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빈의 조짐≫
청소년기 임신, 결코 '로맨스 드라마' 아니다
10대 부모 이야기 예능적 소재 될 수 없어
청소년기 임신, 결코 '로맨스 드라마' 아니다
10대 부모 이야기 예능적 소재 될 수 없어
≪우빈의 조짐≫
우빈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에서 일어나거나 일어날 조짐이 보이는 이슈를 짚어드립니다. 객관적 정보를 바탕으로 기자의 시선을 더해 신선한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콘텐츠가 다루는 성(性)이 불편하게 느껴진다. 뉴스에선 미성년자와 관련된 여러 문제를 지적하지만 드라마와 예능판은 유독 꽃밭이다. 미성년자와의 연애, 미성년자의 임신과 출산이 대수롭지 않다.
자극적인 소재로 시청률과 화제성을 챙기려는 의도는 아니다. 창작자나 제작자 입장에선 맹신일 수도 있고 미화일 수도 있다. 하지만 미성년자의 임신, 미성년자와의 연애는 비교육적이고 유해한 콘텐츠다.
문제가 되는 작품은 tvN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 속 정현(배현성 분)과 방영주(노윤서 분) 에피소드다. 열여덟 고등학생 커플인 정현과 방영주에게 아기가 찾아오며 이어지는 이야기. 극중 방영주는 제주도를 떠나는 게 목표라 전교 1등을 놓치지 않고 서울대 의대를 목표로 한다. 임신을 알게 된 방영주는 현실과 미래를 고려해 임신중단(낙태)을 결심하지만 정현은 해답도 없으면서 그저 달래기만 한다. 결국엔 "그 애 내 아기이기도 하잖아"라며 눈물을 흘려 죄책감을 심어준다. 방영주도 결국 죄책감에 시달리다 모성애를 느끼고 출산을 결심한다.
정현과 방영주는 아기를 낳고 살겠다고 행복 회로를 돌렸다. "절대 '잘못했다'는 말이나 '실수했다'는 얘기는 하지 말자"면서 각자의 아버지에게 이 사실을 밝혔다. 방영주의 아버지는 딸 인생이 망가지는 게 싫어 울분을 터트렸고, 정현의 아버지는 무슨 돈으로 책임을 지느냐며 '현실'을 직시했다. 청소년의 성과 임신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는 문제다. 청소년의 로맨스로만 다루기엔 한 사람 혹은 두 사람의 인생을 좌우하는 문제. 하지만 '우리들의 블루스'는 청소년의 원치 않은 임신을 낭만적으로 그린데다 여성의 '신체 자기 결정권'도 존중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우리들의 블루스' 속 정현과 방영주에겐 가끔 갈등이 존재하겠지만, 결국 해피엔딩으로 끝날 거다. 현실이 아니라 드라마니까. 아무리 드라마라 하더라도 정도가 있는 법. '우리들의 블루스'가 삶의 끝자락, 절정 혹은 시작에 서 있는 모든 사람의 달고도 쓴 인생을 응원하는 드라마를 기획 의도로 정했다면 '단맛'만 보여주는 게 아니라 '쓴맛'도 보여줬어야지.
청소년기 임신은 태아와 임신한 여성에게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 성장할 나이에 임신하게 되면 호르몬 변화를 겪으며 성장 발달에 영향을 받는다. 심리적 신체적으로 크게 영향을 받고 우울증, 트라우마 등 좋지 않은 결과를 남긴다.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청소년기 임신이 산모에게 합병증 유발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한 바 있다. 낭만과 로맨스로 비비기엔 현실은 결코 꽃밭이 아니다. MBN 예능 '고딩엄빠'에는 10대에 부모가 된 친구들이 등장한다. '10대의 성'에 대한 선입견을 깨고 싶다며, 10대와 부모가 손잡고 보는 프로그램이 되길 바란다며 만든 프로그램이지만 오히려 '10대 부모'에 대한 선입견을 더 만들어냈다.
'고딩엄빠'는10대에 부모가 된 현실을 보여주는 이상의 것은 없다. 출연자들의 갈등이나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을 보여주기에 급급하다. 물론 이게 현실이지만, 현실을 예능적 소재로 사용하니 불편함이 따를 수밖에 없다. 이미 많은 시청자들이 공감할 수 없다며 불쾌감을 드러내는 중이다.
10대에 부모가 되겠다 결심한 이들을 비난하는 게 아니다. 원치 않은 임신일지라도 선택에 따른 책임을 지고 있는 이들도 있을테니. 다만 우려가 되는 부분은 사회문제인 청소년 임신을 드라마 및 예능 소재로 다루는 미디어.
임신과 출산 육아는 결코 미디어가 다루는 것처럼 단순하지 않다. 하지만 방송국은 이를 별 것 아닌 것처럼 다루고 있는데 이들의 접근 방식이 10대에게 얼마나 유해한 지 인지조차 못하는 모양새다.
대중은 미디어를 통해 세상을 알고 다른 사람의 생각을 알게 된다. 미디어의 힘은 강하기 때문에 어떤 형태로 전달하느냐에 따라 시청자의 인식이 달라진다. 특히나 10대는 유튜브와 콘텐츠를 다루는 것에 익숙하기 때문에 미디어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 보이는 것만 믿을 뿐 '진짜 현실'을 깨닫기엔 판단 능력이 부족한 것이 사실.
그래서 영향력 있는 작가와 방송국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 본인의 감성과 소재가 옳다 여기지 말고 사회 전체를 둘러보는 시각을 가지는 게 중요해졌다. 콘텐츠의 성공만 꿈꾸거나 모든 것을 희망적으로 그릴 생각만 할 게 아니라 제대로 된 매개자가 될 생각을 해야 한다.
