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빈의 리듬파워≫
K팝 고인물이 된 빅뱅
글로벌 음악 시장에서 좁아진 입지
K팝 고인물이 된 빅뱅
글로벌 음악 시장에서 좁아진 입지
≪우빈의 리듬파워≫
목요일마다 우빈 텐아시아 기자가 알려주는 흥미진진한 가요계 이야기. 모두가 한 번쯤은 궁금했던, 그러나 스치듯 지나갔던 그 호기심을 해결해드립니다.
그룹 빅뱅이 4년만에 돌아온다. 왕의 귀환이지만, 모습은 위태롭다. 멤버 전원이 논란에 휘말린 유일한 아이돌임에도 흔들리지 않았던 빅뱅의 아성이 흔들리는 조짐이 보이는 것. 앨범의 성패가 아니라 '빅뱅 존속'의 갈림길에 서 있다.
빅뱅은 봄에 컴백을 알렸다. 신곡 녹음 작업은 모두 마친 상황으로 날짜를 조율 중이다. 성매매, 성매수, 횡령, 도박, 특수 폭행 등 9개의 혐의로 구속돼 탈퇴한 승리를 제외한 4인조(지드래곤, 태양, 탑, 대성)의 첫 신곡이자 4년 만의 컴백.
그간 빅뱅은 여러 논란에 휘말렸다. 란제리만 입은 여성들을 불러 논 뒤풀이 사진이 공개되면서 콜걸 논란에 휩싸였고, 선정적인 의상과 뮤직비디오, 지드래곤과 탑의 대마초 흡연, 방송 중 돌발 발언, 대성의 불법 유흥업조 방조 의혹 등 끊임없이 구설에 올랐다.
그럼에도 빅뱅이 10년이 넘게 건재할 수 있었던 건 특유의 힙한 음악때문이었다. 빅뱅은 2세대 대표 아이돌 중 하나다. 아이돌의 전성기였던 2000년대에 등장해 자체 프로듀싱이 가능하다는 능력에 집중하며 보이그룹 시장의 새로운 길을 개척했다. 퍼포먼스 음악에 집중했던 당시 아이돌과 빅뱅은 달랐다. 지드래곤은 비트와 사운드에 투자했다. 힙합 음악을 넘어 R&B, 일렉트로닉 등 여러 장르를 앞장서 선보여 가요계 트렌드를 주도했다. 표절 의혹이 있는 노래도 나왔지만, 지드래곤의 감각으로 인정받을 정도로 빅뱅의 음악은 늘 찬사를 받았다.
트렌디하고 힙합 노래들은 빅뱅을 정상의 길로 이끌었다. '거짓말' '마지막 인사' '하루하루' '판타스틱 베이비(FANTASTIC BABY)' '뱅뱅뱅(BANG BANG BANG)' 등 많은 히트곡이 나왔다. 지드래곤과 태양은 솔로 가수로도 입지를 굳혔고 GD&태양, GD&탑 등 유닛에서도 강한 모습을 보여줬다.
그렇다면 지금의 빅뱅의 파급력은 어느 정도일까. 강력한 팬덤과 음악성으로 논란을 돌파했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컴백 소식만으로 호불호가 나뉜다. 음악성을 믿고 몸을 던지기엔 각종 불법적 이슈로 얼룩지기도 했지만, 꼭 빅뱅이 아니어도 되기 때문이다.
현 가요 시장은 3, 4세대 아이돌이 주도한다. 방탄소년단은 세계가 열광하는 'BTS팝'으로 글로벌 음악 시장을 이끌고 있다. NCT, 스트레이즈 키즈, 세븐틴, 에스파, 트와이스, 블랙핑크 등도 저마다의 장르를 가지고 세계에 뻗어나갔다. 빅뱅은 고인물이 됐다. 솔로로 활약했던 지드래곤과 태양은 군 제대 후 음악 작업을 해왔으나 이렇다 할 결과물을 완성하지 못했다. 태양은 민효린의 남편으로, 지드래곤은 디자이너로 한정판 운동화를 만들며 세월을 보냈다. 시간은 충분했으나 음악으로 보여준 게 없는 빅뱅이었다.
