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씨' 이후 6년 만에 복귀
칸 감독상 수상 기운 흥행으로 이어질까
칸 감독상 수상 기운 흥행으로 이어질까
박찬욱 감독이 영화 ‘헤어질 결심’으로 국내 팬들을 만날 준비를 마쳤다.
2일 오전 서울 동대문 JW메리어트 호텔에서 영화 '헤어질 결심'(감독 박찬욱)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박찬욱 감독과 배우 박해일, 탕웨이가 참석해 영화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제75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을 품에 안고 돌아온 박 감독은 이날 "아직 시차 적응이 안돼서 횡설수설할 수도 있다"며 재치 있게 인터뷰를 이끌어갔다. 박 감독은 칸 국제영화제 감독상에 대해 "트로피를 말씀하시니 생각나는 게 그전에는 상장밖에 없었다. 그런데 영화제가 바뀌었더라. 그 전엔 황금 종려만 줬던 거 같은데 트로피가 생겨서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보기도 좋고"라고 밝혔다.
이어 "세 번째 수상이라는 것보다도 한국에서 개봉을 앞두고 있는데 관객분들이 어떻게 봐주실지가 제일 중요한 문제"라며 "이 영화는 내가 만든 다른 영화들보다 조금 더 한국인만이 이해할 수 있는 점들이 많다. 특히 내 생각엔 탕웨이의 한국어 대사가 좀 특별하다"고 덧붙였다. 2016년 영화 '아가씨' 이후 6년 만에 신작을 선보인 박찬욱 감독은 "3, 4년 전쯤 됐다. 고등학교 때 읽었던 스웨덴에서 나온 추리 소설을 오랜만에 읽었다. 소설 속 경찰관처럼 속이 깊고 상대방을 배려해주는 신사적인 그런 형사가 나오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친절한 금자씨' 이후로 계속 함께 해온 정서경 작가한테 말하면서 만들었다"고 말했다.
'만추' 이후 오랜만에 한국 영화로 돌아온 탕웨이. 탕웨이는 갑작스러운 남편의 죽음 앞에서 동요하지 않는 사망자의 아내 서래 역할을 맡았다. 그는 “처음 감독님께 ‘헤어질 결심’에 대해 들었을 때 흥분해서 물을 많이 마셨던 기억이 있다. 한 시간 반 정도 들었는데 감독님의 이야기에 완전히 빠졌다. 감독님과 정서경 작가님의 눈빛이 따뜻해서 내가 외국어로 연기해야 한다는 것에 대한 걱정이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후반 작업할 때 감독님은 배우들을 안심시켜주는 감독님이다. 나는 배우로서 집중해서 내가 해야 하는 일만 하면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자리에서 크게 감사드리고 싶다. 인내하고 용인해주셔서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박 감독 영화의 새로운 스타일에 대해 탕웨이는 "그전에는 맛으로 따지면 무거운 맛인데, 이번에는 담백하다"며 "예전이 진한 김치의 맛이라면 이번에는 내가 태어나 자랐던 중국 항저우의 청량하고 담백한 그런 분위기를 보여준다. 달짝지근한 맛을 보여주는 그런 특징이 아닌가 싶다"고 전했다.
이어 "영화 속에서 시도한 스타일이 전혀 다른 모습이라서 좋았다. 이전에 해보지 않은 스타일이라서 좋더라"며 "지금까지 영화를 2번 봤다. 한번은 작은 화면으로 한번은 큰 스크린으로 봤는데 우리 영화가 특별하다고 느꼈다. 촬영하며 여행하듯이 돌아다녔다. 영화가 개봉하면 촬영했던 로케이션을 관객들이 맞춰주면 좋겠다"고 말하며 웃었다. 박해일은 변사 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 해준 역으로 분해 열연했다. 데뷔 후 처음으로 박 감독과 호흡을 맞추며 형사 캐릭터를 연기했다.
그는 "박찬욱 감독님의 연출작으로는 처음 호흡을 맞춘다. 제가 박찬욱 감독님을 처음으로 각인된 기억은 2000년대 초 ‘JSA 공동경비구역’ 작품을 하실 즘에 감독님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 오랜 시간 한국 영화계를 위해 고민하고 미래를 고민하는 진지한 모습을 보는 후배 입장이었는데 저한테도 마침내 기회가 오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남자 배우들이 형사 역할을 하는데, '그동안 왜 안 해봤을까?'라는 생각했었다. 내가 소화하기엔 어색할 것 같고, 잘못할 것 같아서 미루고 미뤘다. 근데 감독님께서 제안한 형사 캐릭터는 나와 잘 맞는 느낌을 받았다. 해준 역할이 친절하고, 청결하고, 효율성을 중요시하는 멋진 장치들이 있다. 형사이면서도 우리와 같은 열심히 사는 직업군에 속한다. 잠복근무로 인해 불면증도 있지만 열심히 해서 승진도 빨리 올라간 친구다"라고 덧붙였다.
