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공원' 최정훈./사진=조준원기자
'밤의 공원' 최정훈./사진=조준원기자
잔나비 보컬 최정훈이 뮤지션이 아닌 지상파 첫 단독 MC로서 출사표를 던진다. '더 시즌즈' PD는 "박재범 보다 한국말은 훨씬 잘한다"고 자신했다.

9일 KBS 신관 공개홀에서 '더 시즌즈-최정훈의 밤의 공원'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행사에는 박석형 PD, 이창수 PD, 강승원 음악감독, 잔나비 최정훈, 멜로망스 정동환이 참석했다.

'더시즌즈'는 한 주의 시작과 끝이 공존하는 일요일 밤 당신의 '모든 고민, 모든 걱정들을 싹 없애줄' 음악과 이야기를 담은 토크쇼. KBS 심야 음악 프로그램 최초로 '연간 프로젝트'라는 방식을 도입해 2023년 한 해 동안 네 명의 MC가 각자 자신의 이름을 건 시즌을 맡아 진행한다. '박재범의 드라이브'에 이어 두 번째 시즌으로 '최정훈의 밤의 공원'이 나선다.
'밤의 공원' 단체./사진=조준원 기자
'밤의 공원' 단체./사진=조준원 기자
'박재범의 드라이브'를 끝낸 소감에 대해 박석형 PD는 "스스로도 부족함이 있었지만, 유종의 미를 거뒀다고 생각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 PD는 "두 번째 시즌은 봄과 여름 사이를 지나게 됐다. 감성적인 뮤지션 최정훈이 MC를 맡게 됐고, 제목은 밤의 공원이다. 최정훈이 가사를 잘 쓰는 거로 유명하고, 나도 좋아하는 가사가 많은데 이 제목도 최정훈의 곡에서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박재범의 드라이브'와 차별점을 묻자 이창수 PD는 "우선 최정훈이 박재범보다 한국말을 훨씬 잘한다. 박재범이 힙한 진행을 했다면, 최정훈은 희귀한 캐릭터라고 생각한다. 다만 최정훈이 박재범보다 챌린지를 못해서 다른 방향으로 어필하려고 한다. 박재범은 인물에 초점을 맞춰 이야기했다면, 최정훈은 좀 더 노래에 맞춰 이야기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기운이 확실히 바뀌었다. 사람들이 이걸 좋아할까는 오늘 녹화를 해봐야 알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새롭게 선보이는 '리메이크'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이번 시즌을 준비하면서 고민을 많이한 게 우리만이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였다. 대세는 대형 기획사에서 만들어내는 아이돌인데, 대한민국에는 정말 많은 뮤지션들이 있다. 그분들이 설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보고자 했다. 재탕한다는 리메이크가 아니라 새롭게 띄워서 보여드리자는 뜻이다. 그게 최정훈과 잘 맞는다고 생각한다. 광인, 빛나는 역할을 해줄거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밤의공원' 최정훈./사진=조준원기자
'밤의공원' 최정훈./사진=조준원기자
데뷔 10년 차 아티스트 최정훈은 "'유희열의 스케치북'이 폐지되고 나서 뮤지션들과 이야기를 많이 나웠다. 나처럼 밴드 음악하는 친구들이나 인디 음악을 하는 사람들은 이제 신곡 나오면 어디에 홍보해야 하나 걱정이 많았다. 그런데 다시 이런 프로그램이 시작되서 기분이 남다르다"고 전했다.

이어 "작년쯤 이 무대에서 노래를 했다. 긴장이 풀리는 시점에 MC라는 큰 직책을 맡게 돼서 다시 긴장감이 생기고 있다. 이 무대에 MC로서 선후배 가수들을 만나서 질문을 할 수 있을거라는 건 꿈도 못 꿨다. 지금 이 순간도 믿기지 않는다. 가문의 영광"이라고 MC를 맡은 소감을 밝혔다.

MC 섭외가 왔을 때 기분을 묻자 최정훈은 "처음에는 내가 할 수 있을지 걱정도 많고 겁도 많이 났다. 근데 나를 선택한 이유가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있을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궁금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스케치북' 무대에 처음 섰을 때가 기억나냐고 묻자 최정훈은 "첫 무대를 기억하는 한 순간이 있다. '뜨거운 여름밤은 가고 남은 건 볼품없지만' 노래를 부르다가 뒷 부분쯤에 '오늘 노래 진짜 잘했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그날 이후로 방송에서 그 노래를 그것보다 잘 부른 적이 없을 정도로 기운이 좋았다"고 회상했다.

최근 SBS '수학없는 수학여행' 등 예능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최정훈. 이에 그는 "꺼려해서 예능을 안 한건 아니다. 겁이 났던 것 같다. 카메라가 20시간 가까이 내 앞에 있다는 게 걱정이 많았다. 보이기 싫은 모습도 보일 것 같아서. 막상 해보니까 겁을 먹을 만한 게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재밌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밤의 공원' 정동환, 최정훈./사진=조준원 기자
'밤의 공원' 정동환, 최정훈./사진=조준원 기자
지난 시즌에 이어 '최정훈의 밤의 공원'에 참여하는 정동환은 "저번 시즌에는 힙합, R&B가 주였다면, 이번 시즌은 밴드 음악이 주를 이룰 것 같다. 지난 시즌에도 즐겁게 임했다. 이번 시즌에도 멋진 음악을 만들어 나가고 싶다"고 포부를 전했다.

나와줬으면 하는 아티스트가 있냐고 묻자 최정훈은 "개인적으로 재밌는 분들, 침펄맨 주호민, 이말년 작가님이 나와주면 좋겠다"며 "재밌게 노래 부르는 콘텐츠를 본 것 같은데, 진지하게 부르면 더 웃길 것 같다. 궁금하기도 하다"며 에스파, 뉴진스, 방탄소년단도 언급했다. 이창수 PD는 서태지가 나오길 소망했다.

박석형 PD는 '밤의 공원' 키워드에 대해 "뜻밖의 인연, 만남"이라고 정의했다. 이창수 PD는 관전포인트에 대해 "최정훈이 일주일간 밤 새서 준비하더라. 나도 첫 방송이 궁금하다"고 말했다. 최정훈은 "올해는 공연 스케쥴을 잡지 않았다"며 남다른 포부를 전했다.

'더 시즌즈-최정훈의 밤의 공원'은 오는 14일 밤 10시 55분 첫 방송된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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