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 박정민 인터뷰
"유아인과 연기 같이 못해 아쉬워"
"캐릭터성 강한 작품보다 보통 사람 연기가 더 재밌어"
"해외 진출? 욕심 전혀 없다"
"유아인과 연기 같이 못해 아쉬워"
"캐릭터성 강한 작품보다 보통 사람 연기가 더 재밌어"
"해외 진출? 욕심 전혀 없다"
"'지옥'이라는 작품이 제게 이렇게 좋은 선물이 될지 예상하지 못했어요. 제가 참여했던 작품 중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사람이 본 작품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니 신기하기도 하죠. '지옥'은 제게 예상치 못한 선물로 남을 것 같습니다."
30일 화상 인터뷰로 만난 배우 박정민이 넷플릭스 시리즈 '지옥'이 어떠한 의미로 남을 것 같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지옥'은 예고 없이 등장한 지옥의 사자들에게 사람들이 지옥행 선고를 받는 초자연적인 현상이 발생하고, 이 혼란을 틈타 부흥한 종교단체 새진리회와 사건의 실체를 밝히려는 이들이 얽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 극중 박정민은 새진리회가 지배하는 세상에 불만을 품고 있던 중 가족에게 지옥행 고지가 내려지자 그들을 파헤치기 시작하는 배영재 PD 역을 맡아 열연했다.
일주일 넘게 넷플릭스 전 세계 TV부문 1위를 유지하고 있는 '지옥' 인기를 실감하냐고 묻자 박정민은 "고등학교 친구들이나 연락이 뜸하던 친구들이 연락 오기도 하고, 고등학교 담임선생님께서 연락을 주시기도 했다"며 "폭발적인 반응에 대한 건 크게 체감하지 못하는 것 같다. 전 세계 관객분께서 많이 봐주시고 작품에 관해 갑론을박하는 걸 보며 '지옥'이 추구하는 방향성에 대한 반응들이 잘 일어난 것 같다 좋다"고 말했다.
'지옥'을 통해 짜증 연기의 진수를 보여준 박정민. 넷플릭스 공식 유튜브에 '짜증연기 모음' 영상도 있을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 이에 박정민은 "반성 많이 했다. 너무 짜증을 냈나 싶기도 했다"며 "배영재 캐릭터를 어떻게 다르게 표현할 수 있을까 생각도 해봤는데, 그 연기가 가장 효과적일 것 같더라. 현장에서 편하게 연기했다. 감독님이 큰 디랙션을 주지도 않았고, 뛰어놀 수 있도록 도움을 줘서 힘을 풀고 자연스럽게 연기할 수 있었다. 좋은 댓글 달아줘서 감사하다"고 웃었다.
캐릭터에 중점을 둔 부분을 묻자 박정민은 "대본을 받았을 때 배영재라는 인물이 굉장히 평면적으로 느껴졌다. 어떻게 하면 관객들이 4~6부를 지루하지 않게 집중해서 보실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고, 그러려면 우리 주변에 있을 법한 사람임과 동시에 답답했던 부분들을 말로 긁어줄 수 있는 사람으로 연기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연상호 감독과 배영재란 인물에 대한 해석이 달랐다는 박정민. 그는 "나는 좀더 입체적인 인물을 만들어보고 싶었던 것 같다. 해석이 달랐던 거지 의견이 다르지는 않았다"고 강조했다.
"'지옥'을 촬영하기 전에 다른 영화를 찍고 있어서 모든 배우가 참석한 '지옥' 브리핑에 가지 못했어요. 감독님이 생각한 '배영재는 어떤 인물이다'를 듣지 못해서 제 나름대로 해석해서 갔는데 그걸 존중해줬죠. 감독님의 인내심으로 이견을 좁혀나갔습니다." 사이비 종교 '새진리회'와 맞서는 인물인 만큼 종교에 대한 많은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이에 박정민은 "나는 '지옥' 시리즈가 종교에 관한 이야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종교가 포함될 수는 있겠지만, 종교적인 차원으로 작품에 접근한 건 아니다. 사람의 손으로 해결할 수 없는 현상이 일어났을 때 사람들은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 위주로 작품을 봤다"고 밝혔다.
