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닝 업’ 최종회가 시청률은 전국 3%를 기록,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닐슨코리아 제공, 전국 유료가구 기준)
지난 24일 방송된 JTBC 토일드라마 ‘클리닝 업’에서는 하주현(김혜윤)의 죽음으로 지난 과오를 깨달은 어용미(염정아)는 선 넘은 캡틴 송우창(송영창)을 척결하기 위해 이영신(이무생), 금잔디(장신영)와 힘을 합쳤다.
용미는 국회의원에게, 안인경(전소민)은 중앙지검 검사에게 송우창의 주가 조작 관련 증거와 그의 뒤를 봐주고 있는 윤병희 의원의 비위자료를 모두 넘겼다. 속수무책으로 당한 송우창은 용미를 납치하는 등 최후의 발악을 해봤지만, 구원자 영신의 등장으로 물거품이 됐다.
그렇게 ‘세타바이오 주가조작’의 핵심 인물 송우창은 구속됐고, 영신이 확보한 범죄수익금은 피해자들을 구제하기 위해 국고로 환수됐다. 주가조작에 얽힌 용미와 영신 또한 제 발로 검찰에 들어갔다. 그 후 1년 뒤, 용미는 꽃가게 사장으로 두 딸과 드디어 평범한 삶을 이어갔다.
무엇보다 단관 극장에서 영신과 재회하며 로맨스 순정의 여지를 남겼다. 이두영(나인우)을 잃을 뻔하고 정신을 차린 인경은 두영과 커피 트럭을 운영했고, 그와의 결혼도 앞뒀다. 맹수자(김재화)는 아들 정근우(권지우)가 선물해준 캐리어로 꿈에도 그리던 여행을 떠났다. 이들의 예측불허 인생 상한가 도전기가 척박하기만 했던 인생에 비로소 푸른 새싹을 틔운 순간이었다.
#.1 살아 숨쉬는 캐릭터들의 향연
방송 전, 배우들이 입을 모아 강조한 점은 살아 숨쉬는 캐릭터들의 향연이었다. 그 자신감의 토대는 본방송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등장하는 캐릭터들 한 명 한 명이 모두 저마다의 매력을 겸비하고 있었던 것. 게다가 염정아, 전소민, 김재화, 이무생, 나인우, 장신영, 김태우, 김인권, 윤경호, 송재희 등 연기파 배우들이 생동감 넘치는 생명력까지 불어넣으니 마치 캐릭터들이 우리 곁에 살아 있다는 착각까지 불러 일으켰다. 모두가 ‘클리닝 업’으로 인생캐를 경신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무엇보다 발칙함에도 상한선이 있었던 다양한 인물들이 얽히고설키며 그려 나간 흥미로운 인물관계도는 보는 재미를 극대화했다. 대립하던 관계가 하루 아침에 규합되고, 그렇게 손을 잡았던 관계가 어긋나기도 하는 관계의 전복은 ‘클리닝 업’의 흥미진진한 전개를 이끈 차별화된 요소였다.
#.2 잃을 건 없지만 지켜야 할 건 있는 사람들의 발칙한 도전기
아무리 죽어라 일해도 돈에 허덕이기만 했던 용미는 더 이상 잃을 것이 없었다. 그런데 돈 많은 베스티드 직원들은 아무런 가책 없이 내부자 거래를 하고 있었다. 그래서 미화원 용미는 인경과 수자와 함께 내부자 거래에 뛰어들었다.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미화원들의 발칙한 대반란이 시작된 순간이었다. 이들의 도전기는 미스터리한 내부자 거래 멤버 영신과 얽히며 때로는 쫄깃한 긴장감을, 또 때로는 유쾌한 웃음을 선사하기도 했다. 그러나 물불 안 가리는 이들에게도 지킬 것은 있었다. ‘잭팟’을 맛볼 수록, 욕망은 점점 더 커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성의 파괴만큼은 지양했다. 이들이 선택한 마지노선이었고, 들이키면 들이킬수록 갈증이 악화되는 바닷물 같은 내부자 거래의 늪에서 헤어나올 수 있게 만든 근간이었다. 특히 자신의 지난 잘못을 뉘우친 이들이 힘을 모아 거대 악, 송우창을 심판대에 올려 놓은 장면은 통쾌한 권선징악의 극치를 선사했다.
#.3 실수를 바로 잡는 건 단 한 방울의 용기
내부자 거래에 겁 없이 발을 들였지만, 빠져 나오기란 쉽지 않았다. 완벽히 신분세탁한 전직 조폭 송우창이 악의 중심에서 단단히 똬리를 틀고 앉아 있었기 때문. 이에 휘말린 용미는 목숨만큼 소중한 딸을 지키려다 또 다른 소중한 청춘이 희생되는 절망적인 나비효과를 맞닥트렸다. 그렇게 자신이 무슨 짓을 해왔는지, 그동안의 잘못을 끔찍하게 깨달았다. 하지만 그대로 침묵하거나 주저앉지 않았다. 오히려 그 실수를 바로 잡기 위해 용기를 냈다. 이로 인한 죄값은 당연히 치러야 하는 것이었다. 어떤 실수를 바로 잡을 기회는 늘 있다는 것, 그리고 그것은 단 한 방울의 용기로부터 시작된다는 사실은 진정한 인생의 ‘떡상’이 무엇인지 돌아보게 한 뜻깊은 메시지였다.
차혜영 텐아시아 기자 kay33@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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