수사물과 로맨스물이 합쳐졌다는 특징을 지닌 '헤어질 결심'에 대해 박 감독은 특히 '균형감'에 신경 썼다고 했다.
그는 "그 중심을 맞추는 게 가장 중요한 지점이었다. 처음 정서경 작가와 얘기할 때도 절대 어느 한쪽으로 균형을 기울지 않게 하자고 했다"라며 "칸 영화제에서 어떤 기자분이 '50%의 수사극, 50%의 로맨스'라고 하면 되겠냐?'라고 물어보셔서 100%의 수사극, 100%의 로맨스 영화'라는 말이 더 낫겠다고 했다. 분리할 수 없다는 점이 핵심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어느 순간에 어떤 관점에서 보면 수사 영화고 어떤 관점에서는 러브 스토리다. 형사의 업무가 곧 연애의 과정으로 비친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심문 과정 자체가 긴 대화로 이뤄지는데, 이 장면에서 보통의 연인들이 할법한 모든 일이 벌어진다. 유혹, 거부, 밀당, 원망, 변명 등 말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작품은 박 감독의 영화 중 가장 완성도가 높은 작품이라고. 박 감독은 "코로나19로 인해 개봉되기만을 기다렸다. 그러다 보니 후반 작업에 많은 시간을 썼다. 내가 작업한 영화 중 가장 완성도가 높다. 그래서 극장에서 보실 만 하다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영화 산업이 붕괴 직전에 있는 상황에서 '헤어질 결심'뿐만 아니라 송강호 씨의 '브로커'도 봐주시고, '범죄도시2'도 봐주시면 좋겠다. 꼭 한국 영화 아니어도 좋다"라며 "모든 영화든 영화관에 빨리 가서 영화관에서 '영화를 본다는 게 이런 것이었지' 이런 감각을 되살려보시길 바란다"며 영화인다운 면모를 보였다.
‘헤어질 결심’은 산에서 벌어진 변사 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 해준(박해일 분)이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 분)를 만나고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끼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오는 29일 개봉한다.
류예지 텐아시아 기자 ryuperstar@tenasia.co.kr
2일 오전 서울 동대문 JW메리어트 호텔에서 영화 '헤어질 결심'(감독 박찬욱)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박찬욱 감독과 배우 박해일, 탕웨이가 참석해 영화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제75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을 품에 안고 돌아온 박 감독은 이날 "아직 시차 적응이 안돼서 횡설수설할 수도 있다"며 재치 있게 인터뷰를 이끌어갔다. 박 감독은 칸 국제영화제 감독상에 대해 "트로피를 말씀하시니 생각나는 게 그전에는 상장밖에 없었다. 그런데 영화제가 바뀌었더라. 그 전엔 황금 종려만 줬던 거 같은데 트로피가 생겨서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보기도 좋고"라고 밝혔다.
이어 "세 번째 수상이라는 것보다도 한국에서 개봉을 앞두고 있는데 관객분들이 어떻게 봐주실지가 제일 중요한 문제"라며 "이 영화는 내가 만든 다른 영화들보다 조금 더 한국인만이 이해할 수 있는 점들이 많다. 특히 내 생각엔 탕웨이의 한국어 대사가 좀 특별하다"고 덧붙였다. 2016년 영화 '아가씨' 이후 6년 만에 신작을 선보인 박찬욱 감독은 "3, 4년 전쯤 됐다. 고등학교 때 읽었던 스웨덴에서 나온 추리 소설을 오랜만에 읽었다. 소설 속 경찰관처럼 속이 깊고 상대방을 배려해주는 신사적인 그런 형사가 나오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친절한 금자씨' 이후로 계속 함께 해온 정서경 작가한테 말하면서 만들었다"고 말했다.
