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아의 세심》
성시경, 음원 성적에서 강세 보여
이효리, '후디에 반바지' 예상보다 아쉬운 성적
성시경 이효리 / 사진=텐아시아DB
성시경 이효리 / 사진=텐아시아DB
《김세아의 세심》
김세아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 이슈를 '세'심하고, '심'도있게 파헤쳐봅니다.

데뷔 20년차가 넘은 '라떼' 시절의 가수들이 하나둘씩 본업으로 복귀했다. 데뷔 24년차 가수 성시경의 정통 발라드는 통했지만 26년차 가수 이효리의 댄스는 여전히 고전 중인 이유는 무엇일까.

그간 구독자 163만 유튜버로 활약을 보여왔던 성시경이 신곡을 발매했다. 성시경은 19일 브라운아이즈소울의 나얼과 함께한 싱글 '잠시라도 우리'를 발매했다. 이는 지난 2021년 5월 정규 8집 앨범 'ㅅ(시옷)'을 내놓은 이후 2년 5개월 만의 신곡이다.
/ 사진제공=에스케이재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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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로서 무대가 아닌 방송, 유튜브 등에서 활발하게 활동했던 만큼 오랜만에 발표한 이번 신곡 성적에 신경이 쓰였을 터. 우려와는 다르게 '잠시라도 우리'는 발매 직후 멜론, 지니, 벅스 등 국내 주요 음원 차트에서 실시간 1위에 등극하며 예상보다 뛰어난 성적을 기록했다.

예상 보다 뛰어난 성적을 받은 성시경의 심경은 어땠을까. 그는 22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해 "발라드가 더이상 주류가 아니라는 생각이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음원이나 앨범을 낼 때 결정과 기분은 똑같은 것 같다. '이것이야말로 20~30대가 좋아하는 사운드지'가 아니라 결국엔 '내가 듣고 너무 좋고 사람들도 좋아해줄 것 같아'라는 기대를 하면서 내는 거다. 이번 곡도 그렇다"라고 소신을 밝혔다.

결국 성시경의 줏대가 통했다. 성시경의 '잠시라도 우리'는 음원 발매 첫날 이후에도 23일 오후 기준 멜론 핫100 10위, 톱100 19위를 기록하는 등 여전히 차트에서 저력을 발휘하고 있다. 최근 차트인한 대부분의 곡이 K팝 아이돌의 곡이거나, 임영웅 등의 노래이기에 성시경과 같은 발라드 가수가 상위권에 안착한 것은 상당히 의미있는 수치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성시경은 "감이 좋은 사람이 가요계에서 성공하는 거고, 그게 떨어지면 은퇴를 해야하는 거다. '내가 발라드를 이 정도로 불렀는데 이 정도 곡이면 그래도 10~20대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내 또래 사람들은 좋아해주지 않을까'라는 자신감은 있는 것 같다"라며 이유 있는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 사진제공=안테나뮤직
/ 사진제공=안테나뮤직
그렇다면 같은 시기에 본업으로 돌아온 가수 이효리의 성적은 어땠을까. 데뷔 26년차, 그간 제주도와 서울을 오가며 MZ세대에게는 가수가 아닌 방송인으로 익숙한 그녀가 6년 만에 본업으로의 복귀를 선언했다.

이효리는 12일 새 싱글 '후디에 반바지'를 발매했다. 이는 래퍼 행주가 프로듀싱한 곡으로 이효리는 "시대가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이효리만의 매력을 선보일 것"이라고 했다.

'후디에 반바지'는 그동안 이효리가 보여왔던 모습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의 곡으로 이효리의 여유롭고 당당한 분위기가 돋보인다. 다만 성시경과 다르게 음원 성적에서는 아쉬움을 남겼다.

23일 오후 기준 멜론 핫100에서는 82위, 톱100에서는 차트인하지 못한 성적을 거뒀다. 6년 만의 본업 복귀임에도 화제성 역시 크지 않았다. 발매 당일 공개된 뮤직비디오는 조회수 97만회로 화제성 면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대중들은 "이효리만의 색깔이 느껴지지 않는다", "이지리스닝(청자가 쉽게 들을 수 있는 음악) 트렌드를 따라가려다 이효리만의 매력을 놓친 것 같다"면서 아쉬운 반응을 보였다.

이들이 각기 다른 성적을 거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성시경은 정통 발라드, 이효리는 댄수 가수라는 점이 큰 차이점이다. 댄스 장르 특성상 발라드에 비해 트렌드가 빠르게 변하고 음악을 듣는 주 연령층이 10-20대로 낮은 편이다. 또한 K팝 아이돌의 주된 장르로 탄탄한 팬덤을 구축한 아이돌의 장벽을 뚫긴 어려웠을 터.

하지만 노래를 부르는 가수 본인의 생각이 가장 중요하다. 본인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것을 알고, 대중들의 의견에 흔들리기보다 본인만의 주관으로 본인이 좋은 노래를 한다면 진심은 결국엔 통하는 법이다. 언제나 잘 될 수는 없는 법이라지만, 몇십년 동안 자리를 지켜온 이에겐 이유가 있어 보인다.

김세아 텐아시아 기자 haesmi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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