YG의 말을 빌리면 빅뱅은 오랜 동면에서 깨어나 마침내 돌아온다. 각종 불법적 이슈로 얼룩진 빅뱅이기에 컴백 소식을 전했을 때 반응은 '싫다'와 '좋다'로 확연하게 나뉘었다. 빅뱅의 컴백은 단순히 대중의 호불호로 끝날 게 아니다. 빅뱅은 이번 앨범으로 팀의 존속 여부를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
돌아온 빅뱅이 현 K팝 시장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면 다시 동면에 들게 된다. 줄어든 빅뱅의 입지를 넓히는 것이 이번 컴백의 숙제. 아시아 진출에만 그쳤던 2세대와 달리 3, 4세대 아이돌은 아메리카와 유럽 시장도 장악하며 K팝을 주류로 끌어올렸다.
뉴미디어 플랫폼을 기반으로 글로벌한 활동을 펼치는 것이 현 아이돌의 특징. 코로나 시국으로 인해 온라인 매개체가 더 강화되면서 플랫폼에 약한 빅뱅의 입지도 줄어들었다. 2020년 미국 코첼라 페스티벌의 복귀 공연 취소 후 별다른 활동을 하지 못한 사실은 빅뱅이 처한 위기 상황을 여실하게 보여주는 증거다.
팀의 리더 지드래곤은 이미 빅뱅의 끝을 생각해놨다. "멋있지 않다면, 만약 어디선가 '쟤네 좀 이상한 거 같은데' 하는 말이 들린다면 그 순간 (빅뱅은) 안 하게 되지 않을까. 멋없으면 끝이죠"라며 빅뱅의 해체를 직접 예언했던 그다. 썩은 물은 정화되기 어렵고 잃어버린 멋도 찾기 쉽지 않다.
팬덤도 발전했다. 내 가수만큼이나 함께 가는 가수도 중요해졌다. 어린 세대의 시선에 빅뱅은 범죄에 연루된 옛 아이돌. 빅뱅을 언급하다 논란의 대상이 되지 않을까 걱정하게 되는 '썩은 사과'처럼 볼 뿐이다. 대중의 마음을 돌릴 수 없다면 빅뱅은 더이상 빅뱅으로 뭉치기 어렵다.
우빈 텐아시아 기자 bin0604@tenasia.co.kr
목요일마다 우빈 텐아시아 기자가 알려주는 흥미진진한 가요계 이야기. 모두가 한 번쯤은 궁금했던, 그러나 스치듯 지나갔던 그 호기심을 해결해드립니다.
그룹 빅뱅이 4년만에 돌아온다. 왕의 귀환이지만, 모습은 위태롭다. 멤버 전원이 논란에 휘말린 유일한 아이돌임에도 흔들리지 않았던 빅뱅의 아성이 흔들리는 조짐이 보이는 것. 앨범의 성패가 아니라 '빅뱅 존속'의 갈림길에 서 있다.
빅뱅은 봄에 컴백을 알렸다. 신곡 녹음 작업은 모두 마친 상황으로 날짜를 조율 중이다. 성매매, 성매수, 횡령, 도박, 특수 폭행 등 9개의 혐의로 구속돼 탈퇴한 승리를 제외한 4인조(지드래곤, 태양, 탑, 대성)의 첫 신곡이자 4년 만의 컴백.
그간 빅뱅은 여러 논란에 휘말렸다. 란제리만 입은 여성들을 불러 논 뒤풀이 사진이 공개되면서 콜걸 논란에 휩싸였고, 선정적인 의상과 뮤직비디오, 지드래곤과 탑의 대마초 흡연, 방송 중 돌발 발언, 대성의 불법 유흥업조 방조 의혹 등 끊임없이 구설에 올랐다.
그럼에도 빅뱅이 10년이 넘게 건재할 수 있었던 건 특유의 힙한 음악때문이었다. 빅뱅은 2세대 대표 아이돌 중 하나다. 아이돌의 전성기였던 2000년대에 등장해 자체 프로듀싱이 가능하다는 능력에 집중하며 보이그룹 시장의 새로운 길을 개척했다. 퍼포먼스 음악에 집중했던 당시 아이돌과 빅뱅은 달랐다. 지드래곤은 비트와 사운드에 투자했다. 힙합 음악을 넘어 R&B, 일렉트로닉 등 여러 장르를 앞장서 선보여 가요계 트렌드를 주도했다. 표절 의혹이 있는 노래도 나왔지만, 지드래곤의 감각으로 인정받을 정도로 빅뱅의 음악은 늘 찬사를 받았다.
