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로 출신 라키, '라키스트' 발매하며 솔로 데뷔
"라키라는 이름 좀 더 알리고파"
"故 문빈 떠나고 삶 무너지기도"
"아스트로 탈퇴, 사실 활동 중단 고민"
"선한 영향력 주는 아티스트 되고파"
라키 / 사진제공=원파인데이
라키 / 사진제공=원파인데이
"버린 곡들도 많았어요."

라키가 첫 솔로 앨범 '라키스트(ROCKYST)'를 준비하며 겪은 시행착오에 대해 이같이 밝히며 "처음이라는 타이틀인 만큼 소중했고, 특히 더 심혈을 기울였다"고 애착을 드러냈다. 아스트로 멤버로 활동했던 라키는 데뷔 8년차에 솔로로 데뷔하게 됐다. 프로듀싱을 이미 경험했지만 앨범 기획·제작 전반을 주도적으로 한 건 처음이다. 그는 "그룹 활동 때는 멤버 각자의 파트를 머릿속에 그려보며 작업했는데, 지금은 제 것만 그려야하니 처음엔 풀기 어려웠다"고 털어놓았다.

'라키스트'라는 앨범명은 자신의 이름 '라키(ROCKY)'와 '아티스트(ARTIST)'를 결합한 것으로, '솔로 아티스트' 라키를 세상에 알리겠다는 의지와 포부를 표현했다. 라키는 "다채로운 장르로 구성한 이번 앨범을 통해 아티스트로서 내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라키라는 이름을 좀 더 알리고 싶다"라고 열의를 드러냈다.

앨범에는 타이틀곡 '럭키 라키(LUCKY ROCKY)'를 비롯해 총 6곡이 수록됐다. '럭키 라키'는 이 노래를 함께 부르고 춤을 추는 순간 행운이 찾아온다는 의미와 더불어 자신의 이름 '라키'를 기억해 달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라키는 "처음에는 '라키 라키'였다"고 웃으며 "라키라는 친구가 솔로로 데뷔했다는 것만 알려줘도 성공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곡은 9월에 마무리됐다. 완성까지 3개월 정도 걸렸는데, 정말 3개월이라는 시간을 온전히 다 썼다"라고 설명했다.
라키 / 사진제공=원파인데이
라키 / 사진제공=원파인데이
라키는 지난 2월 전 소속사 판타지오를 떠나며 아스트로에서 탈퇴했고, 이후 1인 기획사 원파인데이엔터테인먼트를 설립했다. 라키는 아스트로 멤버들과 여전히 돈독한 사이를 자랑했다.그는 "10월 개소식에 아스트로 형들이 왔다. 감동이었다"며 고마운 마음을 표했다. 이어 "형들이 새벽 3~4시가 됐는데도 안 갔다. 가라는 눈치를 줬는데도 안 가더라"면서도 "개소식에 많은 분들이 찾아와 축하해주셨는데, 가장 마지막까지 자리를 지켰던 게 멤버들이라 뿌듯했다"고 말했다. 또한 "은우 형은 촬영으로 인해 바빠서 참석하진 못했지만 화환을 보내줬다. 판타지오에서도 보내주셨다. 감동이었다. 두 화환은 아직도 있다"며 미소지었다.

아스트로 멤버들은 지난 4월 문빈을 떠나보내는 아픔을 겪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연습생 생활을 시작하며 문빈과 함께 유년시절을 보낸 라키. 그는 "초반에는 정신이 나가있었다"며 "지금도 완전히 보내진 못했다. 반 정도 보내준 것 같다. 계속 보고 싶은 마음뿐이다"고 조심스레 운을 뗐다. 또한 "긴 세월 같이 한 형이다 보니 제 삶이 흔들리고 아예 무너질 정도로 큰 타격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문빈이 세상을 떠난 일주일가량 뒤, 라키는 문빈의 꿈을 꿨다고 한다. 그는 "여러 말을 해줬는데, 제가 듣고 싶은 말들이었던 것 같다. 위안을 얻었다. 주변 분들한테도 꿈에 나타났다는 얘기를 들었다. 떠나고도 사랑했던 사람들에게 나타나주는 게 문빈 형답다고 생각했다"며 그리움을 내비쳤다. 라키는 "다시 데리고 올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니 마음속에 품고 나중에 만날 날을 기약하면서 같이 했던 걸 이어나가자는 생각으로 지금 열심히 하고 있다"며 마음을 다잡았다. 아직은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라키는 문빈을 위해 쓴 곡을 나중에 세상에 낼 생각이라고 한다.
라키 / 사진제공=원파인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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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키가 회사까지 설립하며 작정하고 '솔로 데뷔'를 준비한 것 같지만 애초에 계획한 일은 아니었다. 라키는 '솔로 데뷔'가 아닌 '재기'라고 했다.

연예계 활동을 쉬려던 생각이었냐는 물음에 "잠깐 했다"고 고백했다. 라키는 "잘라내듯 이 생활을 마무리하려 했던 건 아니었다"며 "연습생부터 어느덧 15년이 됐더라. 그간 슬럼프 같은 게 없었는데 정체성, 원동력이 무너지고 여러 일이 겹치면서 혼란스러웠다"고 털어놨다. 또한 "사실 회사 설립은 단 한번도 생각해본 적 없는 일이었다"고 했다. 회사를 만들겠다가 아닌 무대를 이어가고 싶다가 먼저였다는 것. 지금은 회사 대표로서 '컨펌'해야할 일이 너무나 많아 잠잘 시간도 부족하다는 라키는 "모르니까 도전할 수 있었다. 이렇게 많은 일들이 있을 거란 걸 알았다면 시작 못 했을 거다. 퇴근하고 싶어도 할일이 많아서 못 하는 회사원의 심정을 느끼고 있다"라며 웃음을 터트렸다.
라키 / 사진제공=원파인데이
라키 / 사진제공=원파인데이
라키의 동생도 연예계 활동을 하고 있다. 그룹 하우의 정근이다. 라키는 "제가 엎어키웠다. 제가 탄생시켜 달라고 했기 때문에 책임감이 있다. 어렸을 때 한 번 잃어버린 경험이 있어서 백화점 같은 곳에 가면 손을 꼭 잡고 다녔다"며 동생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또한 "형제지간 사뭇 무심한 다른 이들과 달리 다정다감하다"라고 자랑했다. 그러면서 "조언하면 꼰대 같이 보일까봐 동생이 먼저 물어보면 나도 얘기한다. 춤, 노래에 대해 한번 이야기를 시작하면 밤을 지새우도록 이어진다"며 "카톡보다 전화를 많이하는데, 제게 여러 얘기를 해준다는 게 감동이다"고 전했다.

솔로 가수, 프로듀서, 회사 대표라는 새로운 시작점에 선 라키. "전 대단한 아티스트는 아닙니다. 하지만 세상 속 한 인간으로서 좋은 심성을 갖고 살아가려고 합니다. 소수에게라도 선한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어요."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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