박정민이 생각하는 '지옥'은 무엇일까. 박정민은 "인간의 탐욕이 '지옥'이 아닐까 싶다. 현실에서의 지옥은 내 안에 있는 거고, 내 안에 있는 것들을 어떻게 잘 컨트롤하냐에 따라 삶이 달라지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배영재 시선에서는 자신의 아이가 고지를 받은 순간부터 들끓는 속이 지옥이 아니었을까 싶다"고 말했다.
'지옥'을 통해 부성애 연기를 펼친 박정민은 "결혼을 하지도 않았고 아이도 없어서 어떻게 부성애를 연기해야 하나 고민을 많이 했다. 분명히 크기는 다르고 더 작겠지만,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과 비슷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접근했다"고 밝혔다.
부부로 호흡을 맞춘 원진아(송소현 역)에 대해서는 "너무 좋았다. 평소에도 좋은 배우라 눈여겨보던 분이었고, 원진아 씨가 하는 연기를 보며 많이 부러웠다. 모니터로 원진아 씨가 연기하는 모습을 보며 연상호 감독님과 칭찬을 많이 나눴다"고 말했다.
배영재와 그의 아내 송소현과 고지를 받은 자신의 아기 대신 죽음을 맞이한다. 이러한 결말에 대해 여러 해석이 분분한 상황. 박정민은 결말에 대해 어떻게 해석하며 연기했을까.
"'지옥' 안에서 일어나는 말도 안 되는 일들이 신의 손바닥 안에서 일어나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불가항력적인 재난인 거지 신이 만들어낸, 신이 인간을 벌하기 위한 거로 생각하지 않았죠. 인간의 힘으로는 어떻게 할 수 없는, 받아들여야만 하는 자연재해 같은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 와중에도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한 게 사람의 본성이며 그것이 기적을 만들어 낸 게 아닐까요?" 마지막 장면에서 박정자(김신록 분)가 부활한 만큼, 배영재와 송소현도 부활하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에 대해 박정민은 "시즌2는 모르는 사실이다. 연상호 감독님께 슬쩍 물어봤는데 배영재는 안 살아난다고 하더라. 아직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현주와의 호흡은 어땠을까. 박정민은 "촬영장에서 더 많이 뵙지 못한 게 아쉬울 정도로 촬영할 때 많이 배웠다. 선배님의 우아한 모습을 보며 정말 멋지다고 생각했다. 생각보다 많이 털털하고 먼저 다가와주시고 후배들을 굉장히 아껴주더라. 선배님이 편하게 이끌어줘서 잘 따라가기만 하면 됐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지옥' 전반부는 유아인, 후반부는 박정민이 이끌어가는 전개로, 두 사람의 연기 호흡을 기대한 시청자들은 두 사람의 붙어있는 투샷이 나오지 않아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박정민 역시 "캐스팅 기사가 나가고 많은 분이 둘이 연기하는 걸 본다는 기대를 하는 걸 보고 죄송스러웠다. 만화를 보신 분들은 어느 정도 아셨겠지만, 보지 못한 분들은 매우 아쉬웠을 것 같고, 나도 아쉽다. 유아인이라는 배우를 너무 좋아하는 한 명의 관객이어서 같이 부활해서 연기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하는 큰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영화 '파수꾼'의 보통 학생, '변산'의 보통 청춘, '지옥'의 보통 시민 등 '보통'의 이미지를 역시 탈월하게 그려내는 박정민. 그는 "요즘 고민이 참 많다. 보통 사람을 연기하면서 2시간 짜리 영화를 끌어나간다는 건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닌 것 같다. 선배님들께서 그런 역할들을 끌고 나가는 걸 보며 나도 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도 있다"며 "내가 생각하는 나만의 색깔은 아직 없는 것 같다. 대중들은 캐릭터성이 강한 작품들을 더 기억해주는 것 같은데 나는 보통의 사람들을 연기하는 게 더 재밌다. 사람들은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반응하고 이야기하는지 매 순간 고민하는 편이다. TV에서 하는 예능 프로그램을 볼때도 그런 것들을 주로 보는 습성이 있다"고 밝혔다.
