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하 "1년 만에 정형돈 재회"
정형돈 "목소리 들으면 눈물나"
하하 "별 넷째 언급에 '네 인생 살라'고"
'옥문아들' 하하/ 사진=KBS2 캡처
'옥문아들' 하하/ 사진=KBS2 캡처
가수 하하가 방송인 정형돈과 오랜만에 재회해 남다른 우정을 드러냈다.

지난 14일 방송된 KBS2 예능프로그램 '옥탑방의 문제아들'에서는 10년 만에 새 앨범을 발매하는 하하가 게스트로 등장했다.

이날 방송에서 정형돈은 게스트 하하에 대해 "얘는 혼 좀 나야 한다"며 "들어오자마자 발로 찰 거다"고 말했다. 정형돈은 하하의 등장에 '족발당수'를 선보였지만 하하도 정형돈에게 발차기로 맞서 웃음을 자아냈다.

이후 두 사람은 서로를 껴안으며 반가움을 드러냈다. 정형돈은 하하를 얼마만에 만났냐는 질문에 "6~7년 된 것 같다"고 답했다. 그러자 하하는 "1년 전 타 방송국에서 우연히 마주쳤지 않았냐"며 "날 보고 당황했다. 그러고 1주일 후에 술 취해서 전화가 왔더라"고 말했다.

뒤늦게 기억이 난 정형돈은 "작년에 내가 방송 쉬었을 때 하하가 술 먹고 전화해서 '벌이는 좀 돼?'라고 하더라"며 "메시지로 100만 원을 갑자기 송금해줬다"고 밝혔다. 이에 하하는 "웃기려고 그런 거다. 처음에는 1원을 줬더니 웃더라. 1만원, 10만원 주니까 웃기만 하더니 100만 원 주니까 그때 답장을 하더라"고 설명했다. 정형돈은 "안 받았다"며 "쉬고 있을 때도 내가 돈을 더 많이 벌었다"고 했고, 하하는 "뭘 더 벌었냐"고 발끈해 웃음을 자아냈다.

하하는 "정형돈이 술 취하면 울면서 전화한다"며 "처음에는 재밌는데 정적 2초 정도 있다가 '그거 기억나냐'면서 울기 시작한다. 아예 정형돈 눈물 모임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준하에게 전화했다가 유재석, 김태호 한테 전화를 한 번 돌린다"고 설명했다. 정형돈은 "울면서 전화하는 게 아니라 목소리 들으면 옛날 생각이 나니까 눈물이 난다"고 해명했다. 하하는 정형돈을 향해 "이건 연예인 몸이 아니"라며 "몸 챙겼으면 좋겠다. 첫째도 건강, 둘째도 건강했으면 좋겠다"고 덕담했다.

소속사 대표직을 내려놓고 회장이 됐다는 하하는 "우리 소속사의 강점은 소박함"이라며 "무조건 정산이 일등이다. 밀리면 빚져서라도 줘야 하고 날짜를 어긴 적도 없다"고 했다.

자녀 셋을 둔 하하는 아들들보다 딸이 유독 예쁘다고 했다. 그는 "딸은 리액션이 다르다. 아들은 재밌고 친구 같은데 섬세한 게 없다"며 "퇴근하고 들어가면 품에 안갸서 귓속말로 '보고 싶었어'라고 한다. 남자애들과 달리 향기도 좋다. 아침에 일어나면 내가 일어날 때까지 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옥문아들' 하하/ 사진=KBS2 캡처
'옥문아들' 하하/ 사진=KBS2 캡처
하하는 "세상에서 가장 힘든 게 육아 같다. 왜 아빠들이 엄마한테 죄인이 되는지 알 것 같다. 결정적일 때 아이들은 다 엄마를 쫓아간다. 내가 해줄 수 있는 게 없어서 미안하다"며 "아내가 일을 하고 싶어한다. 내가 일하고 지쳐 들어온 모습마저도 부러워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스케줄이 있는 아내를 대신해 홀로 육아를 했다는 하하는 "화를 38번 냈다. 엄마가 제일 위대한 것 같다"고 털어놨다. 정형돈은 "우리와 같은 아파트 살 때 내 아내와 별이 거의 맨날 만나 얘기하고 울었다. 그만큼 육아가 힘든 거 같다"고 공감했다.

하하는 둘째가 태어났을 때 별의 팬들에게 멈춰달라는 연락을 받기도 했다며 "원래 셋째 계획은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별이 아이를 안고 내 무대를 보는 모습이 너무 짠했다. 나보다 훨씬 더 위대한 가수"라며 "별에게 '네 자리 만들어주겠다' 약속했다. 셋째는 절대 없고, 나도 싫다고 했는데 막내딸이 생겼다. 모두가 축복한다는데 축복해주는 표정이 아니었다. 근데 안 낳았으면 큰일 날 뻔했다"고 설명했다.

넷째 계획을 묻자 하하는 "별이 셋째가 너무 예쁘니까 '넷째 궁금하지 않냐'고 하더라. 그래서 내가 '절대 안 된다. 네 인생 찾아라'라고 했다. 근데 얼마 전에 넷째 낳는 꿈을 꿨다더라"고 털어놔 웃음을 안겼다.

하하는 '무한도전' 촬영 당시 유재석 때문에 방송 은퇴 위기를 맞았던 일화를 공개했다. 그는 "'그랬구나' 촬영을 하는데 너무 할 말이 없어서 재석이 형에게 '친구 없지?'라고 했다. 그런데 나는 대한민국이 유재석 친구인 건 몰랐다"며 "다음 주에 하동훈 하차 운동이 일어났다"고 회상했다. 이를 들은 정형돈은 "자칫 잘못했으면 청와대에서 답변할 뻔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하하는 또 소집해제 후 복귀했을 당시 힘들었던 심정을 밝혔다. 그는 "먼저 전역한 김종민이 적응 못 하는 모습을 보면서 불안했는데 나도 그러고 있더라. 미치겠더라"며 "세상이 너무 빨리 변하고 시스템이 완전 바뀌었다. 그래서 김종민과 울면서 통화했다"고 털어놨다. 이에 정형돈은 "당시 하하가 복귀하는 방송부터 뭔가 독했다. 안 그래도 되는데 너무 공격적이었다"고 말했고, 하하는 "힘이 많이 들어갔었다"고 했다.

하하는 정형돈, 정준하가 '무한도전' 마지막 방송을 아직도 보지 못했다는 말에 "난 보긴 봤는데 만취하고 봐서 기억이 잘 안 난다. 왜 못 보는지는 모르겠다. 너무 불태웠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정태건 텐아시아 기자 biggu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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