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 방송된 TV조선 '스타다큐 마이웨이'에서는 개그맨 황기순이 출연,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들려줬다.
이날 방송에서 황기순은 만 19세 나이에 MBC 개그 콘테스트 2기에서 금상을 받으며 연예계에 데뷔했다. 그는 "척 보면 앱니다"라는 유행어로 인기를 끌었다. 황기순은 "(1980년대에) 못해도 한 달 수입이 2~3000만 원 되지 않았나. 엄청난 돈이다. 지금 생각하면 그 돈을 절반씩만 저축했어도 너무 안타깝다"라고 밝혔다.

황기순은 상황이 안 좋았을 때 선택한 곳이 카지노라고. 그는 "죽지만 말고 살아야 한다고 하더라. 엄마는 너 오기 전에 눈 못 감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항상 각인이 돼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다가 뉴스를 통해 해외 원정 도박 사건에 연루됐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황기순은 "뉴스에 나왔다는 이야기를 듣는 순간에 나는 눈을 뜨고 있어도 무대 장막이 내려오듯이 내려오는 느낌이었다. 몸이 확 가라앉는 느낌, 체념했다. '나한테 이런 일이 벌어지다니 난 끝이네, 죽어야 하네? 어떻게 죽지?' 했다. 이때 내가 밥을 먹을 기회가 생기면 배가 터질 때까지 (먹었다) 버텨야 하니까, 막 쑤셔 넣었다"라고 설명했다.

황기순은 "봉투에다가 필리핀 돈을 만 오천 페소인가 넣어서 '기순아 죽지만 말고 살아 돌아와라'는 문구가 있었다. 그게 크게 오더라. 형이 와서 그런 것도 있는데, 나를 손가락질하고 방치하는 게 아니라 나를 걱정해주는 사람이 있구나라는 게 희망이더라. 의지를 형이 잡아줬다. 약해진 의지가 아니라 포기하려는 의지를 세워줬다"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황기순은 "모 방송에 보도 프로그램이 있었다. 쉽게 이야기하면 파헤치는 프로그램인데 나를 취재하고 방송이 나가고 형이 나한테 전화 통화로 첫 마디가 그러더라. '너 이제 들어와도 되겠다. 눈물 나서 죽는 줄 알았다'고 하더라. 그래도 들어가야겠다 싶더라. 그때 해외 도피 사범 자수 기간이라고 했다. 자수하면 법적으로 감해준다는 제도가 있었다. 그래서 더 용기를 내서 오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 kkk39@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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