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극한 상황에 처해도 이를 달게 받겠다는 듯 현실에 순응하는 두리안(박주미 분)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마음이 내심 무거운 단치감(김민준 분)의 아리송한 기류가 묘한 합을 이룬다. 오묘한 분위기를 풍기는 둘과 달리 날카롭게 신경이 곤두선 듯 냉랭한 표정을 짓는 이은성(한다감 분)의 모습이 극명한 대비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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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박하게 그러지 마”라고 적힌 단치감의 포스터와 “염치들이 없어”라고 대꾸하는 이은성의 포스터에는 두 부부 사이를 파고든 두리안을 경계하는 듯한 매서운 분위기가 담겼다. 현생에 빠르게 적응하며 날이 갈수록 단아해지는 두리안의 매혹적인 자태가 꽤나 신경이 쓰였던 이은성. 그 어떤 여자에게도 마음의 틈을 보이지 않았던 남편 단치감이 한 지붕 아래 살게 된 두리안에게 홀린 듯 시선이 머물자 직감적으로 경계 태세를 발동 중이다.
외출 후 돌아와 보니 달라진 두리안의 단정한 머리카락마저도 신경에 거슬리는 ‘예민 보스’ 이은성은 자신의 고무줄이 묶여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에 순간 격분한 이은성은 두리안과 김소저를 향해 “염치들이 없어”라고 톡 쏘아붙였고, 이를 바라본 단치감이 “야박하게 그러지 마라”고 말리는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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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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