 빌보드 뮤직 어워드(2023 BBMA)'가 개최됐다.

이날 시상식은 비대면으로 진행됐다. 총 69개 부문의 시상이 이뤄진 가운데, 'K팝 투어링 아티스트'에는 블랙핑크가, '톱 글로벌 K팝 아티스트'에는 뉴진스, '톱 글로벌 K팝 송' 부문은 방탄소년단(BTS) 정국, '톱 K팝 앨범 부문'에서는 스트레이 키즈가 수상자에 이름을 올렸다.

또한 이날 시상식에서 뉴진스와 스트레이 키즈가 퍼포머로서 무대에 올라 축하 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스트레이 키즈는 K팝 보이 그룹으로는 방탄소년단에 이어 두 번째로, 뉴진스는 K팝 걸그룹 중 최초라는 타이틀을 얻으며 명예를 안게 됐다.
/ 사진=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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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빌보드 시상식이 개최되기 전, 방탄소년단 첫 솔로 앨범 'Face(페이스)'의 타이틀곡 'Like Crazy(라이크 크레이지)'로 전체 부문인 '톱 셀링 송'의 후보로 지명돼 기대를 자아냈다.

이외에도 지민은 K팝 부문인 '톱 글로벌 K팝 아티스트', '톱 K팝 앨범', '톱 글로벌 K팝 송' 등 네 개 부문 후보에 이름을 올리며 K-팝 솔로 아티스트로는 가장 많은 부문에 노미네이트 됐으나 어느 부문에서도 수상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계약 분쟁을 겪어 해체 위기까지 갔던 그룹 피프티 피프티 또한 'Cupid(큐피드)'로 전체 부문인 톱 듀오/그룹 부문과 K팝 부문인 톱 글로벌 K팝 송 후보에 올랐으나 지민과 마찬가지로 수상이 불발됐다. 뉴진스 역시 K팝 부문이 아닌 '톱 빌보드 글로벌(미국제외) 아티스트'에도 후보자로 이름을 올렸으나 수상하지 못했다.

시상식의 퍼포머로서 K팝 아이돌 그룹이 두 그룹이나 참석했고 총 4개의 트로피를 거머쥐었음에도 영 달갑지 않게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빌보드 측은 올해 K팝 부문을 신설했다. '톱 글로벌 K팝 아티스트' '톱 K팝 투어' '톱 K팝 앨범' '톱 글로벌 K팝 송' 등 4개의 K팝 부문을 신설하면서 K팝 아티스트들을 인정했다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오히려 K팝을 인정한 것은 맞으나 앨범의 판매량이나 팬덤의 인기 등으로 국한했을 뿐, 장르적으로는 따로 구분을 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제기되기도 했다.
/ 사진=2023 BBM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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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보드에서 K팝 부문을 신설함에 따라 K팝 아티스트들의 수상은 자연스럽게 당연한 수순이 됐다. K팝 부문에 후보로 오를 수 있는 아티스트는 당연히 K팝 아이돌 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날 퍼포머로 무대에 오른 뉴진스와 스트레이 키즈는 각각 '톱 글로벌 K팝 아티스트'와 '톱 K팝 앨범 부문'에서 수상하는 쾌거를 안았다.

물론 이들이 낸 성적과 결과가 당연하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주목해야 할 점은 전체 부문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번 빌보드 어워드에서 K팝 아티스트는 총 4개의 트로피를 얻었다. 전부 K팝 부문에서 얻은 결과다. 전체 부문에서는 단 하나의 트로피를 수상하지 못했다. 말 그대로 찬밥 신세가 됐다고 느껴질 수 밖에 없다.

K팝이 전세계적으로 미치는 영향력이 커지고, 아티스트의 팬덤도 확대되는 등 파이가 늘어난 것은 사실이다. 허나 빌보드에서 K팝 부문을 따로 신설하면서 '당연히 K팝 아티스트 중 누군가는 받을 상' 이라는 인식이 생기면서 전보다 이름값의 무게가 덜하게 느껴지는 것도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다.

미국 3대 대중음악 시상식으로 꼽히는 빌보드 뮤직 어워드와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 그래미 어워드 중 그래미 어워드를 제외한 2개의 시상식에서 K팝 부문을 신설했을 정도로 K팝의 영향력은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진 상태다.

참으로 자랑스러운 일이지만 한켠으로는 K팝 아티스트들을 K팝 부문에만 한정지으려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가 따른다. 축제에서 정작 맛있는 음식은 그들만 먹고 있는 '그들만의 세상'이 된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김세아 텐아시아 기자 haesmi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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