'만추' 이후 오랜만에 한국 영화로 돌아온 탕웨이. 탕웨이는 갑작스러운 남편의 죽음 앞에서 동요하지 않는 사망자의 아내 서래 역할을 맡았다. 그는 “처음 감독님께 ‘헤어질 결심’에 대해 들었을 때 흥분해서 물을 많이 마셨던 기억이 있다. 한 시간 반 정도 들었는데 감독님의 이야기에 완전히 빠졌다. 감독님과 정서경 작가님의 눈빛이 따뜻해서 내가 외국어로 연기해야 한다는 것에 대한 걱정이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후반 작업할 때 감독님은 배우들을 안심시켜주는 감독님이다. 나는 배우로서 집중해서 내가 해야 하는 일만 하면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자리에서 크게 감사드리고 싶다. 인내하고 용인해주셔서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박 감독 영화의 새로운 스타일에 대해 탕웨이는 "그전에는 맛으로 따지면 무거운 맛인데, 이번에는 담백하다"며 "예전이 진한 김치의 맛이라면 이번에는 내가 태어나 자랐던 중국 항저우의 청량하고 담백한 그런 분위기를 보여준다. 달짝지근한 맛을 보여주는 그런 특징이 아닌가 싶다"고 전했다.
이어 "영화 속에서 시도한 스타일이 전혀 다른 모습이라서 좋았다. 이전에 해보지 않은 스타일이라서 좋더라"며 "지금까지 영화를 2번 봤다. 한번은 작은 화면으로 한번은 큰 스크린으로 봤는데 우리 영화가 특별하다고 느꼈다. 촬영하며 여행하듯이 돌아다녔다. 영화가 개봉하면 촬영했던 로케이션을 관객들이 맞춰주면 좋겠다"고 말하며 웃었다. 박해일은 변사 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 해준 역으로 분해 열연했다. 데뷔 후 처음으로 박 감독과 호흡을 맞추며 형사 캐릭터를 연기했다.
그는 "박찬욱 감독님의 연출작으로는 처음 호흡을 맞춘다. 제가 박찬욱 감독님을 처음으로 각인된 기억은 2000년대 초 ‘JSA 공동경비구역’ 작품을 하실 즘에 감독님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 오랜 시간 한국 영화계를 위해 고민하고 미래를 고민하는 진지한 모습을 보는 후배 입장이었는데 저한테도 마침내 기회가 오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남자 배우들이 형사 역할을 하는데, '그동안 왜 안 해봤을까?'라는 생각했었다. 내가 소화하기엔 어색할 것 같고, 잘못할 것 같아서 미루고 미뤘다. 근데 감독님께서 제안한 형사 캐릭터는 나와 잘 맞는 느낌을 받았다. 해준 역할이 친절하고, 청결하고, 효율성을 중요시하는 멋진 장치들이 있다. 형사이면서도 우리와 같은 열심히 사는 직업군에 속한다. 잠복근무로 인해 불면증도 있지만 열심히 해서 승진도 빨리 올라간 친구다"라고 덧붙였다.
수사물과 로맨스물이 합쳐졌다는 특징을 지닌 '헤어질 결심'에 대해 박 감독은 특히 '균형감'에 신경 썼다고 했다.
그는 "그 중심을 맞추는 게 가장 중요한 지점이었다. 처음 정서경 작가와 얘기할 때도 절대 어느 한쪽으로 균형을 기울지 않게 하자고 했다"라며 "칸 영화제에서 어떤 기자분이 '50%의 수사극, 50%의 로맨스'라고 하면 되겠냐?'라고 물어보셔서 100%의 수사극, 100%의 로맨스 영화'라는 말이 더 낫겠다고 했다. 분리할 수 없다는 점이 핵심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어느 순간에 어떤 관점에서 보면 수사 영화고 어떤 관점에서는 러브 스토리다. 형사의 업무가 곧 연애의 과정으로 비친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심문 과정 자체가 긴 대화로 이뤄지는데, 이 장면에서 보통의 연인들이 할법한 모든 일이 벌어진다. 유혹, 거부, 밀당, 원망, 변명 등 말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작품은 박 감독의 영화 중 가장 완성도가 높은 작품이라고. 박 감독은 "코로나19로 인해 개봉되기만을 기다렸다. 그러다 보니 후반 작업에 많은 시간을 썼다. 내가 작업한 영화 중 가장 완성도가 높다. 그래서 극장에서 보실 만 하다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영화 산업이 붕괴 직전에 있는 상황에서 '헤어질 결심'뿐만 아니라 송강호 씨의 '브로커'도 봐주시고, '범죄도시2'도 봐주시면 좋겠다. 꼭 한국 영화 아니어도 좋다"라며 "모든 영화든 영화관에 빨리 가서 영화관에서 '영화를 본다는 게 이런 것이었지' 이런 감각을 되살려보시길 바란다"며 영화인다운 면모를 보였다.
‘헤어질 결심’은 산에서 벌어진 변사 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 해준(박해일 분)이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 분)를 만나고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끼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오는 29일 개봉한다.
류예지 텐아시아 기자 ryupersta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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