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과거가 제 커리어를 좌지우지 하지 않을 것"
한예슬 2007년 '용의주도 미스신'으로 스크린 데뷔
청룡영화상, 백상예술대상, 대종상 등 신인상 석권
'티끌모아 로맨스'로도 연기력 입증…영화는 2편 뿐
한예슬 2007년 '용의주도 미스신'으로 스크린 데뷔
청룡영화상, 백상예술대상, 대종상 등 신인상 석권
'티끌모아 로맨스'로도 연기력 입증…영화는 2편 뿐
<<노규민의 씨네락>>
노규민 텐아시아 영화팀장이 매주 영화 관련 이슈와 그 안에 숨겨진 1mm,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합니다. 알아두면 쓸모 있을 수도 있는, 영화 관련 여담을 들려드립니다.
"제가 과거에 룸싸롱 출신이라면 떳떳하게 인정할 수 있어요. 제 과거가 현재 제가 가지고 있는 모습과, 커리어를 좌지우지 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에요. 저는 그때부터 지금까지 굉장히 많은 성장을 거쳐왔어요. 그리고 정말 나름대로 많이 노력했고요. 설사 어떤 잘못을 했을지언정 과거일 뿐이잖아요. 10년이 지난 지금 제가 걸어온 길에 대해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전혀 부끄러움이 없습니다."
한예슬이 또 한 번 시원시원한 발언을 쏟아 냈다.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 김용호가 투척한 '루머 폭탄'을 맞고도, 데미지 입은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그리고 유독 강조한 '커리어'라는 단어가 귀에 박혔다.
"꼬라지 하고는"
한예슬은 말끝마다 이렇게 말했다. 대중에게 '한예슬' 이름 석자를 제대로 각인 시킨 MBC 드라마 '환상의 커플'(2006)에서다. 극 중 오만하고 건방진 재미 교포 안나 조를 연기한 한예슬은 "꼬라지 하고는"이라는 대사를 남발하며 캐릭터를 찰떡 같이 소화해 드라마의 성공(최고 시청률 21.4%)을 이끌었다.
'환상의 커플'을 통해 주연배우로 발돋움한 그는 영화 '용의주도 미스신'(2007, 박용집 감독)으로 스크린에 진출한다. 세련된 미모와 지성을 겸비한 여주인공 신미수가 용의주도하게 남자를 선택하고, 작업하는 연애비법을 코믹하게 그린 작품이다.
양다리는 기본, 세 다리도 문제 없는 신미수는 모든 남자에게 사랑의 가능성을 열어두는 열린 마음의 소유자다. 그는 성공할 가능성이 많은 고시생, 능력 있는 재벌 3세, 성적 매력을 풍기는 귀여운 연하남 등 많은 남자와 연애를 한다. 자신에게 가장 잘 어울리며, 조건이 좋은 남자를 스스로 찾아야 한다는 것을 신조로 당당하게 살아간다.
그러다 이웃 남자인 동민(이종혁 분)과 사사건건 부딪히게 된다. 모든 남자가 자신의 도도하고 아름다운 외모에 호감을 표시했지만, 동민만큼은 달랐다. 관심은커녕 망신을 주자, 묘한 오기를 느끼며 유혹하려 했지만 쉽지 않다. 시간이 지나 공을 들여온 남자들이 자신을 배신하거나 치명적인 결함 등이 있는 사실을 알고 허무함을 느낀 미수는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유학길에 오르기로 한다.
한예슬은 첫 스크린 데뷔였는데도, 철떡같은 캐릭터 소화력을 보여주며 말 그대로 원맨쇼를 펼쳤다. 총 촬영 분량의 98%에 출연, 총 53회차 촬영 분량중 그가 나오지 않은 신이 거의 없다. 특히나 짜증날 때, 화가날 때 던지는 하이톤의 욕설이 거부감 없이 시원시원하게 전해져 기억에 남는다.
비록 57만 명의 관객밖에 동원하지 못했지만, 한예슬은 이 영화로 '청룡영화상''대종상영화제' '백상예술대상' '대한민국 영화대상' '황금촬영상시상식' 등에서 신인 여우상을 석권하며 충무로에서도 뜨거운 존재감을 과시한다.
여담인데 당시 박 감독이 유명 배우들을 캐스팅 하려고 했으나 9명에게 퇴짜를 당했고, 마침 '환상의 커플'을 막 끝내고 주가가 상승하기 시작한 한예슬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한예슬은 다양한 면모를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에 매력을 느꼈고, 출연을 결정했다.
