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 사진=텐아시아 사진 DB
여자친구/ 사진=텐아시아 사진 DB
그룹 여자친구가 데뷔 10주년 기념 앨범에서 그간 선보인 적 없던 밴드 장르를 선보였다. 국내 시장 흐름에 합세하며 대중적 관심은 끌었지만, 여자친구가 그동안 선보였던 음원들과의 괴리가 커서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오히려 한참 후배 그룹인 QWER의 색깔 아니냐는 비판까지 나올 정도다.

여자친구의 10주년 데뷔 기념일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팬들이 이를 기념할 수 있도록 10주년 기념 더블 싱글 앨범 'Seasons of Memories'(시즌즈 오브 메모리즈)이 공개됐다. 이 앨범은 6일 선공개된 타이틀 곡 '우리의 다정한 계절 속에'와 'Always'(얼웨이즈)로 구성됐다.
사진 제공 = 딩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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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여자친구의 음악은 전주만 들어도 여자친구의 음악임이 느껴지는 강한 특색을 보여왔다. '시간을 달려서', '오늘부터 우리는'으로 대표되는 여자친구의 음악적 특색은 아주 명료하다. 벅차오르는 듯한 피아노 인트로, 곡을 풍부하게 만드는 현악 연주, 파워풀하면서도 청아한 보컬이다.

10주년 기념 앨범인 만큼 팬들은 이들 특색이 가득 담긴 음원을 기대했지만, 여자친구는 지금 국내 시장 대세로 자리 잡은 밴드 장르를 선택했다. 현악 편곡, 파워풀한 보컬 등 일부 구성에서 여자친구만의 음악적 특징을 넣고자 시도했지만, 듣자마자 여자친구의 음원임을 알아차리기에는 많이 부족하다.

오랜만의 완전체 앨범 발매인 데다, 대중적인 장르를 택한 만큼 뮤직비디오 공개 22시간 만에 조회수 168만회를 기록하는 등 큰 관심을 끌었다. 특히, 타이틀 곡 '우리의 다정한 계절 속에' 선공개 일주일 만에 멜론 메인 차트인 TOP100 차트 99위에 이름을 올렸다.
사진제공=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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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곡의 전반적인 스타일을 두고 보면, 여자친구의 음원이라기보다 밴드 QWER가 떠오르는 구성이기도 하다. 스트로크가 많이 들어간 기타와 복잡한 베이스라인, 정박에 찍히는 킥, 멜로디 등 다양한 부분에서 '요즘 유행하는 밴드 스타일'을 차용한 흔적이 느껴진다. 다수의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이러한 조합은 'QWER의 장르'로 인식돼 웬만한 그룹은 지양하는 콘셉트다.
그룹 여자친구/사진=SBS '인기가요' 캡처
그룹 여자친구/사진=SBS '인기가요' 캡처
여자친구는 곡 구성에서 느껴지는 아쉬움을 타이틀 곡 뮤직비디오 연출과 무대 퍼포먼스로 채웠다. 뮤직비디오를 보면, 2분 42초부터 그동안 여자친구가 그룹으로 활동했던 이력을 기차 창문에 담았다. 무엇보다, 이들의 자랑과 같은 '칼각' 퍼포먼스를 음악 방송 무대에서 선보여 팬들의 추억을 자극했다. 가사에도 이들의 히트곡을 연상케 하는 내용을 담았다.

팬들은 뮤직비디오 댓글을 통해 "빠르게 지나가는 열차 창문에 여자친구 활동기 때 모습들 다 담아낸 거 진짜 눈물 버튼이다", "2015년부터 2021년까지 추억을 쭉 보여준 게 너무 좋았다. 2025년의 추억을 써 내려 가자"라며 감동을 표했다. 또 음악 방송 유튜브 영상 댓글을 통해서는 "노스탤지어가 느껴진다", "곡 가사부터 안무까지 팬들 추억을 자극해서 너무 좋다"라며 감탄했다.

여자친구는 데뷔 10주년을 맞이해 팬들에게 선보인 적 없던 새로운 음악을 선사했다. 퍼포먼스와 뮤직비디오로 노스탤지어를 자극했지만, 음악 자체로는 부족해 보인다. 10주년을 기념해 완전체로 음원을 발매했다는 사실 하나로 팬들은 만족하는 모양새다. 그럼에도 여자친구만의 독특한 매력을 살리지 못했다는 아쉬움은 남는다.

이민경 텐아시아 기자 2min_ro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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