해외 러브콜이 들어온다면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싶냐고 묻자 박정민은 "나는 해외 활동에 전혀 관심이 없다. 한국적인 것들을 잘 만들어서 전 세계 관객들에게 소개해드리는 거면 몰라도 해외에 나가고픈 욕심은 없다. 준비도 전혀 안 하고 있다. 해외 러브콜이 온다면 말씀드리겠다. 단언하지는 않겠지만, 관심은 없다"고 말했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30일 화상 인터뷰로 만난 배우 박정민이 넷플릭스 시리즈 '지옥'이 어떠한 의미로 남을 것 같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지옥'은 예고 없이 등장한 지옥의 사자들에게 사람들이 지옥행 선고를 받는 초자연적인 현상이 발생하고, 이 혼란을 틈타 부흥한 종교단체 새진리회와 사건의 실체를 밝히려는 이들이 얽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 극중 박정민은 새진리회가 지배하는 세상에 불만을 품고 있던 중 가족에게 지옥행 고지가 내려지자 그들을 파헤치기 시작하는 배영재 PD 역을 맡아 열연했다.
일주일 넘게 넷플릭스 전 세계 TV부문 1위를 유지하고 있는 '지옥' 인기를 실감하냐고 묻자 박정민은 "고등학교 친구들이나 연락이 뜸하던 친구들이 연락 오기도 하고, 고등학교 담임선생님께서 연락을 주시기도 했다"며 "폭발적인 반응에 대한 건 크게 체감하지 못하는 것 같다. 전 세계 관객분께서 많이 봐주시고 작품에 관해 갑론을박하는 걸 보며 '지옥'이 추구하는 방향성에 대한 반응들이 잘 일어난 것 같다 좋다"고 말했다.
'지옥'을 통해 짜증 연기의 진수를 보여준 박정민. 넷플릭스 공식 유튜브에 '짜증연기 모음' 영상도 있을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 이에 박정민은 "반성 많이 했다. 너무 짜증을 냈나 싶기도 했다"며 "배영재 캐릭터를 어떻게 다르게 표현할 수 있을까 생각도 해봤는데, 그 연기가 가장 효과적일 것 같더라. 현장에서 편하게 연기했다. 감독님이 큰 디랙션을 주지도 않았고, 뛰어놀 수 있도록 도움을 줘서 힘을 풀고 자연스럽게 연기할 수 있었다. 좋은 댓글 달아줘서 감사하다"고 웃었다.
캐릭터에 중점을 둔 부분을 묻자 박정민은 "대본을 받았을 때 배영재라는 인물이 굉장히 평면적으로 느껴졌다. 어떻게 하면 관객들이 4~6부를 지루하지 않게 집중해서 보실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고, 그러려면 우리 주변에 있을 법한 사람임과 동시에 답답했던 부분들을 말로 긁어줄 수 있는 사람으로 연기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연상호 감독과 배영재란 인물에 대한 해석이 달랐다는 박정민. 그는 "나는 좀더 입체적인 인물을 만들어보고 싶었던 것 같다. 해석이 달랐던 거지 의견이 다르지는 않았다"고 강조했다.
"'지옥'을 촬영하기 전에 다른 영화를 찍고 있어서 모든 배우가 참석한 '지옥' 브리핑에 가지 못했어요. 감독님이 생각한 '배영재는 어떤 인물이다'를 듣지 못해서 제 나름대로 해석해서 갔는데 그걸 존중해줬죠. 감독님의 인내심으로 이견을 좁혀나갔습니다." 사이비 종교 '새진리회'와 맞서는 인물인 만큼 종교에 대한 많은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이에 박정민은 "나는 '지옥' 시리즈가 종교에 관한 이야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종교가 포함될 수는 있겠지만, 종교적인 차원으로 작품에 접근한 건 아니다. 사람의 손으로 해결할 수 없는 현상이 일어났을 때 사람들은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 위주로 작품을 봤다"고 밝혔다.
박정민이 생각하는 '지옥'은 무엇일까. 박정민은 "인간의 탐욕이 '지옥'이 아닐까 싶다. 현실에서의 지옥은 내 안에 있는 거고, 내 안에 있는 것들을 어떻게 잘 컨트롤하냐에 따라 삶이 달라지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배영재 시선에서는 자신의 아이가 고지를 받은 순간부터 들끓는 속이 지옥이 아니었을까 싶다"고 말했다.
