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강수연의 마지막 가는 길은 외롭지 않았다. 수많은 영화인들, 가족들이 배웅했다. 1만 5000명 팬들이 생중계 된 영결식을 통해 함께 했다. 강수연은 '월드 스타' 이전에 영화인들 모두가 사랑하는 딸이자, 누나였다.
11일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 강수연의 영결식이 열렸다. '별보다 아름다운 별, 안녕히'라고 적힌 현수막이 결렸다.
이날 김동호 강릉국제영화제 이사장은 추도사를 통해 "당신과 처음 만난 지 33년이 흘렀다. 그동안 아버지와 딸처럼, 오빠와 동생처럼 지내왔다"라며 "강한 리더십과 포용력으로 후배들을 사랑하고, 그 믿음으로 뒤따르게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상의 별이 졌지만, 당신은 천상의 별로 우리 영화를 비추면서 끝까지 더 화려하게 우리를 지켜줄 것 같다"라고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씨받이' '아제 아제 바라아제'로 강수연의 시작부터 함께한 임권택 감독은 "수연아, 친구처럼 딸처럼 동생처럼 네가 곁에 있어 늘 든든했다. 뭐가 그리 바빠서 서둘러 갔느냐. 편히 쉬어라"라며 작별 인사를 고했다.
1998년 영화 '송어'로 강수연과 처음 인연을 맺은 배우 설경구는 "영화 경험이 없던 저를 하나부터 열까지 세세하게 가르쳐 주셨다. 저 뿐만 아니라 모든 배우들에게 무한한 애정을 주신 것으로 알고 있다. 배우들을 너무 좋아했고, 진심으로 아끼고 사랑해주셨다. 배우들의 진정한 스타셨다. 거인 같은 대장부셨다"라고 했다.
설경구는 "영화의 한 장면이라고 해도 끔찍한 장면일 텐데, 지금 이 자리가 너무 잔인하다"라며"사라지지 않는 별이 되어서 우리를 비춰주실 거라고 생각한다. 나의 친구, 나의 누이, 나의 사부님. 감사하고 사랑한다. 당신의 영원한 조수 설경구"라고 인사했다.
평소 두터운 친분을 자랑했던 문소리는 "언니"라는 외마디와 함께 눈물을 터트렸다. 그는 "여기서는 말 못했지만 이 다음에 만나면 같이 영화하자"라고 말했다. 정우성과 설경구가 가장 앞에서 직접 운구하며 고인의 떠나는 길을 위로했다. 동료들은 고인과 함께한 아름다운 날들을 추억하며 운구차를 바라봤다.
앞서 강수연은 지난 5일 서울 강남 압구정동 자택에서 통증을 호소, 가족의 신고로 출동한 소방관에게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다음날 많은 영화인들이 한자리에 모인 가운데 제58회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이 열렸다. 대상을 수상한 류승완 감독은 수상 소감 끝에 "강수연 선배의 쾌차를 기원한다"라고 했다. 작품상을 수상한 'D.P.' 제작사 클라이맥스 스튜디오 변승민 대표도 "깊고 아두운 곳에 혼자 계실 것 같다. 그런데 내다 이렇게 무겁게 말하는 걸 바라지는 않을 것 같다. 여기 계신 모든 분들과, 집에서 이 방송을 시청하는 모든 분이 응원해줬으면 좋겠다. 웃으면서 이야기해야 빨리 돌아오실 것 같다. 선배님과 내년에는 이 자리에서 뵙고 싶다"고 소망했다. 그리고 설경구는 "강수연 선배가 깨어날 수 있게 기도해 달라"고 했다. 그러나 모두의 바람을 뒤로 하고, 강수연은 결국 지난 7일 오후 3시 별세했다.
빈소를 찾은 봉준호 감독은 "실감이 안 난다. 영정 사진을 보니 영화 소품 같다"라고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원로배우 이순재는 강수연이 아역시절 함께 호흡 했던 것을 떠올리며 "우리 (영화)작업이 세계를 향해 날개를 펴고 있다. 재평가를 받고 영광을 얻을 수 있는 그런 나이인데 너무 안타깝다"라며 "수연이는 참 제대로 하는 배우 중 하나였다. 늘 머릿속에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라고 했다.
