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의 안티 히어로 영화 '모비우스'
다니엘 에스피노사 감독 "어릴 적부터 좋아했던 마블, 연출 맡아 영광"
주인공 자레드 레토 "어마어마한 변신 보여줄 수 있는 연기 흥미로워"
아드리아 아르호나 "성적 대상화 되지 않은 캐릭터라 좋았다"
영화 '모비우스'의 화상 기자 간담회가 24일 중계됐다. 배우 자레드 레토. / 사진제공=소니 픽쳐스
영화 '모비우스'의 화상 기자 간담회가 24일 중계됐다. 배우 자레드 레토. / 사진제공=소니 픽쳐스
빌런과 히어로 사이, 마블이 그 경계에 있는 안티 히어로의 이야기 '모비우스'를 선보인다. 기존의 전형적인 히어로 영화와는 차별화된 재미를 선사할 예정이다.

23일 오전 영화 '모비우스'의 화상 기자 간담회 녹화분이 공개됐다. 이날 행사는 현지와 시차로 인해 녹화 중계로 진행됐다. 다니엘 에스피노사 감독과 배우 자레드 레토, 아드리아 아르호나가 참석했다.

'모비우스'는 희귀 혈액병을 앓는 생화학자 모비우스가 흡혈박쥐를 이용해 치료제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세상을 구원할 힘과 파괴할 본능을 가지게 되며 벌어지는 사건을 그린 액션 블록버스터. 자레드 레토는 희귀 혈액 질환 치료제 연구를 하던 중 모종의 사건으로 초인적 힘과 능력이 생긴 모비우스 역을 맡았다. 아드리아 아르호나는 희귀 혈액 질환의 치료제를 찾고 싶다는 일념으로 연구 중인 의사 마르틴을 연기했다.
영화 '모비우스' 포스터 / 사진제공=소니 픽쳐스
영화 '모비우스' 포스터 / 사진제공=소니 픽쳐스
'모비우스'는 마블의 첫 번째 안티 히어로 영화. 자레드 레토는 "감독님, 아드리아 배우와 함께할 수 있다는 점도 흥분됐지만 가장 저를 매료시켰던 것은 모비우스 캐릭터를 영화화해서 스크린으로 옮길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껏 많은 아이코닉한 캐릭터들이 스크린으로 옮겨졌는데, 제가 처음으로 모비우스를 영화 캐릭터로 옮길 수 있다는 데 영광스러웠다"고 소감을 밝혔다.

아드리아 아르호나는 "저는 오디션으로 합류하게 됐다. 감독님을 만났던 자리에서 감독님이 저에게 '너무 어린 것 같다'고 하셨다. 마틴은 침착한 캐릭터라 그런 부분을 걱정하셨던 것 같은데 시켜주면 잘 할 수 있다고 말씀드렸고 오디션에 당당히 합격했다. 전통적인 프로세스를 통해 합류하게 됐다"고 캐스팅 과정을 전했다.

스웨덴 출신인 다니엘 에스피노사 감독은 히어로 영화를 연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 다니엘 에스피노사 감독은 "미국에서 왔을 때 처음 꿈이 마블 영화를 만들고 싶다. 그리고 내 방식대로 만들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이 프로젝트의 제작진을 만났을 때 그들이 꿈꾸는 것, 야심에 대해 들었을 때 정말 꿈만 같았다. 특히나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모비우스가 최애 캐릭터라는 말을 듣고 두려움도 생겼다. 이 작업이 즐거웠다"고 전했다.

다니엘 에스피노사 감독은 "저는 마블코믹북을 어릴 때부터 좋아했다. 언젠가는 마블 영화를 만들 수 있게 해달라고 신께 기도했다. 그래서 기회가 왔을 때 영광이었다. 모비우스와 같이 진정한 아웃사이더를 스크린에 옮길 수 있다는 기회가 주어졌을 때 기뻤다. 거기다 자레드 레트와 같은 재능 있는 배우들과 같이 할 수 있어 기뻤다"고 말했다.
영화 '모비우스' 스틸 / 사진제공=소니 픽쳐스
영화 '모비우스' 스틸 / 사진제공=소니 픽쳐스
자레드 레토는 모비우스 캐릭터의 "이중적인 면에 매력을 느꼈다"고 밝혔다. 그는 "모비우스는 선악 사이의 회색 지대에 있다. 그런 지점이 저한테는 흥미로웠다. 관객들도 이제는 전형적인 마블 캐릭터의 새로운 해석, 빌런도 히어로도 아닌 이런 히어로를 만날 준비가 됐다고 생각한다. 이런 이중적 면모는 캐릭터 안에 내재해 있었다. 저한테는 완벽한 캐릭터였다"며 캐릭터를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또한 "안티 히어로의 복합성이 매력적이었다. 누구나 선과 악의 면모를 모두 가지고 있다. 이런 미묘한 면을 가지고 있는 인물을 관객도 만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보람 있다. 모비우스는 마블의 고전적 캐릭터면서 멀티버스의 이면까지 탐구할 수 있는 캐릭터"라고 설명했다.

