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보균 문체부 장관 "멤버 진, 12월 입대…그 전에 결정"
이종섭 국방부 장관 "공정성·형평성, BTS 입대해야"

병역특례, 문체부 소관…대통령령으로 즉각 시행 가능
BTS 병역특례 찬성 의견 60.9%

1973년, 병역특례제 시행…50년 역차별 대중문화계
BTS / 사진=텐아시아DB
BTS / 사진=텐아시아DB
《윤준호의 복기》

윤준호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 동향을 소개합니다. 연예계 전반의 문화, 패션, 연예인들의 과거 작품 등을 살펴보며 재밌고 흥미로운 부분을 이야기해 봅니다


방탄소년단(BTS)의 현역 입대 여부가 미궁에 빠져 있다. 주무관청인 문화체육관광부가 뒷짐을 지고 있는 동안 국방부와 병무청이 현역입대를 강력하게 주장하며 여론을 만드는 모양새다. 문체부의 지지부진한 모습에 '고급문화체육부' 아니냐는 자조 섞인 지적이 나온다.

문화체육관광부 박보균 장관은 지난 5일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멤버 진의 입대가 12월에 정리되는데 그 전에 빠른 시간 내로 문체부 입장을 확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체부는 대통령실에 최근 두가지 안을 만들어 보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술체육요원 제도를 폐지하는 안과 대중문화예술인을 대체복무 제도 안으로 품는 안. 예술체육요원을 없애더라도 국군체육부대 같은 제도를 만들어 예술인들을 입대시킨 뒤 공연등을 시키면 된다는 생각이 골자다.

문화계는 예술요원을 없애자는 문체부의 제안에 반발하고 있다. 예술인들의 국위 선양과 기량 유지를 위한 제도 도입의 취지를 예술인을 대변하는 주무 관청이 팔걷고 무시한다는 지적. 한 연예 기획사 대표는 "순수예술은 50년간 보호 해 줬으면서 대중 예술인 대체복무 얘기가 나오자 마자 제도 폐지부터 문체부가 들고 나온 것에 경악했다"며 "순수예술은 고급문화, 대중예술은 저급 문화로 판단해 무시부터 하는거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병무청이 말할 얘기를 문체부가 손을 들고 주장하는 기회주의적 행동에 토가 쏠리는 배신감을 감출 수 없다"고 토로했다.

BTS의 병역특례에 대한 찬성 여론이 우세한 상황. 최근 국회 국방부위원회의 의뢰로 진행된 병역법 개정안 심사 여론조사에서 60.9%가 BTS의 병역 특례를 찬성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대중예술인 병역특례'라는 '뜨거운 감자'를 외면하고 있다.
BTS 진 / 사진=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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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문화예술인에 대한 대체 복무 가능성은 3년간 정체되어 왔다. 처음 이야기가 나온 것은 2019년. 당시는 대중문화계의 기념비적인 한 해였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개 부문을 수상하는 쾌거를 얻었다. 또한 월드 스타 방탄소년단이 한국 가수 최초로 그래미어워드 무대에 시상자 자격으로 무대에 섰다.
BTS / 사진=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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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단의 칼자루는 정치권에 있다. 병역법 제33조 7항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추천한 사람을 예술ㆍ체육요원으로 편입할 수 있다. 3년간 국회에 계류됐던 '대중문화인 편입 개정안'. 늦춰진 결정에 개정안 혜택을 받을 수 있는 BTS 진의 입대일은 3달이 채 남지 않았다.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 실질적인 법 효력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따라서 병역특례에 대한 '대통령령'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대통령실은 현 상황에서 가장 빨리 결론을 내릴 수 있는 곳. 병역법 또는 시행령을 개정하면 대중예술인들 대체 복무로 국방의 의무를 다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판세는 녹록지 않다. 국방부 시계는 빠르게 흘러가고 있지만 대중예술인의 고립은 심해지고 있다. 국방부와 병무청은 병역의 공정성을 앞세워 공세의 고삐를 당기고 있는 것.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지난 4일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병무 이행의 공정성과 형평성 차원에서 BTS의 군 복무가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문체부 장관 역시 미온적인 모습을 보이는 상황에서 방탄소년단으로 대변되는 대중문화 예술인들의 전선은 날로 축소되고 있다.
BTS / 사진=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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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3년 처음 시행된 예술·체육요원 등의 대체복무제도는 50년간 13번이 개정됐다. 대체복무는 사회적 필요와 산업 육성 측면에서 유연하게 적용돼왔다는 증거다. K팝, K드라마 등 대중문화가 한국을 이끌어갈 미래 먹거리로 부각되는 시대다.

대체복무라는 이름으로 매해 1000명의 청년들이 원양어선을 타는 것으로 국방의 의무를 대신한다. 방탄소년단이 원양어선을 타는 사람들보다 국위 선양을 하지 않았을 리 없지 않은가. K컬처 산업이 원양어업보다 못하다는 우둔한 판단은 역사의 비웃음을 살 뿐이다.


윤준호 텐아시아 기자 delo410@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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