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윤지온 종영 인터뷰
"6kg 감량해서 63kg로 촬영, 통통한 저승사자 안 되려고"
"로운과 뽀뽀→코 파는 장면 모두 애드리브였다"
"군대 다녀오고 성격 변해, 욕 먹을 것 같았다"
"6kg 감량해서 63kg로 촬영, 통통한 저승사자 안 되려고"
"로운과 뽀뽀→코 파는 장면 모두 애드리브였다"
"군대 다녀오고 성격 변해, 욕 먹을 것 같았다"

지난 26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텐아시아와 만난 배우 윤지온이 김희선과의 호흡에 관해 묻자 "그냥 좋은 정도가 아니라 한 회차도 안 웃은 적이 없을 정도"라며 이렇게 말했다.
전작 tvN 드라마 '지리산'에서 요구르트 살인마로 존재감을 드러내며 전지현, 주지훈과 짧게 호흡을 맞췄던 윤지온이 MBC 금토 드라마 '내일'로 지상파 첫 주연에 나서 김희선, 로운과 '저승사자 케미'를 완성했다.
지난 21일 종영한 '내일'은 죽은 자를 인도하던 저승사자들이, 이제 죽고 싶은 사람들을 살리는 저승 오피스 휴먼 판타지물. 극 중 윤지온은 '주마등' 혼령 관리본부의 위기관리팀 대리 륭구 역을 맡아 열연했다.

원작 웹툰을 봤다고 묻자 "정말 많이 봤다"며 "이 작품 오디션을 본다는 이야기를 듣고 처음으로 찾아봤다. 캐스팅되고 나서는 5~6번 정도 정독했다"고 말했다. 캐스팅됐다는 소식을 듣고 멍해졌다는 윤시온. 그는 "웹툰에서의 륭구를 사람들이 더 많이 알고 있으니까"라며 "감독님께서 내가 모르는 나와 륭구의 어울리는 모습을 보시지 않았을까 싶다"고 고마워했다.
원작을 보며 중점을 둔 부분에 대해서는 "특징을 잡기보다 캐릭터가 가진 성향과 구련(김희선 분), 최준웅(로운 분)과 함께 다닐 때 륭구가 하는 역할을 중점적으로 봤다"고 설명했다.
윤지온은 저승사자 캐릭터를 위해 다이어트로 했다. "이성적인 캐릭터라 차가워 보여야 할 것 같아서 체중을 감량했다. 저승사자라는 존재가 통통하면 맞지 않을 것 같았다"며 "이번 작품은 체중을 63kg에 맞췄다. 시작할 때 비해 6kg 정도 뺐다. 보통은 67kg 정도로 맞추는데, 머리를 올리면 얼굴이 더 드러나니까 더 감량했다"고 밝혔다.

외적인 싱크로율은 정반대라고. 윤지온은 "륭구는 염색도 투톤으로 하고, 옷도 칼라풀하게 입고, 화려한 걸 좋아하고 힙한데 나는 무채색을 사랑하고 튀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스케줄이 없으면 항상 모자를 쓰고 다닌다. 내적으로는 잘 맞는 것 같다. 둘 다 내향적이고, 잘 나서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자신을 '확신의 I'라고 표현한 윤지온은 "나는 실제로 과묵하고 감정의 폭이 넓지 않다. 현장에서 에너지를 많이 쓰고 현장 외에는 에너지를 많이 안 쓴다. 촬영 없을 때는 집에 있는 걸 좋아한다. 친구들이 뭐하냐고 물어보면 운동하는 부위를 이야기해준다"고 말했다.

실제 드라마에서 코 파는 장면은 모두 애드리브였다. 윤지온은 "드라마 초기 설정에는 륭구가 코 파는 설정이 빠졌었다가 나중에 들어가게 됐다. 그래서 대본에는 코 파는 장면이 쓰여 있지 않아서 내가 알맞은 곳에 넣어서 연기했다"며 "후반부에 륭구 서사가 나오니까 갈수록 코를 많이 파줘야 하는데, 내용이 무거워지니까 팔 때가 없어서 힘들었다. 국가 유공자 에피소드부터 코 파기 장면을 찾기가 애매하더라. 또 너무 자주 파도 안 되니까 일일이 계산해서 팠다"고 말했다.
윤지온은 코 파는 것 외에도 애드리브가 정말 많았다며 "마지막 회에 내가 밥 먹으려고 하는데 준웅이가 막는 것도 애드리브였고, 못 먹게 하니까 순간 준웅에게 '정직원 되고 싶어요?' 말한 것도 애드리브였다. 꿈속에서 로운이 내가 엄마인 줄 알고 뽀뽀하는 것도 감독님이 제안한 애드리브였다"고 밝혔다.

로운과는 그야말로 환상의 케미였다고. 윤지온은 "로운은 동생같지 않게 듬직하고 열정적이다. 아이디어도 많이 제시하고, 리허설을 할 때도 적극적으로 임하는 친구라 든든했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로운과는 코드가 너무 잘 맞아요. 주고받는 애드리브도 잘 맞아서 형, 동생이 아니라 친구 같았죠."

윤지온은 군대가 인생의 전환점이었다고. 그는 "그전에는 밝은 아이였다. 친구를 모으는 역할이었고, 주도적인 아이라 반장도 하고 전교 부회장도 하고 선도부도 했다. 지금의 나는 전혀 그렇지 않다. 그게 군대를 다녀오고부터다"라며 "군대까지 다녀와서 놀기만 하면 욕을 먹을 것 같았다. 그런 시선들도 있었고, 자신도 느꼈다. 그러면서 조금씩 바뀐 것 같다.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그렇게 오랫동안 벗어나 본 적이 없었다. 이등병 때는 의지할 곳이 없더라. 그때 많이 힘들었고, 그만큼 성장했다"고 회상했다.
군대 작품을 향 의향이 있냐고 묻자 윤지온은 "안돼!"라고 소리치며 "심장이 철컹했다"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내 "하면 좋죠"라고 영혼 없이 말하던 그는 "'신과 함께' 영화에서도 군인으로 0.3초 나왔다. 10회차 정도 찍었는데 다 편집됐더라. 그래도 즐거웠다. 군인 연기는 의무가 아니라 선택이었으니까"라고 말했다.

"제게 '내일'은 위로로 남을 것 같습니다. 저승사자로서 자살예정자들을 위로하는 역할을 연기하면서도 제가 위로받았거든요. 나중에 힘든 일이 생길 때 '내일'을 보면 다시금 위로받지 않을까 싶습니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