한예슬은 용의주도하게 시나리오를 파악하고, 연습을 거듭했다. 1인 4역이나 다름 없는 연기변주를 선보이며 당시 얼마 쌓이지 않았던 커리어에 방점을 찍었다. 그러나 실제 연애를 할 때만큼은 용의주도하지 못하다고. 당시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미스 신'과 저와의 공통점은 캔디처럼 넘어져도 오뚝이처럼 일어나는 씩씩함"이라며 "그러나 저는 용의주도하게 남자를 못 만난다. 그러면 이틀만에 다 들키기 때문이다 여우처럼 잔머리도 못 굴리는데, 바보 같지 않나"라고 말했다.
슈퍼모델 선발대회 입상 이후 '논스톱4' '환상의 커플', 그리고 '용의주도 미스신'까지 승승장구 하던 한예슬은 2011년 자신의 커리어에 금이 가는 행동을 저질렀다. 드라마 '스파이 명월' 촬영 도중 갑작스럽게 미국으로 떠나 세간의 관심을 모았지만, 이내 복귀해 촬영을 마무리 했다.
그해 겨울 한예슬이 출연한 두 번째 영화 '티끌모아 로맨스'(2011, 김정환 감독)가 개봉했다.
매번 취업에 실패하고, 엄마에게 나오던 용돈도 떨어지고, 50원이 없어서 연애사업도 못하는 청년백수 천지웅(송중기)은 설상가상 월세 옥탑방에서도 쫓겨날 위기에 처했다. 이때 구세주 홍실(한예슬)이 나타난다. 사랑보다 '돈'이 먼저인 국보급 짠순이 홍실은 지웅에게 돈벌기 노하우를 전수하고, 두 달 동안 500만원을 벌 수 있게 해주겠다는 매혹적인 제안을 하지만, 이는 재개발 지역 보상금을 노리고 지웅을 이용하려는 홍실의 계략이었다. 서로 다른 꿍꿍이를 가지고 시작된 백수와 짠순이의 이야기가 흥미로웠지만, 관객을 사로잡진 못했다. 42만 명을 동원하며 흥행에 실패했다. 떠오르는 스타 송중기의 출연 영화로도 기대를 모았지만 당시 한예슬에 대한 여론이 그리 좋지 않았고, 연출적인 면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이 영화에서 한예슬은 망가짐을 불사했다. 메이크업도 거의 하지 않은 채, 마치 제 옷을 입은 듯 자연스러운 생활 연기를 보여줘 연기적으로는 호평 받았다. 그러나 한예슬은 연기활동을 잠시 중단했다.
이후 3년 만에 드라마 '미녀의 탄생'으로 복귀 했고, 함께 출연한 이창민은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한예슬의 여권을 압수했다. 드라마가 끝날 때까지 도망가지 않겠다고 약속했다"고 농담을 건네 웃음을 자아냈다. 한예슬은 드라마 홍보차 출연한 예능 '런닝맨'에서도 "다음부터는 도망가지 않을거야"라며 특유의 솔직 당당한 모습을 보이며 대중의 마음을 열었다.
2019년 '빅이슈'까지 한예슬은 데뷔 이후 12편의 드라마에 출연했다. 배우 뿐만 아니라 '섹션 TV 연예통신' 'SBS 인기가요' '언니네 쌀롱' 등 예능 프로그램 MC로도 활약하며 만능 엔터테이로서 커리어를 쌓았다. 한예슬은 지난 24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룸싸롱 출신이 아니다"라면서 "제 커리어는 지극히 노력하고, 지극히 갈고 닦은 스킬로 유지하고 있다"라고 당당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완벽하지 않다. 미성숙했던 모습도 있다. 실수도 했고, 걸어온 길에서 시행착오도 있었다. 실망시켜 드릴 때도 있었는데 딛고 일어 나아지, 성장해야지, 열심히 해야지 그러면서 여기까지 왔다"며 "앞으로도 한예슬답게 당당하고 솔직하게 나아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한예슬이 자신하는 커리어에 영화는 2편 뿐인 것에선 아쉬움이 남는다. '용의주도 미스신'으로 충무로를 흔든 그는 '커리어'를 모아 모아 지금의 '한예슬'이 됐다. 자신의 남자가 무엇을 했던 사람이건 간에 용의주도 하지 않게, 그저 마음 가는데로 로맨스에 빠져있다.
