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영화 '소울메이트' 포스터
/사진=영화 '소울메이트' 포스터
영화 '소울메이트'(감독 민용근)를 한 마디로 정의하면 태양이다. 태양은 하루를 가장 찬란하게 빛내주는 존재다. 태양과 똑닮은 김다미와 전소니가 추억을 소환하고, 나의 소울메이트를 떠올리게 한다.

'소울메이트'는 첫 만남부터 서로를 알아본 두 친구 미소(김다미 역)와 하은(전소니 역) 그리고 진우(변우석 역)가 기쁨, 슬픔, 설렘, 그리움까지 모든 것을 함께 한 이야기다.

매미 소리가 들리는 어느 여름 날, 졸리고 나른했던 날 하은에게 미소가 운명처럼 찾아왔다. 미소와 하은은 함께 비 오는 날 버려진 고양이를 데려오고, 목욕을 하고, 밥을 먹고, 잠을 잔다. 그렇게 항상 옆에 있는 가족이 됐다.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하는 하은은 미소 덕분에 마음을 그릴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미소는 하은의 귀 빠진 날을 기념해 특별한 선물을 건넨다. 서로를 채워주는 미소와 하은이었지만, 두 사람에게 균열이 생긴다. 하은에게 좋아하는 사람인 진우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사진=영화 '소울메이트' 스틸
/사진=영화 '소울메이트' 스틸
둘만 있던 미소와 하은의 자리 옆에는 진우가 함께했다. 두 사람에서 세 사람이 된 이들은 보기만 해도 꺄르르 웃음이 터져 나온다. 하은이 부러워한 자유분방한 매력을 지닌 미소는 제주도를 떠나 서울 생활을 시작했고, 하은은 부모님이 원하던 교사가 되기 위해 교대에 진학한다. 제주도에서 늘 함께였지만, 어른이 된 이들은 자신이 선택한 삶을 살아간다.

'소울메이트'는 여학생이라면 충분히 공감할 포인트가 많다. 그냥 나와 내 친구의 이야기일 만큼 여학생의 우정을 촘촘하게 그려냈다. 우정을 나누는 소녀가 어른이 됐지만, 마음속에 품고 있던 각자의 소울메이트를 떠올리게 한다.

또한 우정과 첫사랑을 미소와 하은의 감정에 따라 다른 색으로 표현했다. 한때 일본의 청량함을 표현할 수 있는 보정 애플리케이션이 유행한 것처럼 '소울메이트'는 제주도의 아름다움을 김다미, 전소니, 변우석의 얼굴 위에 그려냈다.

10대부터 30대까지의 모습을 보여주는 김다미, 전소니, 변우석의 얼굴이 빛난다. 김다미의 얼굴은 참 신기하다. 배경에 따라 감정에 따라 얼굴이 달라진다. 그중 가장 돋보이는 건 눈빛이다. 해맑음, 애틋함, 그리움, 슬픔 등 모든 감정이 다 담겼다. 특히 그림체가 비슷한 김다미와 전소니의 케미스트리가 빛을 발한다.
/사진=영화 '소울메이트' 스틸
/사진=영화 '소울메이트' 스틸
전소니는 극 중 이름과 같은 여름 은하수 같은 매력을 발산한다. 은은하게 빛을 내는 전소니는 단단하면서도 섬세하게 감정을 표현한다. 변우석은 첫 등장부터 만화책을 찢고 나온 듯 첫사랑 얼굴 그 자체다. 변우석은 김다미와 전소니 사이에서 묵묵하게 자리를 지킨다.

사실 '소울메이트'는 중국 영화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를 원작으로 한 작품. 한국 정서에 맞게 각색했다. 원작과 가장 큰 차이점은 '그림'이다. 원작에서는 글이었지만, 그림으로 바꾼 게 신의 한 수다.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그림에 의미를 부여했고, 보는 이들에게도 생각할 수 있는 질문을 던진다.

태양은 하루를 열고, 빛나게 해주는 존재다. 김다미, 전소니의 우정이 담긴 '소울메이트'는 태양과 같다. 서로에게 태양 같은 존재로 볼 수 있다. 두 개의 태양이 없기에 외로울 수는 있지만, 오히려 하나여서 더욱 찬란하게 빛이 나는 태양이다. '소울메이트'는 누구나 다 가지고 있는, 태양과 같은 나만의 소울메이트를 떠올리게 한다.

3월 15일 개봉. 12세 관람가. 러닝 타임 124분.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 kkk39@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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