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정찬민-연극배우 임수현 부부, 유튜브 채널 '내얘기' 운영
일상에서 아이디어 얻는 스케치 코미디 콘텐츠
수익 창출 막아둔 개사 콘텐츠 "하나에 100만원 들었지만 수익 0원"
"부부가 같이 하다 보니 결속력도 생겨"
일상에서 아이디어 얻는 스케치 코미디 콘텐츠
수익 창출 막아둔 개사 콘텐츠 "하나에 100만원 들었지만 수익 0원"
"부부가 같이 하다 보니 결속력도 생겨"
《텐유툽스타》
텐아시아 기자들이 유튜브 스타를 찾아가 이야기를 듣습니다. 유튜브에서 듣기 어려웠던 비하인드 스토리를 텐아시아에서 만나세요. 인터뷰 풀영상은 유튜브 채널 '티비텐TV10'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부부 채널이 아닌 '부부가 운영하는 코미디 채널'이에요. 저희 둘이 아웅다웅하는 모습도 담겠지만 코미디를 추구하고 있어요."
유튜브 채널 '내얘기'는 개그맨 정찬민과 연극배우 임수현 부부가 함께 운영하고 있는 '부부 숏코미디' 채널이다. 지난해 4월 결혼한 부부는 같은 달 이 채널을 만들었다. 연애 시절부터 '개그 코드'까지 잘 맞았던 부부는 결혼 전부터 유튜브 운영을 염두에 뒀다.
정찬민의 "유튜브 채널 해야한다"는 말에 임수현은 "결혼하면 당연히 유튜브 채널을 운영한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정찬민은 "마침 스케치 코미디(10분 정도 길이의 짧은 개그 콘텐츠)가 뜨고 있던 찰나여서 부부, 커플을 주제로 스케치 코미디를 하면 되겠다 싶었다"며 "처음 시작할 때는 카메라고 뭐고 장비고 없었다. 첫 영상 보면 아무것도 없다. 아이폰으로 찍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부 유튜브가 돈이 된다. 육아가 가장 되고 그 다음이 부부"라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안겼다. '내얘기'의 구독자는 17만 명을 넘겼다. '개그콘서트' 시절 "많이 당황하셨서요?"라는 보이스피싱 패러디로 인기를 모았던 정찬민의 변함없는 개그감에 임수현의 연극배우다운 실감 나는 연기가 더해지니 구독자들의 몰입도가 높다.
가장 많은 조회수인 100만뷰 넘긴 '남자들이여! 일어나자!'는 쓰레기를 버리러 가는 아파트 단지 내 남편들의 모습을 담았다. 쓰레기를 버리러 가는 '같은 처지'지만 '너보단 내가 낫다'는 남편들의 은근한 기싸움이 웃음 포인트. 좁은 엘리베이터에 탈 자리를 마련해주기 위해 쓰레기 봉지를 한쪽으로 치워주는 모습, 아내와 통화하며 센 척하는 모습 등 디테일 하나하나 '하이퍼 리얼리즘'이다.
"제 경험에서 캐치했어요. 남자들이 쓰레기를 들고 쪼르르 가더라고요. 그걸 코미디로 재밌게 영상에 담은 거죠. 다들 남자들인데 여자 한 명이 쓰레기를 버리러 가더라고요. 가만 보니 우리 와이프였어요. 하하."(정찬민) 다음으로 인기있는 영상은 97만뷰의 '여보 오해야'라는 콘텐츠다. 물건을 찾다가, 전구를 교체하다가, 운동하다가, 설거지하다가 야릇한 동작인 채로 눈이 마주친 부부. 부부의 19금 스킨십 시그널인 것. 무언가를 기대하며 오묘한 눈빛과 표정을 한 임수현, '아니야'를 반복하며 당혹스러워하는 정찬민의 모습이 폭소를 안긴다. 정찬민은 "일상에서 아이디어를 얻지만 영상 속 모습이 100% 리얼은 아니다"고 해명해 터트렸다. 임수현은 '아니야' 시리즈의 비하인드를 전했다.