한예슬과 관련한 '이슈'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 지는 지켜볼 일이다. 다만 '끼'와 '미모'가 다분한 한예슬이 영화에서도 연기 포텐을 터트릴 날도 기대해 본다.
노규민 텐아시아 기자 pressgm@tenasia.co.kr
노규민 텐아시아 영화팀장이 매주 영화 관련 이슈와 그 안에 숨겨진 1mm,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합니다. 알아두면 쓸모 있을 수도 있는, 영화 관련 여담을 들려드립니다.
"제가 과거에 룸싸롱 출신이라면 떳떳하게 인정할 수 있어요. 제 과거가 현재 제가 가지고 있는 모습과, 커리어를 좌지우지 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에요. 저는 그때부터 지금까지 굉장히 많은 성장을 거쳐왔어요. 그리고 정말 나름대로 많이 노력했고요. 설사 어떤 잘못을 했을지언정 과거일 뿐이잖아요. 10년이 지난 지금 제가 걸어온 길에 대해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전혀 부끄러움이 없습니다."
한예슬이 또 한 번 시원시원한 발언을 쏟아 냈다.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 김용호가 투척한 '루머 폭탄'을 맞고도, 데미지 입은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그리고 유독 강조한 '커리어'라는 단어가 귀에 박혔다.
"꼬라지 하고는"
한예슬은 말끝마다 이렇게 말했다. 대중에게 '한예슬' 이름 석자를 제대로 각인 시킨 MBC 드라마 '환상의 커플'(2006)에서다. 극 중 오만하고 건방진 재미 교포 안나 조를 연기한 한예슬은 "꼬라지 하고는"이라는 대사를 남발하며 캐릭터를 찰떡 같이 소화해 드라마의 성공(최고 시청률 21.4%)을 이끌었다.
'환상의 커플'을 통해 주연배우로 발돋움한 그는 영화 '용의주도 미스신'(2007, 박용집 감독)으로 스크린에 진출한다. 세련된 미모와 지성을 겸비한 여주인공 신미수가 용의주도하게 남자를 선택하고, 작업하는 연애비법을 코믹하게 그린 작품이다.
양다리는 기본, 세 다리도 문제 없는 신미수는 모든 남자에게 사랑의 가능성을 열어두는 열린 마음의 소유자다. 그는 성공할 가능성이 많은 고시생, 능력 있는 재벌 3세, 성적 매력을 풍기는 귀여운 연하남 등 많은 남자와 연애를 한다. 자신에게 가장 잘 어울리며, 조건이 좋은 남자를 스스로 찾아야 한다는 것을 신조로 당당하게 살아간다.
그러다 이웃 남자인 동민(이종혁 분)과 사사건건 부딪히게 된다. 모든 남자가 자신의 도도하고 아름다운 외모에 호감을 표시했지만, 동민만큼은 달랐다. 관심은커녕 망신을 주자, 묘한 오기를 느끼며 유혹하려 했지만 쉽지 않다. 시간이 지나 공을 들여온 남자들이 자신을 배신하거나 치명적인 결함 등이 있는 사실을 알고 허무함을 느낀 미수는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유학길에 오르기로 한다.
한예슬은 첫 스크린 데뷔였는데도, 철떡같은 캐릭터 소화력을 보여주며 말 그대로 원맨쇼를 펼쳤다. 총 촬영 분량의 98%에 출연, 총 53회차 촬영 분량중 그가 나오지 않은 신이 거의 없다. 특히나 짜증날 때, 화가날 때 던지는 하이톤의 욕설이 거부감 없이 시원시원하게 전해져 기억에 남는다.
비록 57만 명의 관객밖에 동원하지 못했지만, 한예슬은 이 영화로 '청룡영화상''대종상영화제' '백상예술대상' '대한민국 영화대상' '황금촬영상시상식' 등에서 신인 여우상을 석권하며 충무로에서도 뜨거운 존재감을 과시한다.
여담인데 당시 박 감독이 유명 배우들을 캐스팅 하려고 했으나 9명에게 퇴짜를 당했고, 마침 '환상의 커플'을 막 끝내고 주가가 상승하기 시작한 한예슬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한예슬은 다양한 면모를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에 매력을 느꼈고, 출연을 결정했다.