트렌디하고 힙합 노래들은 빅뱅을 정상의 길로 이끌었다. '거짓말' '마지막 인사' '하루하루' '판타스틱 베이비(FANTASTIC BABY)' '뱅뱅뱅(BANG BANG BANG)' 등 많은 히트곡이 나왔다. 지드래곤과 태양은 솔로 가수로도 입지를 굳혔고 GD&태양, GD&탑 등 유닛에서도 강한 모습을 보여줬다.
그렇다면 지금의 빅뱅의 파급력은 어느 정도일까. 강력한 팬덤과 음악성으로 논란을 돌파했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컴백 소식만으로 호불호가 나뉜다. 음악성을 믿고 몸을 던지기엔 각종 불법적 이슈로 얼룩지기도 했지만, 꼭 빅뱅이 아니어도 되기 때문이다.
현 가요 시장은 3, 4세대 아이돌이 주도한다. 방탄소년단은 세계가 열광하는 'BTS팝'으로 글로벌 음악 시장을 이끌고 있다. NCT, 스트레이즈 키즈, 세븐틴, 에스파, 트와이스, 블랙핑크 등도 저마다의 장르를 가지고 세계에 뻗어나갔다. 빅뱅은 고인물이 됐다. 솔로로 활약했던 지드래곤과 태양은 군 제대 후 음악 작업을 해왔으나 이렇다 할 결과물을 완성하지 못했다. 태양은 민효린의 남편으로, 지드래곤은 디자이너로 한정판 운동화를 만들며 세월을 보냈다. 시간은 충분했으나 음악으로 보여준 게 없는 빅뱅이었다.
YG의 말을 빌리면 빅뱅은 오랜 동면에서 깨어나 마침내 돌아온다. 각종 불법적 이슈로 얼룩진 빅뱅이기에 컴백 소식을 전했을 때 반응은 '싫다'와 '좋다'로 확연하게 나뉘었다. 빅뱅의 컴백은 단순히 대중의 호불호로 끝날 게 아니다. 빅뱅은 이번 앨범으로 팀의 존속 여부를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
돌아온 빅뱅이 현 K팝 시장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면 다시 동면에 들게 된다. 줄어든 빅뱅의 입지를 넓히는 것이 이번 컴백의 숙제. 아시아 진출에만 그쳤던 2세대와 달리 3, 4세대 아이돌은 아메리카와 유럽 시장도 장악하며 K팝을 주류로 끌어올렸다.
뉴미디어 플랫폼을 기반으로 글로벌한 활동을 펼치는 것이 현 아이돌의 특징. 코로나 시국으로 인해 온라인 매개체가 더 강화되면서 플랫폼에 약한 빅뱅의 입지도 줄어들었다. 2020년 미국 코첼라 페스티벌의 복귀 공연 취소 후 별다른 활동을 하지 못한 사실은 빅뱅이 처한 위기 상황을 여실하게 보여주는 증거다.
팀의 리더 지드래곤은 이미 빅뱅의 끝을 생각해놨다. "멋있지 않다면, 만약 어디선가 '쟤네 좀 이상한 거 같은데' 하는 말이 들린다면 그 순간 (빅뱅은) 안 하게 되지 않을까. 멋없으면 끝이죠"라며 빅뱅의 해체를 직접 예언했던 그다. 썩은 물은 정화되기 어렵고 잃어버린 멋도 찾기 쉽지 않다.
팬덤도 발전했다. 내 가수만큼이나 함께 가는 가수도 중요해졌다. 어린 세대의 시선에 빅뱅은 범죄에 연루된 옛 아이돌. 빅뱅을 언급하다 논란의 대상이 되지 않을까 걱정하게 되는 '썩은 사과'처럼 볼 뿐이다. 대중의 마음을 돌릴 수 없다면 빅뱅은 더이상 빅뱅으로 뭉치기 어렵다.
우빈 텐아시아 기자 bin060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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