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원의 까까오톡》
이경실, 이제훈에 무례한 발언
'동물농장' 출연 이찬종, 성추행 혐의 피소
유튜버 주언규, '콘텐츠 베끼기 코칭' 논란
조용히 영상 삭제한 SBS, 방관적 태도
사진=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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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원의 까까오톡》
'까놓고, 까칠하게 하는 오늘의 이야기'.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방송계 이슈를 까다로운 시선으로 신랄하게 비판합니다.



출연자의 모든 것을 검증하고 일일이 통제할 순 없어도 출연을 시킨 방송사라면 사건이 터졌을 때 적어도 책임감 있게 대처해야 한다. 최근 SBS는 라디오 '두시탈출 컬투쇼', 시사·교양 'TV동물농장', 예능 '집사부일체2'의 출연자와 게스트가 논란을 일으키면서 프로그램들도 타격을 입었다. 하지만 영상 삭제, 방관 등 소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최근 방송인 이경실은 라디오 생방송에서 이제훈을 향한 성희롱에 가까운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지난 17일 '컬투쇼'에서 드라마 '모범택시2' 홍보 차 이제훈과 표예진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모범택시2'에는 이제훈이 상의를 탈의한 채 감옥에서 몸을 단련하는 장면이 있다. 방송 전 공개된 스틸컷에서 이제훈은 조각 같은 근육질 몸매가 화제가 됐다.

이날 '컬투쇼'에서는 해당 장면에 대해 이야기를 하게 됐다. 이경실은 "가슴과 가슴 사이에 골 파인 것 보이냐. 가슴과 가슴골에 물을 흘려서 밑에서 받아먹으면 그게 바로 약수다. 그냥 정수가 된다. 목젖에서부터 정수가 돼 우리가 받아먹으면 약수"라고 말했다. DJ 김태균은 "한 번 해보라"며 "누나 집에서 TV에다가 물 따르는 것 아니냐. TV에 물 따르면 안 된다"라고 반응했다. 이에 이경실은 "스톱 시켜놓고 물 따라서 브라운관에서 받아먹겠다. 새로운 정수기다. 이제훈 정수기다"라고 했다.

의도한 바가 없다 하더라도 혐의가 성립될 수 있는 것이 성희롱. 라디오 청취자들은 "성별이 바뀌었으면 사회적으로 매장 당했을 듯", "호스트바에서 할 법한 발언 아닌가"라며 비판했다.

논란을 인식한 '컬투쇼' 측은 19일 해당 영상을 비공개 처리했다. 이후 SBS 측은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성희롱성 발언을 한 이경실 역시 모르는 체하며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SBS '동물농장' 영상 캡처
사진=SBS '동물농장' 영상 캡처
'동물농장'도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동물농장'에 출연하며 명성을 얻은 반려견 훈련사 이찬종 소장이 성희롱 및 강제추행 혐의로 피소됐기 때문.

경찰에 따르면 이 소장은 보조훈련사 여성 A씨를 2021년 7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8개월 동안 상습 성희롱 및 강제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소장은 지난 21일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우리를 통해 "악의적 무고행위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과는 별개로 많은 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리며, 더욱 자숙하며 저 자신을 뒤돌아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다"고 입장은 밝혔다.

이 소장은 혐의는 부인하고 있다. 법무법인 우리 측은 "이찬종 소장이 일부 오해받을 수 있는 대화를 한 것은 사실이나, 여성에 대하여 어떠한 신체 접촉이나 성추행 행위를 한 사실이 없다"라고 주장했다.

이 소장은 '동물농장' 고정 출연자는 아니지만 반려견 행동교정 전문가로 '동물농장'과 자주, 오래 함께해온 대표 인물 중 하나. 최근인 지난 19일 방송분에도 등장했다. '동물농장' 측은 "당분간 촬영 계획이 없다"며 이 소장과 선을 그었다. 뿐만 아니라 이 소장이 등장하는 방송분은 편집한 영상으로 다시보기, VOD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사진=SBS '집사부일체' 방송 캡처
사진=SBS '집사부일체' 방송 캡처
경제유튜버 신사임당으로 유명세를 치렀던 주언규 씨가 물의를 일으키면서, 그 불똥이 예능 '집사부일체'로 튀기도 했다. 주언규의 코칭을 받은 적 있는 유튜버 우주고양이 김춘삼이 주언규가 운영하는 노아AI를 이용해 과학 유튜버 리뷰엉이의 콘텐츠를 베낀 것. 이에 최근 주씨가 출연했던 '집사부일체'도 눈초리를 받고 있다.

주언규는 지난 15일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주PD'를 통해 "초보 시절 우주고양이 김춘삼님은 저에게 강의를 듣고 유튜브를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후에 저보다 빠르게 유튜브 조회수를 올리게 됐다는 말에 제 채널에서 제가 모르는 노하우를 알려달라고 부탁드려서 문제의 인터뷰 영상이 올라오게 된 것"이라며 "이번 문제는 단순한 출연자의 문제가 아니라 저의 잘못이기도 하기에 저도 자숙의 시간을 갖고자 한다. 죄송하다"고 전했다. 우주고양이 김춘삼은 주언규의 유튜브에 직접 출연해 콘텐츠 제작 노하우라며 '베끼기 기술'을 자랑한 바 있다.

콘텐츠 도둑질을 당한 리뷰엉이는 "우주고양이 김춘삼이 내 영상을 의도적으로 카피하고 있다"며 비교 영상을 올렸다. 비슷한 이미지와 비슷한 구도, 비슷한 제목까지, 우주고양이 김춘삼이 리뷰엉이의 콘텐츠를 베꼈다고 여기기 충분했다.

주언규는 지난 21일 유튜브 채널에 다시 한 번 글을 올려 "1000명 이하 유튜버, 이제 시작하는 분들도 섬네일과 제목을 스스로 창의적으로 만드시길 꼭 권장드린다"고 지적했다. 또한 "저의 안일한 저작권 의식으로 잘못된 인식을 퍼뜨리게 돼서 죄송하다"고 밝혔다.

'집사부일체2' 측은 주언규가 출연한 7회차의 다시보기 영상 등을 모두 삭제 조치했다. 해당 방송에서는 주언규가 월급 169만원에서 100억 부자가 된 성공 신화를 조명했다. 재력을 과시한 방송 직후 '콘텐츠 도둑질 선동 논란'이 터졌고,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한 '집사부일체' 측은 조용히 '영상 삭제'의 조치를 취한 것.

갖가지 프로그램의 여러 출연자 논란에도 SBS는 손 놓고 지켜보기만 하고 있다. '나 몰라라'하며 논란이 사그라들길 기다리는 것. SBS가 출연자의 모든 것을 컨트롤할 순 없다. 다만 출연자가 논란을 일으켰을 때 책임을 다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단순히 논란이 된 출연자들의 출연분을 삭제하는 게 책임을 다하는 것은 아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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