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선균은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에 캐스팅되지 못 할 뻔한 아찔한 일화를 공개했다.

23일 공개된 이응디귿디귿 채널의 '넌 감독이었어' EP·5에는 감독 장항준, 배우 이선균, 김남희, 김도현이 출연했다.

장항준은 이선균에게 드라마 '나의 아저씨'를 보고 팬이 됐다며 무한한 팬심을 드러냈다. 그는 개봉할 영화를 앞둔 상황에서 장항준에게 "도와달라"고 말했다. 이에 장항준은 "그럼. 형 작품 아닌데도 네가 공중파에 나가야 한다면 그럼 형이 나갈게. 내가 작품 보고서 같이 떠들어줄게"라고 설명했다.
사진='넌 감독이었어' 방송 캡처본
사진='넌 감독이었어' 방송 캡처본
그는 "상업영화는 스코어가 안 되면 절망감이 크다. 영화 '리바운드'(감독 장항준)도 흥행 실패를 해서 많이 힘들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이선균은 "70만 넘었잖아. '리바운드'에게 진 게 너무 열받아"라며 같은 시기에 개봉했던 자신의 영화 '킬링 로맨스'(감독 이원석)에 대해 덧붙였다.

하지만 이선균은 '킬링 로맨스'에 대한 애정을 밝혔다. 이를 듣던 장항준은 "이선균이 참 밸런스가 좋다. 그게 배우한테 되게 중요하다. 오래 가는 것이 배우에게 가장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이선균은 "감독이 디렉팅을 준다고 똑같이 하는 것이 아니다. 배우들이 해석을 하는 거다. 지금 되게 똑똑한 애들이 지금 올라오는 거야"라고 덧붙였다.

이어 이선균은 "내가 지금 연기를 하고 작품을 유지하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다. 내가 뭘 하고 있고 하고자 하느냐의 고민이 있으면 내 작품 선택의 방향이 정해진다. 나의 기준이 있다. 주목받지 않더라도 '나는 이런 것이 좋아'라는 안테나를 열고 있어야 한다"라며 작품을 고르는 방향성에 대해 언급했다.

이선균의 말을 듣던 장항준은 "그때는 알지 못한다. 결과가 명확하니까 다 그런 거다. 많은 사람이 많이 놓친다"고 덧붙였다. 이선균은 "이제야 하나씩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장항준은 "이선균이 선택한 작품들은 대부분 평범한 작품들은 아니었다. '기생충' 같은 경우도 그렇다"고 설명했다.
사진='넌 감독이었어' 방송 캡처본
사진='넌 감독이었어' 방송 캡처본
'기생충'에 대해 이선균은 "나는 '기생충'이 정말 고맙다. 큰 감정이 있지만 정말 좋은 패키지에 같이 낀 느낌이다. 이런 영광을? 이런 음식을? 하면서 놀라웠다. 봉준호랑 내가 한배를 탄 거야? 라는 생각했다"며 솔직한 마음을 밝혔다.

그는 '기생충'의 캐스팅 비하인드에 관해 언급하기도 했다. 이선균은 "봉준호 감독님과 친한 스태프가 연락한 내용을 보여주더라. 그런데 아무한테도 이야기하지 않았다. 심지어 아내한테도 말하지 않았다. 누구한테 얘기하면 기운이 날아갈 것 같았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또한 그는 "당시 송강호와 봉준호에게 연락이 왔다. 대본을 건네받을 때 (보안 때문에) 싸인을 해달라고 했다. 어떤 역할인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부잣집 가장 역할인데 너무 하고 싶었다. 사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살인의 추억'을 가장 좋아한다. 신인 때처럼 떨리더라. 그때 봉준호 감독이 '선균 씨, 너무 같이하고 싶은데 어려 보여서 고민이다'라고 말하더라. '감독님 저 지금 옆에 새치 장난 아니다'"라고 말했던 일화를 설명했다.

이후 '기생충'에 캐스팅되지 못 할 뻔했던 에피소드를 언급하기도 했다. 이선균은 "봉준호 감독, 송강호 선배와 함께 셋이 술을 마셨다. 그중에 캐스팅이 확정됐다. 축하도 할 겸해서 강호 형이 아내 혜진을 부르자고 하더라. 그래서 같이 술을 마시다가 옆에 취한 20대들이 강호 형에게 시비를 걸더라"라며 아찔했던 상황을 설명했다.
사진='넌 감독이었어' 방송 캡처본
사진='넌 감독이었어' 방송 캡처본
혹시나 사고가 날까 봐 급하게 자리를 정리했다고. 그는 "차를 탔는데 핸드폰을 놓고 왔다는 것이 생각났다. 그래서 다시 핸드폰을 가지러 매니저가 들어갔고, 아직 20대들은 화가 난 상태였다. 10명 정도 되니까 일방적으로 매니저가 당하는 상황이었다. 차를 타고 있었는데 혜진이가 '나가지 마'라고 하더라. 하지만 나가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 마'라고 20대들을 말리던 중에 문이 열리면서 혜진이가 한마디 했다. '타! 봉준호!'라고 하더라"라고 밝혔다.

봉준호 감독과 작품을 같이 하고 싶었던 만큼 조심했다고. 아내의 말을 듣고 정신이 확 든 이선균은 상황을 정리하고 무사히 자리를 빠져나갔다고 전했다.

이하늘 텐아시아 기자 greenworld@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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