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웨이브)
(사진=웨이브)

‘더 타투이스트’ 최정호 PD가 이효리, 김연경, 박재범을 타투숍에 초대하고 싶다고 전했다.


웨이브가 국내 최초 타투를 주제로 한 ‘더 타투이스트’는 은밀하지만 당당한 K-타투 이야기를 그린 국내 최초 시추에이션 타투 다큐멘터리다.


16일 1, 2화가 공개된 ‘더 타투이스트’는 사람을 살리는 타투의 힘을 담담한 시선으로 그려내며 묵직한 감동을 선사했다.


갑작스러운 사고로 손가락 마디를 잃었던 엔지니어가 타투로 손톱을 다시 되찾고, 유방암으로 투병중이지만 아픈 남편을 병간호하기 위해 항암까지 포기하면서 행복한 가정을 지켜나가고 있는 주부가 아팠던 흉터를 아름다운 타투로 덮어나가는 이야기는 타투가 행하는 ‘치유의 파워’를 다시 한 번 일깨웠다.


이와 관련 최정호 PD는 “세월호를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 ‘열여덟의 기억, 스물다섯의 약속’을 만들며 타투가 주는 치유와 위로의 힘을 경험해 이번 작품을 기획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최PD는 “세월호 생존자 학생 중 한 명이 타투를 받고 싶어 해 생전 처음 타투숍에 가게 됐다. 상상과는 전혀 달랐던 밝은 타투숍, 타투이스트에게 놀라기도 했지만, 가장 놀란 건 제작진에게 마음을 여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던 생존자 아이가 처음 만난 타투이스트에게는 자연스럽게 자신의 속마음을 들려줬다는 것”이라며 “그 모습을 보며 MZ세대가 편안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는 타투숍에서 새로운 형식의 휴먼 다큐를 만들어 보면 어떨까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더 타투이스트’ 속 타투숍의 매니저는 SG워너비 이석훈, 댄스 크루 프라우드먼의 수장 모니카가 맡았다. 두 사람 모두 타투를 통해 힘든 시기를 이겨냈다는 공통점이 있다.


특히 이석훈은 1화에서 자신의 두 팔을 장식한 타투를 공개하며 어머니의 별세 후 타투로 힘든 시기를 극복하는 데 큰 힘과 도움을 받았다는 속내를 처음으로 담담하게 고백해 공감을 이끌어냈다.


최정호 PD는 “‘더 타투이스트’는 타투를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이긴 하지만, 사실 초점은 자신의 몸에 새길 정도로 젊은 세대에게 소중한 이야기가 무엇인지에 맞춰져 있다”는 말과 함께 “지금 우리 시대가 원하는 위로는 무엇이고, 어떤 응원의 메시지가 필요한지 담아내고 싶었다”고 전했다.

다음은 최정호 PD와의 일문일답 전문이다.

Q. ‘더 타투이스트’를 기획한 배경이 있다면.


- 지난해 세월호를 주제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며 생전 처음 타투숍에 가게 됐다. 세월호 생존자 학생 중 한 명이 타투를 받고 싶어 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상상만 해왔던 타투숍은 어둡고 좀 무섭기도 한, 음침한 분위기였는데 실제로는 전혀 달랐다. 타투숍도 타투이스트도 모두 밝고, 트렌디하다는 게 놀라웠다.


하지만 가장 놀란 건 제작진에게 마음을 여는 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던 생존자 아이가 처음 만난 타투이스트에게는 자연스럽게 자신의 속마음을 들려줬다는 것이다. 그 모습을 보며 MZ세대가 편안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는 이 공간, 타투숍에서 새로운 형식의 휴먼다큐를 만들어 보면 어떨까 생각이 들었다. MZ세대는 무슨 생각을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들 하는데, 타투숍이라는 공간에서 MZ세대와 소통한다면 자연스럽게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 같았다.

Q. 타투숍을 찾을 사연 주인공들을 어떻게 섭외했나.


- 사연의 주인공을 찾기 위해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 기사에 올라온 사연을 찾아보고, 타투이스트나 이전에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며 인연을 맺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등 모든 방법을 다 동원했다. 그 결과 많은 사연이 도착했는데, 중요한 것은 이 중에서 우리가 하려고 하는 이야기에 맞는 주인공이 누구인지 알아보는 것이었다. 오랫동안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며 깨달은 게 있다면 사연자를 오랫동안 지켜보며 취재를 해야 깊이 있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촬영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을 들여 취재를 했고, 그런 과정을 통해 사연자도 마음을 열고 자신의 진짜 이야기를 들려주게 되었다.


Q. 직접 K-타투이스트들을 보고 어떤 생각이 들었나.


- 타투이스트들을 만나보며, 이들이 가진 직업은 타투를 몸에 새겨주는 게 다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게 타투를 새기는 작업 만큼 중요했다. 우리가 흔히 미용실에 가면 미용사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게 되는데, 타투이스트도 비슷한 부분이 있다. 다른 게 있다면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고객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도안을 짜서 작업에 녹여내기까지 한다는 것이다. 타투숍을 찾은 사람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위로를 받는 듯했다. 우리가 만난 타투이스트가 모든 타투이스트를 대변하는 건 아니겠지만, 이들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열린 마음을 가진, 따뜻한 사람들이었다.

Q. 타투숍에 초대하고픈 셀럽, 연예인이 있다면?


- 기회가 된다면 다양한 세대,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들을 초대하고 싶다. 박재범, 이효리처럼 타투에 관심을 갖고 있는 스타나 김연경 같은 스포츠 분야 스타도 초대하고 싶다. 취재 중에 재벌 혹은 4~50대 전문 경영자들 중에도 타투를 간직한 사람이 많다고 들었다. 이렇게 대중에게 알려진 이미지와 다른, 내면의 이야기가 담긴 타투를 간직하고 있는 사람들을 초대해 다양한 삶을 들여다보고 싶다.


Q. ‘더 타투이스트’를 촬영하면서 혹시 아쉬운 점이 있었는지도 궁금하다.


- ‘더 타투이스트’를 촬영하며 K-타투에 관심 있고 뜨거운 애정을 가진 해외 셀럽들을 알게 됐다. 또 해외 스타 뿐만 아니라 일반 외국인들의 관심도 뜨거웠고 세계적으로 활동 중인 K-타투이스트들의 활약도 대단했다. 하지만 이들의 이야기까지 담아내기에는 코로나19 이후 더욱 까다로워진 해외 취재 상황이나, 방송 분량 면에서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었다. 다음에 기회가 주어진다면, 글로벌에서 활동하는 한국 타투이스트들을 만나보고 해외 셀럽들의 타투에 담긴 이야기도 들어보고 싶다.


Q. ‘더 타투이스트’를 꼭 봐야 하는 이유가 있다면.


- ‘더 타투이스트’는 타투를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이긴 하지만, 사실 초점은 자신의 몸에 새길 정도로 젊은 세대에게 소중한 이야기가 무엇인지에 맞춰져 있다. 지금 우리 시대가 원하는 ‘위로’는 무엇이고 어떤 응원의 메시지가 필요한지 담아내고 싶었다. 그래서 위로와 응원이 필요한 사람이라면, ‘더 타투이스트’에 담긴 이야기를 꼭 들어 보라고 권하고 싶다. 어쩌면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수 있다.


차혜영 텐아시아 기자 kay33@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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