방송인 홍석천은 자신의 SNS를 통해 고인을 애도했다. 그는 "'석천아 누난 네 그대로가 참 좋다' 라고 한 그 응원이 내겐 큰 힘이 됐다. '누난 내가 아는 여자 중에 젤 예뻐요' 그랬다. 내가 그렇게 말했다. 누나는 그 특유의 보조개 웃음을 보이며 '석천이는 바른말 잘하네' 농담하며 까르르 웃었다"고 했다.
홍석천은 "누나의 웃음을 더 이상 못 보게 됐다. 전화라도 더 자주 드릴걸. 맛있는 거 같이 먹자고 나오라고 조를걸. 어려워하지 말걸. 누나 이따 보러 갈게요. 아픈 줄도 모르고 미안해요"라며 슬퍼했다.
가수 윤종신도 "편히 잠드시길. 오랜 시간 감사했습다"라고 작별 인사를 전했다. 봉태규도 "선배님 편히 잠드시길.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글을 SNS를 통해 남겼다.
배우 김규리는 "강수연 선배님을 보면서 나중엔 '저렇게 멋진 선배가 되고 싶다.' 생각했다. 저희에게, 저에겐 등대 같은 분이셨다. 존경합니다. 사랑합니다"라고 애도했다.
강수연은 1987년 임권택 감독의 영화 '씨받이'로 월드 스타가 됐다. 세계 3대 영화제 중 하나인 베니스 국제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한국 포함 아시아 배우 최초다.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 '경마장 가는 길' '그대안의 블루' 등을 통해 '흥행 배우'로도 인정 받았다. '송어'(2000년)로는 도쿄 국제 영화제 특별상, 백상예술대상 최우수연기상 등을 거머쥐었다.
드라마로도 존재감을 발산했다. 2001~2002년 방송된 SBS '여인천하'에서 정난정 역할을 맡으며 큰 인기를 끌었고 그해 SBS 연기대상을 수상했다. 또 2015년부터 3년간 부산국제영화제 공동집행위원장으로 활동했다. 강수연은 강단과 리더십으로 영화제 사무국을 이끌었다. 영화제가 존폐 위기에 있을때 위원장을 맡아 힘을 실었다.
그리고 영화계 밖에서도 그는 동료,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는, 언제 어디서나 반짝반짝 빛나는 '별중의 별' 이었다.
노규민 텐아시아 기자 pressgm@tenasia.co.kr
11일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 강수연의 영결식이 열렸다. '별보다 아름다운 별, 안녕히'라고 적힌 현수막이 결렸다.
이날 김동호 강릉국제영화제 이사장은 추도사를 통해 "당신과 처음 만난 지 33년이 흘렀다. 그동안 아버지와 딸처럼, 오빠와 동생처럼 지내왔다"라며 "강한 리더십과 포용력으로 후배들을 사랑하고, 그 믿음으로 뒤따르게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상의 별이 졌지만, 당신은 천상의 별로 우리 영화를 비추면서 끝까지 더 화려하게 우리를 지켜줄 것 같다"라고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씨받이' '아제 아제 바라아제'로 강수연의 시작부터 함께한 임권택 감독은 "수연아, 친구처럼 딸처럼 동생처럼 네가 곁에 있어 늘 든든했다. 뭐가 그리 바빠서 서둘러 갔느냐. 편히 쉬어라"라며 작별 인사를 고했다.
1998년 영화 '송어'로 강수연과 처음 인연을 맺은 배우 설경구는 "영화 경험이 없던 저를 하나부터 열까지 세세하게 가르쳐 주셨다. 저 뿐만 아니라 모든 배우들에게 무한한 애정을 주신 것으로 알고 있다. 배우들을 너무 좋아했고, 진심으로 아끼고 사랑해주셨다. 배우들의 진정한 스타셨다. 거인 같은 대장부셨다"라고 했다.
설경구는 "영화의 한 장면이라고 해도 끔찍한 장면일 텐데, 지금 이 자리가 너무 잔인하다"라며"사라지지 않는 별이 되어서 우리를 비춰주실 거라고 생각한다. 나의 친구, 나의 누이, 나의 사부님. 감사하고 사랑한다. 당신의 영원한 조수 설경구"라고 인사했다.