우빈 텐아시아 기자 bin0604@tenasia.co.kr
우빈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에서 일어나거나 일어날 조짐이 보이는 이슈를 짚어드립니다. 객관적 정보를 바탕으로 기자의 시선을 더해 신선한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콘텐츠가 다루는 성(性)이 불편하게 느껴진다. 뉴스에선 미성년자와 관련된 여러 문제를 지적하지만 드라마와 예능판은 유독 꽃밭이다. 미성년자와의 연애, 미성년자의 임신과 출산이 대수롭지 않다.
자극적인 소재로 시청률과 화제성을 챙기려는 의도는 아니다. 창작자나 제작자 입장에선 맹신일 수도 있고 미화일 수도 있다. 하지만 미성년자의 임신, 미성년자와의 연애는 비교육적이고 유해한 콘텐츠다.
문제가 되는 작품은 tvN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 속 정현(배현성 분)과 방영주(노윤서 분) 에피소드다. 열여덟 고등학생 커플인 정현과 방영주에게 아기가 찾아오며 이어지는 이야기. 극중 방영주는 제주도를 떠나는 게 목표라 전교 1등을 놓치지 않고 서울대 의대를 목표로 한다. 임신을 알게 된 방영주는 현실과 미래를 고려해 임신중단(낙태)을 결심하지만 정현은 해답도 없으면서 그저 달래기만 한다. 결국엔 "그 애 내 아기이기도 하잖아"라며 눈물을 흘려 죄책감을 심어준다. 방영주도 결국 죄책감에 시달리다 모성애를 느끼고 출산을 결심한다.
정현과 방영주는 아기를 낳고 살겠다고 행복 회로를 돌렸다. "절대 '잘못했다'는 말이나 '실수했다'는 얘기는 하지 말자"면서 각자의 아버지에게 이 사실을 밝혔다. 방영주의 아버지는 딸 인생이 망가지는 게 싫어 울분을 터트렸고, 정현의 아버지는 무슨 돈으로 책임을 지느냐며 '현실'을 직시했다. 청소년의 성과 임신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는 문제다. 청소년의 로맨스로만 다루기엔 한 사람 혹은 두 사람의 인생을 좌우하는 문제. 하지만 '우리들의 블루스'는 청소년의 원치 않은 임신을 낭만적으로 그린데다 여성의 '신체 자기 결정권'도 존중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우리들의 블루스' 속 정현과 방영주에겐 가끔 갈등이 존재하겠지만, 결국 해피엔딩으로 끝날 거다. 현실이 아니라 드라마니까. 아무리 드라마라 하더라도 정도가 있는 법. '우리들의 블루스'가 삶의 끝자락, 절정 혹은 시작에 서 있는 모든 사람의 달고도 쓴 인생을 응원하는 드라마를 기획 의도로 정했다면 '단맛'만 보여주는 게 아니라 '쓴맛'도 보여줬어야지.
청소년기 임신은 태아와 임신한 여성에게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 성장할 나이에 임신하게 되면 호르몬 변화를 겪으며 성장 발달에 영향을 받는다. 심리적 신체적으로 크게 영향을 받고 우울증, 트라우마 등 좋지 않은 결과를 남긴다.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청소년기 임신이 산모에게 합병증 유발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한 바 있다. 낭만과 로맨스로 비비기엔 현실은 결코 꽃밭이 아니다. MBN 예능 '고딩엄빠'에는 10대에 부모가 된 친구들이 등장한다. '10대의 성'에 대한 선입견을 깨고 싶다며, 10대와 부모가 손잡고 보는 프로그램이 되길 바란다며 만든 프로그램이지만 오히려 '10대 부모'에 대한 선입견을 더 만들어냈다.
'고딩엄빠'는10대에 부모가 된 현실을 보여주는 이상의 것은 없다. 출연자들의 갈등이나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을 보여주기에 급급하다. 물론 이게 현실이지만, 현실을 예능적 소재로 사용하니 불편함이 따를 수밖에 없다. 이미 많은 시청자들이 공감할 수 없다며 불쾌감을 드러내는 중이다.
10대에 부모가 되겠다 결심한 이들을 비난하는 게 아니다. 원치 않은 임신일지라도 선택에 따른 책임을 지고 있는 이들도 있을테니. 다만 우려가 되는 부분은 사회문제인 청소년 임신을 드라마 및 예능 소재로 다루는 미디어.
임신과 출산 육아는 결코 미디어가 다루는 것처럼 단순하지 않다. 하지만 방송국은 이를 별 것 아닌 것처럼 다루고 있는데 이들의 접근 방식이 10대에게 얼마나 유해한 지 인지조차 못하는 모양새다.
대중은 미디어를 통해 세상을 알고 다른 사람의 생각을 알게 된다. 미디어의 힘은 강하기 때문에 어떤 형태로 전달하느냐에 따라 시청자의 인식이 달라진다. 특히나 10대는 유튜브와 콘텐츠를 다루는 것에 익숙하기 때문에 미디어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 보이는 것만 믿을 뿐 '진짜 현실'을 깨닫기엔 판단 능력이 부족한 것이 사실.
그래서 영향력 있는 작가와 방송국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 본인의 감성과 소재가 옳다 여기지 말고 사회 전체를 둘러보는 시각을 가지는 게 중요해졌다. 콘텐츠의 성공만 꿈꾸거나 모든 것을 희망적으로 그릴 생각만 할 게 아니라 제대로 된 매개자가 될 생각을 해야 한다.
우빈 텐아시아 기자 bin060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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