영화에서 모비우스는 희귀 질환으로 생명을 부지하기 위해 분투하는 모습, 흡혈박쥐 연구를 통해 개발한 치료제로 생명을 되찾은 모습, 흡혈을 하지 않고는 생명을 유지할 수 없게 되면서 괴물로 변해버린 모습을 보여준다. 이에 대해 자레드 레토는 "어마어마한 변신을 보여줄 수 있는 연기가 흥미롭게 다가온다. 특히 저는 육체적으로 도전적인 작업들을 좋아한다. 이 캐릭터의 영혼과 마음을 연기할 수 없다면 의미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화 '모비우스'의 화상 기자 간담회가 24일 중계됐다. 배우 아드리아 아르호나, 다니엘 에스피노사 감독. / 사진제공=소니 픽쳐스
영화 '모비우스'의 화상 기자 간담회가 24일 중계됐다. 배우 아드리아 아르호나, 다니엘 에스피노사 감독. / 사진제공=소니 픽쳐스
아드리아 아르호나는 자신이 연기한 마르틴 캐릭터에 대해 "지성인, 과학자이고 모비우스에게는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절대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 모비우스가 괴물 같은 모습으로 변하지만 그 안에는 자신이 원래 알던 모비우스의 모습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소개했다. 또한 "라틴 아메리칸의 모습으로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지성인의 여자를 표현할 수 있는 점이 고무적이었다. 딱 붙는 옷을 입는다든지 성적 대상화가 되지 않고 마틴이라는 여성 자체를 표현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강조했다.

아드리아 아르호나는 가장 기억에 남는 신으로 모비우스가 되어 현장에 나타난 자레드 레토를 만났던 첫 촬영을 꼽았다. 아드리아 아르호나는 "제가 모비우스를 처음 만나는 날이었다. 저는 '박사님 저 좀 보시죠'라는 대사 하나였다. 너무 떨리는 순간이었다. 자레드 레토를 만난 적은 있지만 그날 모비우스 박사는 처음 만난 거다. 자레드 레토의 모습은 사라지고 완전히 다른 사람이었다. 제가 자레드 레토의 등이 휘어진 모습을 봤는데, 마틴이 모비우스 박사를 보호하려는 것처럼 저도 보호본능이 일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또한 "이렇게 자레드 레토는 매 신 어마어마한 헌신을 보여줬다. 저도 자극 받아서 반이라도 따라가자는 마음으로 임했다. 카메라가 있건 없건 상관없이 저를 몰입시켜주더라. 저는 더 잘하고 싶다고 생각했고 감독님과도 더 많은 얘기를 나누고 그렇게 작업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아드리아 아르호나는 생일날 진행됐던 촬영도 기억난다고 했다. 그는 "자레드 레토가 어마어마하게 큰 케이크를 들고 나타났다. 제가 언젠가 인스타그램에서 본 무지개 케이크를 예쁘다고 했는데, 그걸 또 어떻게 공수했더라.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다"며 자레드 레토에게 고마워했다.
영화 '모비우스' 스틸 / 사진제공=소니 픽쳐스
영화 '모비우스' 스틸 / 사진제공=소니 픽쳐스
다니엘 에스피노사 감독과 자레드 레토도 촬영 비하인드를 전했다. 다니엘 에스피노사 감독은 "액션신이라는 건 그 인물을 물리적으로 육체적으로 표현하는 방식이다. 그래서 액션신도 인물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이 부분을 극대화하기 위해 팀원 모두가 애써줬고, 자레드 레토도 헌신해줬다"고 말했다.

자레드 레토는 "육체적으로 하는 데 있어서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모비우스로 변신하는 장면, 안에 있던 모비우스가 튀어나오려 할 때 억제하는 장면이다. 특히 모비우스가 튀어나오려 하는 장면에서 걷는 모습도 바꿔야 해서 어려웠다. 나중에는 스턴트맨을 쓰고 싶다"고 솔직히 털어놓았다.

다니엘 에스피노사 감독은 "나중에 영화를 편집하면서 내가 매일 선물을 받고 있었구나 싶었다. 자레드 레토의 세련되고 기민한 연기 자체가 저에게는 기억 남는 작업이었다"고 말했다.
영화 '모비우스' 스틸 / 사진제공=소니 픽쳐스
영화 '모비우스' 스틸 / 사진제공=소니 픽쳐스
배우들과 감독은 '모비우스'의 개봉을 기다릴 팬들에게 유쾌한 인사를 전했다. 자레드 레토는 "코리아"라고 크게 외친 후 "제가 5학년 때 단짝이 한국인이었다. 한 번은 식사자리에 초대돼 그 친구 집에 놀러갔다. 그때 젓가락 사용법도 배우고 아름답게 차려진 식사를 했다. 그때부터 한국 음식을 사랑하게 됐다"며 한국과 인연을 밝혔다. 또한 "지난 몇 년간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는데 극장 개봉용 영화를 작업하고 개봉한다는 것 자체가 우리에겐 의미 있었다. 스크린으로 이 엄청난 영화를 공유한다는 것에 흥분감을 감출 수 없다. 스튜디오 입장에서도 극장 개봉용 영화를 만든다는 것은 대단한 결심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부분에 있어서 다행스럽고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내한 경험이 있는 아드리아 아르호나는 "이번에 한국에 갔으면 얼마나 좋을까 싶다. 제가 느꼈던 한국 분들의 사랑을 보여줬을 텐데 아쉽다"며 "당신이 아는 한국 음식 맛은 아니다. 실제로 (현지에서) 먹어보면 훨씬 맛있다. 한국에서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열렬히 환영해줬다. 영화와 배우들 모두 환영해줘서 감동했다. 다음에 꼭 같이 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다니엘 에스피노사 감독는 "한국은 영화 역사에서 보기 드문 재능 있는 감독, 배우들, 그런 산증인들이 있는 곳이다. 영화 산업은 많은 진보를 이뤄왔다. 한국의 대가들과 같은 공간에서 숨 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면 영광이었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또한 "관객 여러분, 다 같이 극장에 가서 이 영화를 관람해주길 바란다"고 부탁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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