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무빙'
박인제 감독 인터뷰
박인제 감독 /사진제공=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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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무빙'을 연출한 박인제 감독이 출연자 조인성을 망가뜨리려고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가 바란 대로 되지 않았다. 조인성의 외모를 망가뜨리기에는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무빙'은 초능력을 숨긴 채 현재를 살아가는 아이들과 아픈 비밀을 감춘 채 과거를 살아온 부모들의 이야기를 그린 휴먼 액션 시리즈. 강풀 작가의 동명 웹툰인 '무빙'은 초능력을 지닌 부모와 아이들의 이야기를 거대한 세계관 내 흥미롭게 그려냈다.

박인제 감독은 "제가 영화를 하고 있었다. '무빙' 제작사인 스튜디오앤뉴에서 시나리오를 쓰고 있었다. 저는 제 영화 시나리오를 드렸는데, 며칠 뒤에 대표님이 '무빙' 시나리오를 주시더라. 그래서 제 영화 시나리오가 거절당했나 싶었다"라고 말했다.
박인제 감독 /사진제공=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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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제 감독은 "'무빙'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마침 늦둥이가 태어난 지 얼마 안 됐을 때다. 아이 낳고 하니까 대본을 보니 자식에 대한 이야기였다. 제 영화 인생에 그런 종류의 이런 이야기는 없었기도 했고, 만들고 싶었다. 하늘을 날고, 영화적인 영화라고 해야 하나. 영화다운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꿈을 보여주는, 달콤한 거 하니까 취향에 맞나 싶었는데 아이가 생기고 나니까 부모가 되고 보니 대본이 마음을 울리는 게 있더라. 그래서 하기로 결정했다"라고 설명했다.

'무빙'에는 류승룡을 시작으로 한효주, 조인성, 차태현, 류승범, 김성균, 김희원, 문성근, 이정하, 고윤정, 김도훈, 양동근, 김신록, 곽선영 등이 출연한다. 출연자 라인업이 화려하다. 박인제 감독은 '무빙'의 원작자인 강풀 작가의 인맥 캐스팅에 '땡큐'를 외쳤다.

박인제 감독은 "무빙에 대단한 배우들이 나왔다. 강풀 작가님이 직접 (배우들에게) 전화 해줘서 저야 뭐 감사하다. 다 좋아하지만, 저는 프랭크 역할이 좋다. 사실 대본상에서 프랭크 역할은 그냥 노란 머리의 외국인이었다. 프랭크는 암살자니까 숙련된 액션도 해야 했다"라고 밝혔다.
박인제 감독 /사진제공=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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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어설픈 한국말도 해야 하고, 복잡한 연기를 해야 했다. 그렇게 연기를 할 수 있는 배우가 있지만, 아시다시피 할리우드에서도 잘하는 배우를 캐스팅한다는 건 어렵지 않나. 스케줄, 예산이 불가능할 수 있다. 저희도 여러 가지 고민했다. 제가 강풀 작가님한테도 이야기했었다. 다행히 류승완 감독님한테 말해서 캐스팅 해주셨다"라고 덧붙였다.

박인제 감독은 "저는 현장에 가면 별일 안 한다. 모니터 앞에 앉아 있다. 캐스팅이 연기 연출의 끝이라고 생각한다. 연기 잘하는 사람이 캐스팅되면 저는 할 일이 없다. 사실 어린 배우랑 작업한 게 영화 특별시민속 심은경 배우다. 그 외에는 최민식, 황정민, 주지훈, 류승룡 등 배우와 했다. 20대 배우들을 잘 모르기도 하고, 눈여겨보지 않았다"라고 털어놓았다.

또한 "20대 남녀 배우들을 다 봤던 것 같다. 최대한 봉석이와 비슷한 느낌, 제가 판단하기에 희수랑 비슷한 사람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캐스팅은 순차적으로 되는 건데, 저는 항상 배우와 이야기를 많이 한다. 요즘 좋아하는 게 뭐냐고 묻기도 하고 앞으로 뭐할 거냐고 묻기도 한다. 사적인 질문이라고 해야 하나. 반대로 저도 사적인 이야기를 많이 한다. 거기서 더 뽑아 먹는 거다"라고 했다.
박인제 감독 /사진제공=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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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제 감독은 조인성에 관해 이야기했다. 그는 "보셔서 알겠지만, 멋있다. 처음에 나는 시퀀스를 찍은 게 아니라 과수원에서 촬영했다. 민 차장(문성근 역)을 피해 가난한 삶을 사는, 숨어 사는 초라하게 사는 걸 텐데 조인성이 너무 멋있더라. 그러면 감독으로서 보기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인제 감독은 "옷도 좀 더럽게 만들고, 머리도 감독 입장에선 곤란했다. 조인성 배우는 코딱지를 파도 멋있다. 그냥 날아도 멋있다. 시골에 조인성 같은 사람이 살았으면 저 멀리 열 정거장 사는 할머니도 알아볼 정도지 않나. 망가뜨리려고 했는데 한계가 있었다. 처음에 (조인성이) 나는 동작을 찍을 때 우리도 웃겼다. 조인성이 '연기 인생 끝나는 거 아니냐?'라고 하더라. CG가 안 돼 있기에 현장 보면 웃기다. 착지하고 나는 동작이 다 웃기다. 처음에는 웃었지만, CG가 잘 돼야 하니까 진지하게 작업을 했다"라고 설명했다.

'무빙'을 통해 많은 걸 배웠다는 박인제 감독. 그는 "제가 미숙한데 많은 걸 배울 수 있었다. 해보지 않았던 장르를 해보게 됐다. 저도 이걸 찍으면서 관객(시청자)이 울고 웃었던 부분에서 모니터 앞에 있는 저도 그런 감정을 느꼈다. 재밌었던 경험, 감독으로서 즐거운 경험을 느낀 감정을 관객도 같은 반응을 보일 때 희열이다. 그런 걸 느껴서 좋은 작업이었다. 배웠으면 (다음 작품에) 써먹을 것"이라면서 "다음 작품은 무언가 더 업그레이드되지 않을까 싶다"라고 전했다.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 kkk39@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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