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윤여정이 미국서의 생활과 힘들었던 배우 복귀에 대해 털어놨다.
지난 23일 방송된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 146회에서는 각 분야별 시대를 주름잡은 자기님들을 만나는 '아이콘' 특집을 맞아 홍진호와 입짧은 햇님, 윤여정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1970년대 초 잘나가던 신인 배우였던 윤여정은 조영남과 1974년 결혼 후 연기를 포기하고 미국으로 건너갔다. 신학 공부를 위해 유학길에 오른 가수 조영남을 위해서였다. 그러나 13년만에 조영남의 외도로 이혼했고, 슬하에 있는 아들 2명을 홀로 키웠다.
1975년부터 1984년까지 동네 유일한 한국인으로 미국에 거주했다는 윤여정은 “당시는 외국 갈 때 공항 이민국에 여권을 내면 탁 던진다. 한국을 모르겠다는 거다. 그때부터 가슴이 벌렁벌렁 뛰면서 혹시 입국 못 하게 할까 봐 땀이 나더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둘째 낳고나서 엄마가 오셨는데, 배 한알과 깻잎을 핸드백에다 숨겨오셨다"라며 덧붙이기도 했다.
당시 친하게 지내던 친구 린다는 "윤여정은 드라마를 보며 영어를 공부했고, 부모 교육서를 읽을 수 없어 첫 아이를 육아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해 윤여정의 힘든 미국살이를 짐작하게 했다.
그러나 윤여정은 1985년, 40대가 되어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단역부터 연기를 시작했다. 그는 “그때가 제일 힘들 때였다. 아무도 찾는 사람이 없었다”며 "다시 미국으로 들어가 애들 키우고 살아야 하나 고민했다. 그땐 집도 그대로 있을 때니까. 국립학교 보내면 고등학교까지 돈 안 들고 보낼 수 있었다. 나는 타이프도 못 치고 영어도 잘 못 하는데 우리 동네 퍼플릭스라는 슈퍼마켓 체인이 있었다. 거기 가서 캐셔, 계산은 할 수 있을 것 같더라. 그래서 린다에게 알아봤는데 임금이 시간당 2.75달러라고 하더라. 그걸 가서 할까 생각했다"라고 털어놨다.
그런 윤여정을 붙잡은 건 김수현 작가였다. 그는 "김수현 씨가 재주가 있는데 미쳤냐고 하더라. 아무도 안 써줘서 김수현 씨가 나를 써줬다. 굉장히 부담됐지만, 돈 벌어야 하니 했다"라고 밝혔다. 그렇게 다시 배우로서의 입지를 다진 윤여정은 지난해 영화 '미나리'의 순자 역으로 세계 영화제 상을 휩쓸었다. 아시아 배우 최초로 미국 영화배우조합상 여우조연상과 영국 아카데미상 여우조연상을 받았고, 제93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오스카상(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거머쥐었다.
윤여정은 93회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조연상 발표 순간을 떠올리며 "나도 믿기지 않았다. 반추를 해보니 나한테 그건 사고였다"며 "진심으로 글렌 클로즈가 받길 원했다. 구경이나 하자고 해서 앉았는데, 무의식 중에 이름이 불리니까 일어났다"라며 웃었다.
두 아들의 반응을 묻자 윤여정은 "작은 아들은 울었대요"라며 "걔네가 아니었으면 일하러 나오지 않았을거다. 내가 아들들한테 제일 미안한건, 내가 일하는 여자였기때문에 '집밥'이 없었다. 너무 미안했는데 아들들이 '괜찮아 엄마, 우리 그래서 다 말랐잖아'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특히 윤여정은 매일 증조할머니에게 기도를 드린다고 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어릴 적 내가 기억하는 증조할머니는 너무 더러웠다. 그래서 싫었다. 그런데 60살 넘어서 장사익의 노래를 듣는데, 증조할머니가 불렀던 기억이 나더라. '미나리' 찍으면서 알았다. 증조할머니는 웃을 일이 없었더라"며 "'파친코'의 선자가 증조할머니의 인생이 반추됐다. 뼈가 부서지도록 일해서 가족을 먹여 살렸다. 내 전 시대의 여자들"이라고 말했다.
배우 생활로 얻고 잃은 것을 묻자 윤여정은 "얻은 건 그냥 허명이다. 유명해졌다는 게 이유 없이 치켜세워졌다가 또 이유 없이 매도당하잖나. 거품 같은 거다. 그 거품을 얻었다"라며 "잃은 건 없을 거다. 나는 연기를 일로 했으니까. 후회도 없고 잃은 건 없다"고 밝혔다.
오는 25일 공개된 애플TV+ ‘파친코’에 출연하는 윤여정. 그는 "내가 하고 싶었다"며 "회사에서 스크립트를 주면서 오디션을 보라고 했는데 거절했다. 오디션에서 떨어져 오십년 커리어를 망칠 수는 없었다. 오디션은 못 보지만 하고 싶다고 이야기 했다"고 말했다.