한예슬은 용의주도하게 시나리오를 파악하고, 연습을 거듭했다. 1인 4역이나 다름 없는 연기변주를 선보이며 당시 얼마 쌓이지 않았던 커리어에 방점을 찍었다. 그러나 실제 연애를 할 때만큼은 용의주도하지 못하다고. 당시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미스 신'과 저와의 공통점은 캔디처럼 넘어져도 오뚝이처럼 일어나는 씩씩함"이라며 "그러나 저는 용의주도하게 남자를 못 만난다. 그러면 이틀만에 다 들키기 때문이다 여우처럼 잔머리도 못 굴리는데, 바보 같지 않나"라고 말했다.
슈퍼모델 선발대회 입상 이후 '논스톱4' '환상의 커플', 그리고 '용의주도 미스신'까지 승승장구 하던 한예슬은 2011년 자신의 커리어에 금이 가는 행동을 저질렀다. 드라마 '스파이 명월' 촬영 도중 갑작스럽게 미국으로 떠나 세간의 관심을 모았지만, 이내 복귀해 촬영을 마무리 했다.
그해 겨울 한예슬이 출연한 두 번째 영화 '티끌모아 로맨스'(2011, 김정환 감독)가 개봉했다.
매번 취업에 실패하고, 엄마에게 나오던 용돈도 떨어지고, 50원이 없어서 연애사업도 못하는 청년백수 천지웅(송중기)은 설상가상 월세 옥탑방에서도 쫓겨날 위기에 처했다. 이때 구세주 홍실(한예슬)이 나타난다. 사랑보다 '돈'이 먼저인 국보급 짠순이 홍실은 지웅에게 돈벌기 노하우를 전수하고, 두 달 동안 500만원을 벌 수 있게 해주겠다는 매혹적인 제안을 하지만, 이는 재개발 지역 보상금을 노리고 지웅을 이용하려는 홍실의 계략이었다. 서로 다른 꿍꿍이를 가지고 시작된 백수와 짠순이의 이야기가 흥미로웠지만, 관객을 사로잡진 못했다. 42만 명을 동원하며 흥행에 실패했다. 떠오르는 스타 송중기의 출연 영화로도 기대를 모았지만 당시 한예슬에 대한 여론이 그리 좋지 않았고, 연출적인 면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이 영화에서 한예슬은 망가짐을 불사했다. 메이크업도 거의 하지 않은 채, 마치 제 옷을 입은 듯 자연스러운 생활 연기를 보여줘 연기적으로는 호평 받았다. 그러나 한예슬은 연기활동을 잠시 중단했다.
이후 3년 만에 드라마 '미녀의 탄생'으로 복귀 했고, 함께 출연한 이창민은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한예슬의 여권을 압수했다. 드라마가 끝날 때까지 도망가지 않겠다고 약속했다"고 농담을 건네 웃음을 자아냈다. 한예슬은 드라마 홍보차 출연한 예능 '런닝맨'에서도 "다음부터는 도망가지 않을거야"라며 특유의 솔직 당당한 모습을 보이며 대중의 마음을 열었다.
2019년 '빅이슈'까지 한예슬은 데뷔 이후 12편의 드라마에 출연했다. 배우 뿐만 아니라 '섹션 TV 연예통신' 'SBS 인기가요' '언니네 쌀롱' 등 예능 프로그램 MC로도 활약하며 만능 엔터테이로서 커리어를 쌓았다. 한예슬은 지난 24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룸싸롱 출신이 아니다"라면서 "제 커리어는 지극히 노력하고, 지극히 갈고 닦은 스킬로 유지하고 있다"라고 당당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완벽하지 않다. 미성숙했던 모습도 있다. 실수도 했고, 걸어온 길에서 시행착오도 있었다. 실망시켜 드릴 때도 있었는데 딛고 일어 나아지, 성장해야지, 열심히 해야지 그러면서 여기까지 왔다"며 "앞으로도 한예슬답게 당당하고 솔직하게 나아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한예슬이 자신하는 커리어에 영화는 2편 뿐인 것에선 아쉬움이 남는다. '용의주도 미스신'으로 충무로를 흔든 그는 '커리어'를 모아 모아 지금의 '한예슬'이 됐다. 자신의 남자가 무엇을 했던 사람이건 간에 용의주도 하지 않게, 그저 마음 가는데로 로맨스에 빠져있다.
한예슬과 관련한 '이슈'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 지는 지켜볼 일이다. 다만 '끼'와 '미모'가 다분한 한예슬이 영화에서도 연기 포텐을 터트릴 날도 기대해 본다.
노규민 텐아시아 기자 pressgm@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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