'지옥'을 통해 부성애 연기를 펼친 박정민은 "결혼을 하지도 않았고 아이도 없어서 어떻게 부성애를 연기해야 하나 고민을 많이 했다. 분명히 크기는 다르고 더 작겠지만,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과 비슷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접근했다"고 밝혔다.
부부로 호흡을 맞춘 원진아(송소현 역)에 대해서는 "너무 좋았다. 평소에도 좋은 배우라 눈여겨보던 분이었고, 원진아 씨가 하는 연기를 보며 많이 부러웠다. 모니터로 원진아 씨가 연기하는 모습을 보며 연상호 감독님과 칭찬을 많이 나눴다"고 말했다.
배영재와 그의 아내 송소현과 고지를 받은 자신의 아기 대신 죽음을 맞이한다. 이러한 결말에 대해 여러 해석이 분분한 상황. 박정민은 결말에 대해 어떻게 해석하며 연기했을까.
"'지옥' 안에서 일어나는 말도 안 되는 일들이 신의 손바닥 안에서 일어나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불가항력적인 재난인 거지 신이 만들어낸, 신이 인간을 벌하기 위한 거로 생각하지 않았죠. 인간의 힘으로는 어떻게 할 수 없는, 받아들여야만 하는 자연재해 같은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 와중에도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한 게 사람의 본성이며 그것이 기적을 만들어 낸 게 아닐까요?" 마지막 장면에서 박정자(김신록 분)가 부활한 만큼, 배영재와 송소현도 부활하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에 대해 박정민은 "시즌2는 모르는 사실이다. 연상호 감독님께 슬쩍 물어봤는데 배영재는 안 살아난다고 하더라. 아직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현주와의 호흡은 어땠을까. 박정민은 "촬영장에서 더 많이 뵙지 못한 게 아쉬울 정도로 촬영할 때 많이 배웠다. 선배님의 우아한 모습을 보며 정말 멋지다고 생각했다. 생각보다 많이 털털하고 먼저 다가와주시고 후배들을 굉장히 아껴주더라. 선배님이 편하게 이끌어줘서 잘 따라가기만 하면 됐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지옥' 전반부는 유아인, 후반부는 박정민이 이끌어가는 전개로, 두 사람의 연기 호흡을 기대한 시청자들은 두 사람의 붙어있는 투샷이 나오지 않아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박정민 역시 "캐스팅 기사가 나가고 많은 분이 둘이 연기하는 걸 본다는 기대를 하는 걸 보고 죄송스러웠다. 만화를 보신 분들은 어느 정도 아셨겠지만, 보지 못한 분들은 매우 아쉬웠을 것 같고, 나도 아쉽다. 유아인이라는 배우를 너무 좋아하는 한 명의 관객이어서 같이 부활해서 연기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하는 큰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영화 '파수꾼'의 보통 학생, '변산'의 보통 청춘, '지옥'의 보통 시민 등 '보통'의 이미지를 역시 탈월하게 그려내는 박정민. 그는 "요즘 고민이 참 많다. 보통 사람을 연기하면서 2시간 짜리 영화를 끌어나간다는 건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닌 것 같다. 선배님들께서 그런 역할들을 끌고 나가는 걸 보며 나도 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도 있다"며 "내가 생각하는 나만의 색깔은 아직 없는 것 같다. 대중들은 캐릭터성이 강한 작품들을 더 기억해주는 것 같은데 나는 보통의 사람들을 연기하는 게 더 재밌다. 사람들은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반응하고 이야기하는지 매 순간 고민하는 편이다. TV에서 하는 예능 프로그램을 볼때도 그런 것들을 주로 보는 습성이 있다"고 밝혔다.
해외 러브콜이 들어온다면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싶냐고 묻자 박정민은 "나는 해외 활동에 전혀 관심이 없다. 한국적인 것들을 잘 만들어서 전 세계 관객들에게 소개해드리는 거면 몰라도 해외에 나가고픈 욕심은 없다. 준비도 전혀 안 하고 있다. 해외 러브콜이 온다면 말씀드리겠다. 단언하지는 않겠지만, 관심은 없다"고 말했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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