제작비 1천억 원이 투입된 작품이지만 윤여정은 "남의 돈은 관심 없고, 날 얼마 줬느냐가 중요하지"라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지난 23일 방송된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 146회에서는 각 분야별 시대를 주름잡은 자기님들을 만나는 '아이콘' 특집을 맞아 홍진호와 입짧은 햇님, 윤여정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1970년대 초 잘나가던 신인 배우였던 윤여정은 조영남과 1974년 결혼 후 연기를 포기하고 미국으로 건너갔다. 신학 공부를 위해 유학길에 오른 가수 조영남을 위해서였다. 그러나 13년만에 조영남의 외도로 이혼했고, 슬하에 있는 아들 2명을 홀로 키웠다.
1975년부터 1984년까지 동네 유일한 한국인으로 미국에 거주했다는 윤여정은 “당시는 외국 갈 때 공항 이민국에 여권을 내면 탁 던진다. 한국을 모르겠다는 거다. 그때부터 가슴이 벌렁벌렁 뛰면서 혹시 입국 못 하게 할까 봐 땀이 나더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둘째 낳고나서 엄마가 오셨는데, 배 한알과 깻잎을 핸드백에다 숨겨오셨다"라며 덧붙이기도 했다.
당시 친하게 지내던 친구 린다는 "윤여정은 드라마를 보며 영어를 공부했고, 부모 교육서를 읽을 수 없어 첫 아이를 육아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해 윤여정의 힘든 미국살이를 짐작하게 했다.
그러나 윤여정은 1985년, 40대가 되어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단역부터 연기를 시작했다. 그는 “그때가 제일 힘들 때였다. 아무도 찾는 사람이 없었다”며 "다시 미국으로 들어가 애들 키우고 살아야 하나 고민했다. 그땐 집도 그대로 있을 때니까. 국립학교 보내면 고등학교까지 돈 안 들고 보낼 수 있었다. 나는 타이프도 못 치고 영어도 잘 못 하는데 우리 동네 퍼플릭스라는 슈퍼마켓 체인이 있었다. 거기 가서 캐셔, 계산은 할 수 있을 것 같더라. 그래서 린다에게 알아봤는데 임금이 시간당 2.75달러라고 하더라. 그걸 가서 할까 생각했다"라고 털어놨다.
그런 윤여정을 붙잡은 건 김수현 작가였다. 그는 "김수현 씨가 재주가 있는데 미쳤냐고 하더라. 아무도 안 써줘서 김수현 씨가 나를 써줬다. 굉장히 부담됐지만, 돈 벌어야 하니 했다"라고 밝혔다. 그렇게 다시 배우로서의 입지를 다진 윤여정은 지난해 영화 '미나리'의 순자 역으로 세계 영화제 상을 휩쓸었다. 아시아 배우 최초로 미국 영화배우조합상 여우조연상과 영국 아카데미상 여우조연상을 받았고, 제93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오스카상(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거머쥐었다.
윤여정은 93회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조연상 발표 순간을 떠올리며 "나도 믿기지 않았다. 반추를 해보니 나한테 그건 사고였다"며 "진심으로 글렌 클로즈가 받길 원했다. 구경이나 하자고 해서 앉았는데, 무의식 중에 이름이 불리니까 일어났다"라며 웃었다.
두 아들의 반응을 묻자 윤여정은 "작은 아들은 울었대요"라며 "걔네가 아니었으면 일하러 나오지 않았을거다. 내가 아들들한테 제일 미안한건, 내가 일하는 여자였기때문에 '집밥'이 없었다. 너무 미안했는데 아들들이 '괜찮아 엄마, 우리 그래서 다 말랐잖아'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특히 윤여정은 매일 증조할머니에게 기도를 드린다고 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어릴 적 내가 기억하는 증조할머니는 너무 더러웠다. 그래서 싫었다. 그런데 60살 넘어서 장사익의 노래를 듣는데, 증조할머니가 불렀던 기억이 나더라. '미나리' 찍으면서 알았다. 증조할머니는 웃을 일이 없었더라"며 "'파친코'의 선자가 증조할머니의 인생이 반추됐다. 뼈가 부서지도록 일해서 가족을 먹여 살렸다. 내 전 시대의 여자들"이라고 말했다.
배우 생활로 얻고 잃은 것을 묻자 윤여정은 "얻은 건 그냥 허명이다. 유명해졌다는 게 이유 없이 치켜세워졌다가 또 이유 없이 매도당하잖나. 거품 같은 거다. 그 거품을 얻었다"라며 "잃은 건 없을 거다. 나는 연기를 일로 했으니까. 후회도 없고 잃은 건 없다"고 밝혔다.
오는 25일 공개된 애플TV+ ‘파친코’에 출연하는 윤여정. 그는 "내가 하고 싶었다"며 "회사에서 스크립트를 주면서 오디션을 보라고 했는데 거절했다. 오디션에서 떨어져 오십년 커리어를 망칠 수는 없었다. 오디션은 못 보지만 하고 싶다고 이야기 했다"고 말했다.
제작비 1천억 원이 투입된 작품이지만 윤여정은 "남의 돈은 관심 없고, 날 얼마 줬느냐가 중요하지"라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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