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빈의 조짐≫
시대 흐름 못 읽는 '신사와 아가씨'
남자와 결혼에 목매는 구시대적 스토리
KBS, 시대 역행하는 콘텐츠로 꾸준히 지적
시대 흐름 못 읽는 '신사와 아가씨'
남자와 결혼에 목매는 구시대적 스토리
KBS, 시대 역행하는 콘텐츠로 꾸준히 지적
≪우빈의 조짐≫
우빈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에서 일어나거나 일어날 조짐이 보이는 이슈를 짚어드립니다. 객관적 정보를 바탕으로 기자의 시선을 더해 신선한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변화에 따라가지 못하면 도태된다. 비슷한 장르와 소재를 우려먹는 드라마여도 예외는 없다. 시대에 발맞추지 못하고 진부한 이야기만 반복하면 대중의 공감을 얻기란 쉽지 않다.
재벌 2세 남자주인공과 형편이 어려운 여자주인공, 가난한 남자와 철부지 부잣집 아가씨 같은 소재는 주말드라마의 단골이다. 뻔한 소재에 자극적인 스토리나 출생의 비밀, 시한부, 겹사돈 같은 이야기를 추가해 주말드라마는 새로운 막장 드라마가 됐다.
문제는 이러한 소재가 더 이상 흥미를 주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결혼은 더 이상 필수가 아니라 선택이 됐고, 인생을 역전시켜줄 백마 탄 왕자 혹은 공주님을 기다리지도 않는다. 드라마는 판타지라곤 하지만, 현실이 반영되지 않으면 더는 반갑지 않다. KBS2 주말드라마 '신사와 아가씨'는 시대착오적이다. 20대 아가씨가 14살 많은 40대 남성, 그것도 아이가 셋이나 딸린 사별한 재벌 회장님과 사랑에 빠져서가 아니다. 남자와 결혼에 목매는 성차별적 시각을 드러내고 주체성과 거리가 먼 구시대적 발상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드라마 초반 여주인공 박단단(이세희 분)은 제법 귀여웠다. 여러 상황을 따지는 이영국(지현우 분)에 비해 박단단에게는 사랑이 중요했다. 재벌 회장이라던가 세 아이의 아빠라던가 14살이나 많은 40대 남자라는 배경은 중요하지 않았다. 앞뒤 따지지 않는 발칙함은 사랑스럽기까지 했다.
박단단이 '자신만의 기준으로 선택한 삶과 사랑을 용기 있게 지켜나가는' 캐릭터이니 모두가 반대하는 관계를 어떻게 반전시키느냐가 드라마의 묘미였을 터다.
하지만 47회가 방영되는 동안 박단단은 "회장님 헤어지기 싫어요. 우리 사랑하잖아요", 반대하는 가족에게 "우리 헤어졌어. 회장님한테 그러지 마"를 반복할 뿐이었다. 그리워하며 눈물을 흘리다가 다음날 찾아가 "헤어지기 싫다"고 떼를 썼다. 당돌함으로 포장된 박단단의 집착과 집요함, 유아적인 태도는 시청자의 지지를 끌어내기보다 불편함을 준다. 우는 소리를 낼 시간에 사랑을 위해서 조금 더 영리하고 주체적으로 행동하는 박단단이었다면 지금보다 더 설득력을 갖췄을 거다.
KBS는 유난히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한다. 새로운 주말드라마를 선보일 때마다 가부장적 가치관과 구태의연한 여성상을 설정해 비난을 받았다. 시트콤인 '올드미스 다이어리'에서 조차 비혼 여성을 무능하게 그리며 가부장적 가치관에 의존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불편함을 느끼는 시청자가 많아지면서 지적도 계속됐다. '신사와 아가씨' 이전부터 꾸준히 제기된 문제들. KBS의 낡은 사고방식은 고쳐질 듯 고쳐지지 않고 있다. 변하지 않으면 발전도 없다.
우빈 텐아시아 기자 bin0604@tenasia.co.kr
우빈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에서 일어나거나 일어날 조짐이 보이는 이슈를 짚어드립니다. 객관적 정보를 바탕으로 기자의 시선을 더해 신선한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변화에 따라가지 못하면 도태된다. 비슷한 장르와 소재를 우려먹는 드라마여도 예외는 없다. 시대에 발맞추지 못하고 진부한 이야기만 반복하면 대중의 공감을 얻기란 쉽지 않다.
재벌 2세 남자주인공과 형편이 어려운 여자주인공, 가난한 남자와 철부지 부잣집 아가씨 같은 소재는 주말드라마의 단골이다. 뻔한 소재에 자극적인 스토리나 출생의 비밀, 시한부, 겹사돈 같은 이야기를 추가해 주말드라마는 새로운 막장 드라마가 됐다.
문제는 이러한 소재가 더 이상 흥미를 주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결혼은 더 이상 필수가 아니라 선택이 됐고, 인생을 역전시켜줄 백마 탄 왕자 혹은 공주님을 기다리지도 않는다. 드라마는 판타지라곤 하지만, 현실이 반영되지 않으면 더는 반갑지 않다. KBS2 주말드라마 '신사와 아가씨'는 시대착오적이다. 20대 아가씨가 14살 많은 40대 남성, 그것도 아이가 셋이나 딸린 사별한 재벌 회장님과 사랑에 빠져서가 아니다. 남자와 결혼에 목매는 성차별적 시각을 드러내고 주체성과 거리가 먼 구시대적 발상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드라마 초반 여주인공 박단단(이세희 분)은 제법 귀여웠다. 여러 상황을 따지는 이영국(지현우 분)에 비해 박단단에게는 사랑이 중요했다. 재벌 회장이라던가 세 아이의 아빠라던가 14살이나 많은 40대 남자라는 배경은 중요하지 않았다. 앞뒤 따지지 않는 발칙함은 사랑스럽기까지 했다.
박단단이 '자신만의 기준으로 선택한 삶과 사랑을 용기 있게 지켜나가는' 캐릭터이니 모두가 반대하는 관계를 어떻게 반전시키느냐가 드라마의 묘미였을 터다.
하지만 47회가 방영되는 동안 박단단은 "회장님 헤어지기 싫어요. 우리 사랑하잖아요", 반대하는 가족에게 "우리 헤어졌어. 회장님한테 그러지 마"를 반복할 뿐이었다. 그리워하며 눈물을 흘리다가 다음날 찾아가 "헤어지기 싫다"고 떼를 썼다. 당돌함으로 포장된 박단단의 집착과 집요함, 유아적인 태도는 시청자의 지지를 끌어내기보다 불편함을 준다. 우는 소리를 낼 시간에 사랑을 위해서 조금 더 영리하고 주체적으로 행동하는 박단단이었다면 지금보다 더 설득력을 갖췄을 거다.
KBS는 유난히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한다. 새로운 주말드라마를 선보일 때마다 가부장적 가치관과 구태의연한 여성상을 설정해 비난을 받았다. 시트콤인 '올드미스 다이어리'에서 조차 비혼 여성을 무능하게 그리며 가부장적 가치관에 의존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불편함을 느끼는 시청자가 많아지면서 지적도 계속됐다. '신사와 아가씨' 이전부터 꾸준히 제기된 문제들. KBS의 낡은 사고방식은 고쳐질 듯 고쳐지지 않고 있다. 변하지 않으면 발전도 없다.
우빈 텐아시아 기자 bin060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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