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내린 눈도 차가운 바람도 그룹 방탄소년단 멤버 진을 배웅하고 또 환영하는 마음의 장애물이 되지 못했다. '까까머리'의 진은 '사랑둥이'답게 멤버들과 연천 주민의 응원 속 입대했다.
진은 오늘(13일) 경기도 연천 신병교육대 훈련소로 입소했다. 진은 5주 훈련을 받은 뒤 일선 부대에 배치될 예정이다.
이날 훈련소 인근은 진을 환영하고 응원하는 분위기로 가득했다. 'BTS 김석진군과 모든 장병들의 입영을 환영합니다', '아미님들 힘내세요! 연천군이 함께 지켜줄게요', '환영 방탄소년단(Jin) 김석진 연천군 신병교육대 입소를 환영합니다' 등의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앞서 빅히트 뮤직과 진은 혹시 모를 사고를 대비해 현장 방문을 삼가달라고 당부했다. 소수의 팬들이 진의 첫 걸음을 응원하기 위해 현장을 찾았다. 이들은 경찰의 안내에 따라 안전하게 진을 기다렸다. 롱패딩으로 중무장 한 팬들은 아미를 상징하는 아이템을 손에 꼭 쥐고 있었다.
군은 입소일 현장에 팬과 취재진 등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하고 자치단체 등과 함께 현장 종합상황실을 운영했다. 경기북부경찰청 역시 당일 현장 주변에 경찰 기동대 등 300명을 배치해 질서유지와 교통관리에 주의를 기울였다. 소방은 응급환자 발생에 대비해 구급차를 대기시켰다.
현장에는 멤버들이 타고 있는 차량이 줄이어 들어갔다. "현장 혼잡에 따른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진은 언론 또는 팬들을 위한 별도의 인사 없이 차량에 탑승한 채 신병교육대 경내로 진입할 예정"이라는 빅히트의 공지대로 별도의 공식 행사는 없었다. 방탄소년단 멤버 중 첫 입대자가 된 진. 병역은 의무였지만 부담이었다. "나라가 부르면 언제든 입대"라며 공공연하게 말해왔으나 방탄소년단에게 병역 특혜를 주네마네 여야다툼과 여론전쟁으로 꽤 피곤한 시간을 보냈다.
진은 방탄소년단의 국위선양이 인정돼 올해까지 군대를 가지 않아도 되는 '특혜'가 있지만, 이를 취소했다. 진은 콜드플레이 무대를 마치고 입영 연기 취소원을 냈다.
진은 "그래미 시상식이 끝나고 입대 준비를 했다. 그룹 활동을 중단하고 개인 활동에 집중하겠다고 밝힌 6월 '방탄 회식' 영상이었다. 간접적으로 군 입대를 표현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콘서트는 하고 가야 하지 않겠냐는 의견에 콘서트도 진행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진은 "원래는 입대하려 했지만 멤버들이 '이번이 정말 마지막 공연이 될 것 같고, 이 공연까지 했으면 좋겠다'고 설득했다. 팬들에 대해 예의를 지켜야한다는 생각"이라고 아미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진은 "억울한 면이 없지 않지만 팬들이 눈물의 공연을 보지 않게 돼 다행이다. 욕을 먹긴 했지만 만족한다"고 말했다. 팬들을 생각하는 진의 마음은 입대 전 꽉 찬 스케줄에서 드러난다. 진은 솔로 싱글 'The Astronaut'을 냈는데, 노래를 세계적 밴드 콜드플레이가 썼다. 진은 콜드플레이 콘서트에 올라 'The Astronaut'를 함께 불렀다. 콜드플레이의 크리스 마틴은 "'12월에 입대하기에 2년 간 그룹에서 떨어져 있어야 한다'라고 전화했다. 잠시의 헤어짐을 모두에게 알리고, 그들에게 사랑한다고 말해줄 노래를 원한다고 했다"면서 'The Astronaut'의 비하인드를 전했다.
무엇보다 진은 여러 예능과 유튜브 채널에 나가 다양한 모습을 보여줬다. SBS '런닝맨'과 '차린 건 쥐뿔도 없지만' '할명수' 그리고 백종원과 함께 '취중JIN담' 등을 만들며 귀엽고 친숙한 매력으로 아미에게 큰 선물을 안겼다.
진은 "팬분들이 원하는 게 요새는 제가 하고 싶은 거다. 그래서 노래도 내는 거고 그래서 방송도 나가는 거고"라며 입대 전 꽉 찬 스케줄을 소화하는 이유를 밝혔다. 2년간 못 만나기 때문에 그만큼의 시간을 채워주고 싶었던 것.
진은 입대 전 "자, 이제 커튼콜 시간이다. 군대갈 때 해보고 싶었다. 게임 캐릭터 '진' 대사"라고 마지막 인사했다. 커튼콜은 공연이 끝난 뒤 관객의 환성과 박수에 답해 배우가 다시 무대로 나오는 것을 지칭하는 용어. 입대가 인생 챕터2라는 것을 비유한 것으로 해석된다. 진짜 아미가 된 진. 그의 2막은 오늘부터 시작이다.
우빈 텐아시아 기자 bin060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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