평소 두터운 친분을 자랑했던 문소리는 "언니"라는 외마디와 함께 눈물을 터트렸다. 그는 "여기서는 말 못했지만 이 다음에 만나면 같이 영화하자"라고 말했다. 정우성과 설경구가 가장 앞에서 직접 운구하며 고인의 떠나는 길을 위로했다. 동료들은 고인과 함께한 아름다운 날들을 추억하며 운구차를 바라봤다.
앞서 강수연은 지난 5일 서울 강남 압구정동 자택에서 통증을 호소, 가족의 신고로 출동한 소방관에게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다음날 많은 영화인들이 한자리에 모인 가운데 제58회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이 열렸다. 대상을 수상한 류승완 감독은 수상 소감 끝에 "강수연 선배의 쾌차를 기원한다"라고 했다. 작품상을 수상한 'D.P.' 제작사 클라이맥스 스튜디오 변승민 대표도 "깊고 아두운 곳에 혼자 계실 것 같다. 그런데 내다 이렇게 무겁게 말하는 걸 바라지는 않을 것 같다. 여기 계신 모든 분들과, 집에서 이 방송을 시청하는 모든 분이 응원해줬으면 좋겠다. 웃으면서 이야기해야 빨리 돌아오실 것 같다. 선배님과 내년에는 이 자리에서 뵙고 싶다"고 소망했다. 그리고 설경구는 "강수연 선배가 깨어날 수 있게 기도해 달라"고 했다. 그러나 모두의 바람을 뒤로 하고, 강수연은 결국 지난 7일 오후 3시 별세했다.
빈소를 찾은 봉준호 감독은 "실감이 안 난다. 영정 사진을 보니 영화 소품 같다"라고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원로배우 이순재는 강수연이 아역시절 함께 호흡 했던 것을 떠올리며 "우리 (영화)작업이 세계를 향해 날개를 펴고 있다. 재평가를 받고 영광을 얻을 수 있는 그런 나이인데 너무 안타깝다"라며 "수연이는 참 제대로 하는 배우 중 하나였다. 늘 머릿속에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라고 했다.
방송인 홍석천은 자신의 SNS를 통해 고인을 애도했다. 그는 "'석천아 누난 네 그대로가 참 좋다' 라고 한 그 응원이 내겐 큰 힘이 됐다. '누난 내가 아는 여자 중에 젤 예뻐요' 그랬다. 내가 그렇게 말했다. 누나는 그 특유의 보조개 웃음을 보이며 '석천이는 바른말 잘하네' 농담하며 까르르 웃었다"고 했다.
홍석천은 "누나의 웃음을 더 이상 못 보게 됐다. 전화라도 더 자주 드릴걸. 맛있는 거 같이 먹자고 나오라고 조를걸. 어려워하지 말걸. 누나 이따 보러 갈게요. 아픈 줄도 모르고 미안해요"라며 슬퍼했다.
가수 윤종신도 "편히 잠드시길. 오랜 시간 감사했습다"라고 작별 인사를 전했다. 봉태규도 "선배님 편히 잠드시길.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글을 SNS를 통해 남겼다.
배우 김규리는 "강수연 선배님을 보면서 나중엔 '저렇게 멋진 선배가 되고 싶다.' 생각했다. 저희에게, 저에겐 등대 같은 분이셨다. 존경합니다. 사랑합니다"라고 애도했다.
강수연은 1987년 임권택 감독의 영화 '씨받이'로 월드 스타가 됐다. 세계 3대 영화제 중 하나인 베니스 국제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한국 포함 아시아 배우 최초다.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 '경마장 가는 길' '그대안의 블루' 등을 통해 '흥행 배우'로도 인정 받았다. '송어'(2000년)로는 도쿄 국제 영화제 특별상, 백상예술대상 최우수연기상 등을 거머쥐었다.
드라마로도 존재감을 발산했다. 2001~2002년 방송된 SBS '여인천하'에서 정난정 역할을 맡으며 큰 인기를 끌었고 그해 SBS 연기대상을 수상했다. 또 2015년부터 3년간 부산국제영화제 공동집행위원장으로 활동했다. 강수연은 강단과 리더십으로 영화제 사무국을 이끌었다. 영화제가 존폐 위기에 있을때 위원장을 맡아 힘을 실었다.
그리고 영화계 밖에서도 그는 동료,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는, 언제 어디서나 반짝반짝 빛나는 '별중의 별' 이었다.
노규민 텐아시아 기자 pressgm@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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