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권 추락 문제에 오은영 '불똥'
오은영./사진=텐아시아DB
오은영./사진=텐아시아DB
최근 교사 폭행·사망 사건 등으로 교권 추락 문제가 불거지는 가운데, 오은영에게 애꿎은 화살이 돌아갔다. 채널A 예능 '오은영의 금쪽같은 내새끼'가 이러한 문제에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 나온 것. 여기에 그동안 '체벌 금지'를 강조해온 그의 교육관이 수많은 '금쪽이'를 만들어냈다는 누리꾼의 의견까지 더해지며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논란의 화두는 소아청소년정신과전문의 서천석 박사가 던졌다. 몇 차례의 상담이나 교육으로는 아이들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없으며 '금쪽이' 프로그램이 해결되지 않을 사안에 대해 해결 가능하다는 환상을 만들어낸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그러면서 "노력해도 바꾸기 어려운 아이가 있다. 상당수는 장기간의 노력이 필요하며 그런 노력에는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 그런 진실을 말해야 하는데 프로그램은 의도적인지 은연중인지 환상을 유지하려 든다"고 지적했다. 이 지적은 앞뒤 맥락을 보면 한 전문의가 다른 전문의의 의학적 견해나 해석을 지적하는 취지가 아니다. 애당초 '오은영 저격'이 아니란 얘기. 서천석 박사의 지적은 방송 프로그램에서 매주 새로운 사례를 보여주지만, 실제로는 단기적 해결이 쉽지 않다는 점을 지적한 것 뿐이다. '오은영의 방식이 잘못됐다'는 식의 문제제기가 아니란 뜻이다. 실제 오은영 박사도 방송 이후 해당 아동들의 문제해결을 지속적으로 도와주고 있다.
사진제공=채널A '요즘 육아 - 금쪽같은 내새끼'
사진제공=채널A '요즘 육아 - 금쪽같은 내새끼'
이와 함께 한 직장인 커뮤니티에는 '오은영이 학부모들 여럿 망친 것 같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오은영 교육관이 자녀는 어떤 상황에서도 상처받지 않고 동감 받고 존중받아야 할 존재로 규정짓는다는 것. 체벌하고 훈육하는 것을 악처럼 묘사하니 이상한 부모들이 자꾸 출몰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주장에 공감을 표한 네티즌들도 있었지만, 오은영을 옹호하는 의견 역시 적지 않았다. 오은영의 조언을 듣고 싶은 대로 이해하는 사람들이 문제라는 것. 오은영은 체벌을 지양했을 뿐, 감정을 뺀 엄격한 훈육의 필요성은 늘 강조해왔기 때문이다.
사진=ENA제고
사진=ENA제고
가장 큰 문제는 이 모든 것이 오은영 개인의 탓으로 비친다는 거다. '금쪽같은 내새끼'는 오은영이 솔루션을 제시하는 프로그램이지만, 오은영의 역할을 어디까지나 문제 진단과 해결 제시다. 오은영이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모든 아이의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밀착 치료하지 못한다는 거다. 꾸준한 노력과 치료를 해야 하는 건 금쪽이들의 부모 몫이다.

매주 새로운 금쪽이를 소개해야 하는 프로그램 성격상, 솔루션 제시와 금쪽이의 변화가 마치 환상처럼 너무나도 빨리 이뤄지는 것처럼 보이나, 그사이에는 편집된 수많은 과정이 있을 터. 이것을 마치 몇 번의 상담만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거라 착각하게 한 건 오은영의 잘못이라 볼 수 없다.
사진=KBS '대화의희열3' 방송 화면.
사진=KBS '대화의희열3' 방송 화면.
또 오은영이 강조한 '체벌 금지' 육아 철칙은 자식을 오냐오냐 키우라는 뜻이 아니다. 자식은 부모와 분리된 다른 인격체이며 아무리 의도가 좋아도 사람이 다른 사람을 때릴 권리가 없다는 거다. 아이의 인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체벌의 공포와 위험성, 점점 강도가 세지는 체벌의 중독성을 경고하기 위해서다.

체벌이 단기적으로는 효과가 있는 듯 보여도 중장기적으로는 오히려 체벌의 대상을 망칠 수 있다는 게 오은영의 지적이었다. 그 이야기는 빼놓고, 마치 오은영이 자녀를 오냐오냐 하듯 키우라고 한 것처럼 사실을 왜곡하고 마녀사냥하듯 전문의를 공격하고 있는 일부의 폭력성은 위험수위를 넘나들고 있다. '나도 맞고 자랐지만 훌륭하게 잘 컸다'는 식의 논리에 대해서도 오은영은 '그것은 잘 커서 다행인 것이지 그렇다고 때리는 게 올바른 것은 아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앞서 오은영은 과거에도 애꿎은 욕받이 신세가 된 적이 있다. '결혼지옥', '금쪽 상담소' 등이 '솔루션'의 취지를 잃어버리고 자극적인 소재에만 혈안이 되면서 잡음이 연이어 벌어진 것. 프로그램을 향한 비난은 결국 오은영에게 고스란히 돌아갔다. 제작진들도 오은영 전문의를 데려다놓고 시청률에 목 맨 나머지, 솔루션보다는 자극적인 장면만 강조하는 제작 행태를 반성할 필요가 있다. 오해를 만든 건 오은영이 아닌, 제작진이라는 얘기다.

이번 교권 추락 논란도 아동에 관한 문제라는 이유로 오은영에 화살이 쏟아지는 건 지극히 부당하다. 그동안 오은영은 '내 자식만 오냐오냐'가 아닌, '사회 구성원으로서 성장하는 아이'에 초점을 맞춰 상담을 진행해왔다. 애꿎은 불똥에 오은영의 진정성만 흐려지고 있다. 마녀사냥은 멈춰야 한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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