"제가 좀 보수적인 편이라 처음에는 '이거까지 해야해?'라고 했어요. 오빠는 '연기인데 왜?' 그랬죠. 그러다 몇 번 싸우기도 했어요. 저희 엄마가 영상 올라오면 '재미있다'며 늘 연락을 주시는데, '아니야' 시리즈가 올라오는 날엔 연락이 없어요. 민망하니까 그러신 거죠. 하하. 하지만 진짜 부부니까 가능한 콘텐츠죠. 오빠와 일을 하면 촬영 일정도 편히 조율할 수 있고 의지할 수 있어서 좋아요. 남과 일을 할 땐 제가 완전히 의지할 수 없잖아요. 게다가 수익금을 제가 다 가진다는 점이 특히 매력적이죠. 다른 사람들과 하면 수익을 나눠야 하잖아요? 하하." 스케치 코미디 영상을 주로 만들었던 두 사람은 새로운 콘텐츠를 고민하다 최근 커버곡 시리즈를 시작했다. 결혼 생활을 주제로 '사건의 지평선', '올포유', '디토' 등을 개사하고 마치 뮤직비디오처럼 영상을 만드는 것. 완성도 높은 영상 연출, 실제 결혼 생활과 싱크로율 높은 재치 있는 개사에 둘의 능청스러운 연기가 인기 요인이다.
뮤지컬 배우 버금가는 임수현의 뛰어난 가창력과 청아한 목소리에 구독자들의 칭찬이 쏟아지기도 한다. 스케치 코미디 영상은 편집자를 따로 뒀지만 커버곡 영상은 정찬민이 기획부터 촬영, 편집까지 직접 한다. 수익 창출은 막아뒀다. 임수현은 "커버곡 콘텐츠 만들 때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 스케치 코미디로 번 돈을 거기 투자하고 거기서 써버리게 된다. 부자가 될 수 없는 구조가 계속된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정찬민은 "커버곡 콘텐츠를 시작하면서 수익은 오히려 줄었다"고 털어놔 폭소를 안겼다.
"브루노 마스의 '리브 더 도어 오픈(Leave the door open)'을 개사한 영상은 하나 만드는 데 100만 원이 들어갔어요. 주변에서 우스갯소리로 커버곡 콘텐츠 만들려고 스케치 코미디 한다더라고요. 하하. 100만 원 이상의 가치를 얻었다고 생각해요. 퀄리티 좋다는 칭찬을 많이 해주더라고요. 채널에 올라가는 영상은 일종의 저희 필모그래피라고 할 수 있죠. 얼마 전에 길을 가는데 한 어머니와 딸이 뉴진스의 '디토' 패러디 영상을 보고 있었어요. 딸이 엄마에게 "부부 '디토'야"라면서 모녀가 보며 깔깔대고 웃는데 뿌듯했어요. 영상을 본 분들이 자꾸 저희가 개사한 게 떠오른대서 뉴진스에겐 죄송해요." 부부가 함께 운영하기에 장단점이 있다는 정찬민‧임수현. 정찬민은 "친구와도 동업하지 말라고 하지 않나. 이런 걸로 티격태격할 때 '우리가 동료도 아닌데 왜 싸워야하지' 싶다"면서도 "일 때문에 얘기를 더 많이 하게 되는 좋은 점도 있다. 둘이 의지하다 보면 '결속력' 같은 것도 생긴다"고 말했다.
이제는 콘텐츠 제작에 일종의 '책임감'도 생긴다는 부부. 임수현은 "'내얘기'를 한다는 설명만으로 저희가 무슨 일을 하는지 다 알게 되실 때를 생각하며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정찬민은 "저희 채널을 보고 결혼해도 저희처럼 재밌게 살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결혼과 출산을 장려하는 채널이 되겠다. 결혼이 국력이다"고 외치며 마지막까지 개그감을 뽐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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