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유나의 오예≫
오늘, 주목할 만한 예능
아동 성추행 논란 속 방송 재개'결혼지옥', 짧은 사과문이 끝?
오늘, 주목할 만한 예능
아동 성추행 논란 속 방송 재개'결혼지옥', 짧은 사과문이 끝?
≪태유나의 오예≫
'콘텐츠 범람의 시대'. 어떤 걸 볼지 고민인 독자들에게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가 '예능 가이드'가 돼 드립니다. 예능계 핫이슈는 물론, 관전 포인트, 주요 인물,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낱낱히 파헤쳐 프로그램 시청에 재미를 더합니다.
'내부 정비'라는 허울 좋은 핑계로 2주간 결방했지만, 바뀐 건 아무것도 없었다. 고작 30초 분량의 제작진 사과문이 끝. 오은영과 패널들의 고개 숙인 사과는 없었다. 아동 성추행 논란으로 폐지 요구까지 빗발쳤던 '결혼지옥'은 뻔뻔함을 장착하고 돌아왔다.
지난 9일 방송된 MBC 예능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이하 '결혼지옥')은 방송에 앞서 내레이션과 자막을 통해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제작진 측은 '지난 12월 19일 방송된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 '고스톱 부부' 편에서 시청자분들이 우려할 수 있는 장면이 방송된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라며 '해당 가정의 생활 모습을 면밀히 관찰한 후 전문가 분석을 통해 관계 회복 솔루션을 제공해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자 하였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부부의 문제점 분석에만 집중한 나머지, 당시 상황에서 우려될 만한 모든 지점을 세심히 살피지 못했습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제작진은 모든 시청자가 수긍하고 공감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라며 약속했다.
그러나 이 사과문은 아동 성추행 논란이 불거졌던 당시 제작진이 보도자료를 통해 전한 공식 입장과 똑같은 내용. 3주가량의 시간이 더 지났음에도 추가적인 내용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어 새로운 솔루션을 위해 스튜디오에 등장한 오은영과 패널들. 그러나 해당 논란에 대한 언급은 일체 없었다. 오히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웃음 가득한, 화기애애한 모습뿐이다. 새 주인공 부부의 VCR 속 얇은 차림새를 보아 논란 이전에 이미 찍어놓은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보통의 경우, 이러한 상황이 생겼을 때는 오프닝을 추가로 촬영해 패널들이 사과의 말을 건네고 프로그램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에 대해 다시금 짚어줘야 하는 것이 일반적. 의붓딸과 놀아주는 계부의 과도한 신체적 접촉 장면을 여과 없이 내보내 폐지 요구를 넘어 방심위에 3600건인 넘는 민원이 제기, 새아빠에 대해 입건 전 조사까지 착수한 상황 속 짧은 사과문으로 모든 것을 대신하고 환한 미소로 오프닝을 시작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무엇보다 오은영은 자신의 이름을 걸고 하는 프로그램이기에 더욱 책임감을 느껴야 할 당사자. 스스로는 "5시간이 넘는 녹화 분량을 80분에 맞춰 편집하는 과정에서 부득이하게 이런 많은 내용이 포함되지 못하여 제가 마치 아동 성추행을 방임하는 사람처럼 비친 것에 대해 대단히 참담한 심정"이라고 억울할지는 모르나, 방송에서 이렇다 할 사과 없이 입을 굳게 다무는 것은 옿지 못하다.
내부 정비차 2주간 결방하는 동안 '결혼지옥'의 변화는 없었다. 그저 쏟아지는 대중들의 비난에 잠시 숨어 분노가 사그라들기를 기다렸을 뿐이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콘텐츠 범람의 시대'. 어떤 걸 볼지 고민인 독자들에게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가 '예능 가이드'가 돼 드립니다. 예능계 핫이슈는 물론, 관전 포인트, 주요 인물,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낱낱히 파헤쳐 프로그램 시청에 재미를 더합니다.
'내부 정비'라는 허울 좋은 핑계로 2주간 결방했지만, 바뀐 건 아무것도 없었다. 고작 30초 분량의 제작진 사과문이 끝. 오은영과 패널들의 고개 숙인 사과는 없었다. 아동 성추행 논란으로 폐지 요구까지 빗발쳤던 '결혼지옥'은 뻔뻔함을 장착하고 돌아왔다.
지난 9일 방송된 MBC 예능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이하 '결혼지옥')은 방송에 앞서 내레이션과 자막을 통해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제작진 측은 '지난 12월 19일 방송된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 '고스톱 부부' 편에서 시청자분들이 우려할 수 있는 장면이 방송된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라며 '해당 가정의 생활 모습을 면밀히 관찰한 후 전문가 분석을 통해 관계 회복 솔루션을 제공해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자 하였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부부의 문제점 분석에만 집중한 나머지, 당시 상황에서 우려될 만한 모든 지점을 세심히 살피지 못했습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제작진은 모든 시청자가 수긍하고 공감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라며 약속했다.
그러나 이 사과문은 아동 성추행 논란이 불거졌던 당시 제작진이 보도자료를 통해 전한 공식 입장과 똑같은 내용. 3주가량의 시간이 더 지났음에도 추가적인 내용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어 새로운 솔루션을 위해 스튜디오에 등장한 오은영과 패널들. 그러나 해당 논란에 대한 언급은 일체 없었다. 오히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웃음 가득한, 화기애애한 모습뿐이다. 새 주인공 부부의 VCR 속 얇은 차림새를 보아 논란 이전에 이미 찍어놓은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보통의 경우, 이러한 상황이 생겼을 때는 오프닝을 추가로 촬영해 패널들이 사과의 말을 건네고 프로그램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에 대해 다시금 짚어줘야 하는 것이 일반적. 의붓딸과 놀아주는 계부의 과도한 신체적 접촉 장면을 여과 없이 내보내 폐지 요구를 넘어 방심위에 3600건인 넘는 민원이 제기, 새아빠에 대해 입건 전 조사까지 착수한 상황 속 짧은 사과문으로 모든 것을 대신하고 환한 미소로 오프닝을 시작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무엇보다 오은영은 자신의 이름을 걸고 하는 프로그램이기에 더욱 책임감을 느껴야 할 당사자. 스스로는 "5시간이 넘는 녹화 분량을 80분에 맞춰 편집하는 과정에서 부득이하게 이런 많은 내용이 포함되지 못하여 제가 마치 아동 성추행을 방임하는 사람처럼 비친 것에 대해 대단히 참담한 심정"이라고 억울할지는 모르나, 방송에서 이렇다 할 사과 없이 입을 굳게 다무는 것은 옿지 못하다.
내부 정비차 2주간 결방하는 동안 '결혼지옥'의 변화는 없었다. 그저 쏟아지는 대중들의 비난에 잠시 숨어 분노가 사그라들기를 기다렸을 뿐이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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